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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장기면 일출암 2014. 12.03. 이재익
포항시 호미곶 등대
2000년 촬영 / 이재익
호미곶에서 이 재 익 (2000.08)
포항 구룡포 가는 길 도로 안내판에 호미곶~ 장기곶~, -그래, 장기곶과 호미곶이 따로 있나 보다!
형산강이 흘러드는 영일만의 8월 한낮 그 많은 바다새들은 어디로 갔나 소나무 분재를 머리에 인 갯바위도 졸고, 문득 구룡포의 비릿한 갯냄새가 바다의 본향 자존을 지켜주네.
대보 등대 안내판에 웅크린 호랑이 한반도지도를 보니 아. 장기곶(長寅串)이 곧 호미곶(虎尾串)이었네. 정동진보다, 성산포보다 해가 먼저 뜨는 호미곶.
우뚝한 두 개의 손조상(手彫像)은 상생의 손 이산상봉의 그 질펀한 눈물을 닦아주고 번영과 통일을 이끄는 억센 손, 허리 졸린 한반도 비약호(備躍虎)야 꼬리 한번 힘껏 치며 포효하거라.
장기곶은 고려초에 장기현이란 지명에서 나왔다. 곶은 작은 반도를 말한다. 장기곶 등대는 포항시 대보면 대보리에 위치한다. 1903년에 건립된 국내 최초의 등대이다. 일본제국 해안측량 생도들 30여명이 좌초되어 희생되고서야 그 책임을 우리에게 떠넘겼고, 그런 연유로 등대가 세워졌다.
이 곳 장기곶 등대의 해양박물관은 유일한 등대 박물관이다. 우리 지도를 '토끼'에 비유하는 것은 일제가 우리를 얕잡아서 그런 인식을 심었기 때문이다. 이미 조선 명종조 <선산수비경>에 장기곶을 호미(虎尾)라 하였다. 우리는 이런 식민사관적인 인식을 탈피하여야겠다.
장기곶의 한자 '기'는 갈기기 자(갈기 또는 지느래미)를 썼으나 최근에는 호랑이를 의미하는 '인'자를 써서 長寅串 즉 '장인곶'이라고 쓰고는 '장기곶'으로 읽는다. 또 이곳이 웅크린 호랑이 꼬리에 해당한다고 호미곶(虎尾串)이라고도 부르고 있다.
장기곶의 해양박물관 경내에 손모양 造形物이 8m 높이로 우뚝하다. 작자는 이 손 조상을 보고 통일과 번영을 기원하는 억센 손이며, 또한 2000 8. 15의 남북 이산가족 상봉의 눈물을 닦아주는 부드러운 손이기도 하다고 느끼고 있다.
비약호(備躍虎)란 막 도약하려는 호랑이 모습으로 작자가 사용한 용어이며, 이제 화해와 교류의 물꼬를 터서 함께 번영하는 통일의 시대가 오기를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 그리고 호미곶에서 그 가능성을, 그 조용한 준비를 암시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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