과거에 해외 포럼에서 트레키-트레커 논란이 있었습니다.
아시다 시피 트레키(Trekkie)는 TV 시리즈 스타트렉을 좋아하는 열광적인 팬'을 뜻합니다. 캠브릿지 딕셔너리에는 '스타트렉에 특별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되어 있고요.
그럼 트레커(Trerkker)는 뭐냐..트레키라는 단어가 '괴상할 정도로 티를 내면서 스타트렉을 좋아하는 사람들'로 받아들여지게 되자, 일부 팬들이 '저는 트레키가 아니라 트레커입니다.' 라고 하기 시작했습니다. 스타트렉을 매우 좋아하지만 사람들이 특이하게 생각할 정도로 티를 내는 정도는 아닌팬'이랍니다. 요즘 말로는 '일코하는 트레키' 라고 할까요..
논쟁내용이 일히 기억이 나는건 아니지만, 트레키라는 단어가 이상하게 받아들여진다고 새로운 단어를 나타내고 구분지어야 하느냐.. 왜 당당하게 나 트레키요, 라고 말을 못해? , 트레키라는 단어의 뜻이 변질되기 시작한 이상, 스타트렉을 좋아한다고 하면 '아, 너 트레키구나? 너도 집 이상하게 꾸며놨냐?' 라는 반응이 나오면서 너드 취급을 하는데 구분이 필요하다.. 등등의 말이 오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누가 그러더군요. '야야.. 트레키나 트레커나 일반인이 보기에는 둘다 똑같아.'
보이져님이 퍼온 트위터, 페이스북 글 지난주부터 저는 보고 있었습니다. 개봉전 배우내한, 감독 내한 시사회때부터 시작되지요. 그 트위터의 비아냥이 시작은 어느 분이 '진짜 트레키인 내가 시사회 못갔다. 트레키 시험 보고 뽑아야 했는데' 라는 식의 글로 시작되었습니다. 배우 좋아하는 여자팬들 때문에 레드카펫 갔는데 뒤에서 보지도 못했다 등등.. 남탓하는 글들이었지요. 퍼거슨 감독이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라고 한것처럼, 트위터에는 온갖 막말과 헛발질이 오가는 곳입니다. 거기다가 내가 진짜이고 남들은 가짜인데 가짜들만 그득하다는 늬앙스의 글을 써놓고 안까이면 그게 이상하죠. 그 말을 보고 화가 나야 하나요? 퍼거슨옹이 오늘도 1승 하셨을 뿐입니다.
'진짜 트레키' 요? 진짜 트레키는 누가 인증해주나요? startrek.com 에서 시험보면 인증서라도 보내주나요?
TV 시리즈 다 보고 영화판 13편 다 보면 진짜 인가요?
소설판과 코믹스는 어떻습니까. 게임과 모델도 있죠. 2차 창작도 있고 코스튬 플레이도 있습니다.
이거 다 하면 진짜 트레키인가요?
진짜 트레키 얘기 하니 TNG 2시즌 Measure of a man 생각나더군요. 거기서도 피카드가 매덕스 중령에게 데이터가 생명체가 아님을 어떻게 알 수 있느냐고 물어보지요.
트레키는, 그냥 스타트렉 좋아하고 '저는 트레키입니다' 하면 되는 겁니다.
신극장판 1편 보고 좋아하던, TBS 시절에 방영해주던 TOS를 보고 팬이 되어 쭉 빠져계시던 분이건.. 스타트렉 온라인에 빠져 있건, 프라모델이나 캐릭터 피겨에 빠져있는 사람이건.. 캐릭터를 좋아해서 그 캐릭터들로 BL 놀이를 하건..스타트렉 좋아하면 되는거죠.
거기에 번호붙여가며 1,2,3,4,5 나눌 필요도 없고, 몇번부터 몇번이 진짜네, 몇번은 보그같은 사람들이네 할 필요 없습니다.
왜 스타트렉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폄훼하고 싸워야 합니까?
그건 내가 좋아하는 방식이 진짜고, 나정도 좋아해야 진짜라는 자만심이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떄로는 내가 좋아하는게 유명해지면 애정이 식어서, 소수만 좋아해야 한다고 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스타트렉 좋아하면 된겁니다. 남이 좋아하는 방식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지 말고, 내가 좋아하는 방식을 강요하지도 말고요.
그냥 내가 좋아하는 방법,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즐깁시다.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로 BL 놀이 하고 2차 3차 창작 나오는게 싫은가요? 솔직히 저도 좋아하지는 않습니디만, 그거 누가 내 눈앞에 갖다 대면서 억지로 보게 하는거 아니잖아요? 거꾸로 캐릭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스타트렉의 에센스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며 어쩌구 저쩌구 이야기 하고 있을 필요도 없고요.
대중문화의 본질은 결국 상업적인 이익입니다.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콘텐츠가 계속 나오고, 즐길거리가 많아집니다.
더 비기닝이 100만 좀 넘었었고, 인 투 다크니스는 컴버배치 팬들 덕분인지 200만 가까이 본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트레키가 아니더라도 배우 때문에 스타트렉 보고 재미있었다. 다음에도 보고 싶다.. 라는 마음이 들면 되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흥행이 되어야 다음 극장판도 나오고, TV 시리즈도 나오죠. ENT가 조기종영한게 달리 이유가 있던가요.
비록 제가 가보지는 못했지만 배우들과 감독들이 방한 행사때 많은 사람들에게 환영 받았다는게 기분 좋고요. 배우와 스탭들에게 스타트렉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국에도 많다는 인식을 줬을거라고 믿습니다. 그 자리에 이 카페 분들이 얼마나 많이 가셨을지 모르지만 많이들 가셨기를 바라고, 또 아 카페 회원이 아닌 분들이 계셨다면 여기 가입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스타트렉 카페는 활발하게 활동한다는데, 이 카페는 반휴면상태나 마찬가지라 카페지기로서 책임을 통감하지만.. 편가르고 적대시 하는 것만은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이 사회에서 편 열심히 가르고 있잖아요?
첫댓글 정말 옳으신 말씀입니다
스타트렉을 좋아하면 그것으로 족한 거고 가뜩이나 한국에선 자료구하기도 접하기도 힘든 상황인데 오히려 단합하여 좋은 방향으로 자기의 취미 관심사를 넗혀가는 것이 좋지 않을 까요~~
여기서만큼은 누가 더 잘났는지 내기하지마시고 서로 격려해주는 까페가 되었으면 합니다.
저는 이런 까페가 있는지도 모르고 혼자서만 즐겨왓는데 무지 반가웠습니다~~
진짜 트레키를 누가 인증해주는지.. 이 부분에 특히 공감합니다~
동의합니다!
저런걸로 부심부리는거 정말 이해 안가네요...
규모에 비해서 유명세가 없는 콘텐츠라 스타트렉을 아는 사람만 만나도 그렇게 반가울수가 없는데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