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궁통보감의 문제점
이 글을 쓰면서 무엇보다도 죄송하게 생각되는 것은 그 동안 궁통보감을(본명 난강망) 아끼는 분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을까 하는 점 때문이다. 처음 역학을 공부하던 어려운 시절에 누가 그 책을 소개해 주어서 읽으면서 즐거워했던 때가 있었다.
이 책이 자평 명리학과 다르다고 생각한 것은 역학을 공부한 아주 오랜 후였다. 띠를 중심으로 하는 당사주와 오행사주가 다르듯이, 五行의 氣를 중심으로 氣勢의 强弱을 보고 中和之道를 생명으로 하는 적천수천미나 자평명리학의 초창기 病弱說을 강조하는 명리정종과 비교해 볼 때,
이 궁통보감은 五行을 氣로 본 것이 아니라 단지 하나의 자연 물질 즉 나무, 불, 흙, 쇠, 물로 생각하고, 자연현상의 변화와 순응에 맞춰 그 사주의 주인공이(일간) 무엇을 필요로 하고 있는가를 보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자평진전이나 적천수천미]와 [궁통보감]과의 차이는 너무나 미세하여 무엇이 다른 것인지 알기가 容易하지 않다. 그러나 잘 살펴본다면 차이점을 찾아낼 수가 있다. 이제부터 모르는 분들을 위 해서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궁통보감은 사주를 계절에 맞춰서 접근을 시도하려는 사주 이론으로서 공부하는 과정에서 혹하게 하는 마력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오행의 상생상극으로 접근하는 자평명리학의 본래의 취지와는 맞지 않는 이론으로서 경계해야 한다.
궁통보감은(본명은 난강망) 오행을 事物 - 나무(木), 불(火), 흙(土), 쇠(金), 물(水)로 생각하는데서 비롯한 氣象學으로 보기 때문에 이 책에선 명리학에서 제일 강조하는 억부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는 책이다.
오직 자연 현상에 따라서 계절에 맞고 기후에 알맞게, 또 土가 필요한지 水가 필요한지, 아니면 丁火가 필요한지, 丙火가 필요한지 즉 日主가 좋아하는 것으로 용신을 잡기 때문에, 억부, 조후, 통관, 병약, 전왕 등을 고려하여 용신을 잡는 자평 命理學과는 전혀 같을 수가 없다. 조후 부분에만 치우쳐 있다.
아마도 적천수를 공부하다가 그 중에서 調候쪽에만 관심을 가지고 이 책을 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이 작자 미상의 `난강망`을 가져다가 여춘태와 서낙오가 편찬하면서 `궁통보감`이라는 멋진 이름을 씀으로 하여 대단한 易書로 둔갑되었다.
이 책에는 오직 조후만 있을 뿐이다. 格에 대해서도 기존의 학설과 달리 자기 방식으로 기록하고 있었다. `적천수`를 보면 格에 대해서 자세히 써 놓았건만 그와는 전혀 달랐다.
적천수에 "格이란 월지의 본기가 천간에 투출하면 그것을 쓰고, 그 것이 없을 땐 餘氣나 中氣가 투출한 것 중에서 유력한 것을 쓰며, 투출한 것이 없으면 월지의 본기(정기)를 가지고 格을 삼는다."라고 되어 있다.
이런 기본도 모르는 수준이하의 사람이 글을 쓴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문제는 국내 역학계에 많은 분들이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른 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이와 같이 주장하는 근거는 책 속에서 무수히 발견된다. 다음에 예를 보면 그것은 확연할 것이다. 궁통보감정해(삼신서적, 김우제 감수) 20쪽을 보면, 상관생재격으로 소개된 사주다.
(상관생재격)
丁 甲 丁 甲
卯 寅 卯 午
[궁통보감정해]에서 위의 사주를 설명하길 "庚金이 없으니 부자는 되나 貴를 못하게 된다. 運이 南方으로 향하니 흉하다. 木火가 通明하므로 위인이 淸雅하다. 丁火로 용신을 삼는데 사주에 인수인 水를 감추지 못한 것이 아깝다. 그러나 사주 중에 一點 癸水만 있었으면 운이 남방으로 향하여도 흉하지 아니하였으리라." 라고 했는데 얼마나 모순이며 유치한 발상인가.
火가 용신이면 당연히 水는 기신으로 사주에 없는 것이 더 좋은 것인데 아쉬워하다니..!
=> 본 대목은 서락오선생의 주해인 듯한데.. 서락오선생의 잘못된 풀이이다. 서락오선생이 평주를 잘못함으로 훌륭한 서책이 이렇게 욕먹는 것이다.
=> 木火通明格인데.. 신강한 녹겁 양인격에 洩하는 火가 용신이다. 火用木喜 사주인데..(가상관격) 水는 식상을 극하는 기신이니 굳이 水가 있을 필요는 없다. 다만 희신인 木이 건왕하기 위해서 濕土가 있는 것은 좋다 하겠다. 여기서의 濕土는 木을 강화시키기 위함이지 조후차원이 아니다. 이 사주는 조후와는 무관한 사주이다.
=> 木火通明格은 불이 활활 타서 밝은 모습이 더욱 좋은 것이다. 하니 남방운이 제일 좋은 것이다. 재성 土運은 돈은 벌지 몰라도 식상이 설기당하므로 오히려 凶하다. 식상의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본다. 곧 총명함이 떨어지는 것이다.
=> 서락오선생은 난강망을 궁통보감과 조화원약의 두 권의 책으로 해설까지 했으나 격국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이 사람은 甲을 木氣로 본 것이 아니고 `베어 논 죽은 나무`로 생각하여 도끼로 장작이라도 패고, 대패로 다듬어야 귀하게 된다는 의미로 생각하였고, 남방으로 가면 흉하다는 뜻은 나무가 타서 말라죽을 듯하니 비(雨)를 상징하는 癸水가 있으면 남방으로 가도 좋다고 한 것이다.
氣勢의 강약은 아예 생각도 하지 않고 오직 큰 나무이니, 필요한 것이 무엇이겠는가를 생각하여 용신을 잡는 수준의 사람이 쓴 것이란 것을 알 만한 사람은 알 것이다.
위의 사주는 비겁이 과다하니 火로 설기해 주어야 한다. 그러므로 火가 용신이기 때문에 남방으로 향하면 吉하며 水는 기신이 된다. 그러므로 水는 사주에 없는 것이 좋으며 運에서도 만나지 않는 것이 좋은 것이다. 물론 金도 기신을 돕는 역을 맡으므로 구신에(仇:해칠구) 해당된다. 그러므로 대운이 남방으로 가면 吉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상관생재격이라고 했는데 이 사주는 양인격이라고 해야 정확하다. 자평진전평주(박영창 역, 신지평) 제 47장 양인격을 논함에 보면 "양인이란 나의 정재(正財)를 겁탈하는 것이다.{중략] 겁재라고 하지 않고 양인이라고 하는 이유는 財를 겁탈하는 작용이 일반 겁재보다 극렬하기 때문이다."라고 되어 있다.
正格을 제대로 알려면 `자평진전`을 보고 氣勢의 운용에 따른 변격을 보려면 `적천수`를 보아야 한다고 하는 것은 定說인데, 이 난강망을(이런 책에 궁통보감이란 말이 어울리지 않다.) 보면, 格에 대해서 멋대로 用殺格이니 用식상격이니 등등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은 納音을 활용하여 命을 논하고 있었다. 궁통보감 [삼신서적,김우제 감수,1978.3.5재판] 제1절 論木 2쪽에 보면, "甲午, 乙未는 木氣가 죽고, 甲子 乙丑은 ★납음상 金이니 모두 死木이라 한다."라고 했는데,
=> 납음오행을 무조건 무시하면 안된다. 그 성립원리를 모른 채 함부로 평가하면 안된다.
=> 子水는 土金성분이 강한 것임을 알아야 하는데.. 그 원리를 모르니 설명하지는 못하고..
적천수천미(102쪽) 衰旺편에 乙未는 뿌리가 있어서 천간에 있는 乙木 두 개보다도 더 강하다고 했다. 더구나 甲子는 水가 生하고 있는 싱싱한 나무인데 死木이라고 하는 등 전혀 비논리적인 이론 전개를 하고 있다.
=> 이는 욕패지의 특성을 몰라서 하는 소리다.
이 납음이란 [계의신결](최국봉저,동신출판사) 47쪽 말미를 보면, "당나라 이허중 선생이 五星術을 약간 변경시켜 年을 위주하여 납음의 化氣五行으로 神殺을 취하여 록명(祿命)을 추산하였으나 (年干을 祿이라 하고 年支를 命이라 하며, 간지를 합한 납음 오행을 身이라 하여 三命이라 했음)
後에 서거역 자평 선생이 이를 무시하고 日干을 위주로 하여 十神과 五行의 생극제화됨과 용신을 살펴 길흉을 정하였으니 이로부터 납음오행으로 간명하는 법은 점점 멀어지고, 자평학설이 命理를 추산하는데 일대 혁신을 가져 온 것이다."라고 되어 있으며,
적천수천미 知命편에서도 신살 ★납음 등을 취하여 命式을 논하는 것은 잘못이며 명리와 관계없는 것이라고 했다.
=> 신살과 납음만을 중시한 채 오해의 생극제화를 무시하는 자들을 위해서 강한 어조로 나무란 것이지.. 신살과 납음이 전혀 틀리는 것은 아니다. 신살과 납음의 성립원리를 알고 활용한다면 도움받을 수 있는 좋은 이론들이다.
그 동안 많은 분들이 이런 사실을 모른 채 명리학을 공부하다 보니 얼마나 어려움을 겪었을 것인가 가히 짐작하고 남음이 있다. 그렇다 보니 이 책을 가지고 공부한 분들은 사주를 놓고 用神을 잡을 때도 억부로 할 것인지 조후로 할 것인지 혼란스러워 한다.
많은 분들이 사주를 놓고 억부로 볼 것인지 조후로 볼 것인지 꽤 많이 망설였던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엄격히 말하면 궁통보감은 적천수천미에서 말하는 조후와는 전혀 같지도 않은 별개의 주장임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정통 명리학이 아닌 운명감정의 또 다른 한 방법은 될 수 있을는지 모른다.
=> 난강망은 적천수의 핵심 이론을 간명하게 설명한 훌륭한 책이다. 적천수를 통달한 사람이 쓴 책임에 틀림 없으며 오히려 앞선 이론도 등장함을 알아야 한다.
`적천수`보단 `적천수천미`가 `자평진전`보단 `자평진전평주`가 아주 잘된 명리학 서적으로 의문의 여지가 없다. 우리 모두가 `적천수천미`나 `자평진전평주`를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지 스스로 반성하면서 熱讀하고 窮究해야 할 줄로 믿는다. 궁통보감(난강망)은 사주공부에서 혼란을 주는 측면이 너무나 많으므로 되도록 읽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 똑같은 책을 읽고서도 느낀 점이 다른 것은..
그 사람의 실력수준의 차이일 것입니다. 책은 독자의 눈에 보이는 만큼 보이기에 그럴 것입니다.
1. 적천수에 "格이란 월지의 本氣가 천간에 투출하면 그것을 쓰고, 그 것이 없을 땐 餘氣나 中氣가 투출한 것 중에서 유력한 것을 쓰며, 투출한 것이 없으면 월지의 本氣(정기)를 가지고 格을 삼는다."라고 되어 있다.
이런 기본도 모르는 수준이하의 사람이 글을 쓴 것이 분명하다.
=> 격국을 보는 것은 기본이다. 허나 난강망은 책 자체가 고급책으로 격국론을 뗀 사람을 위해서 지었기에 격국을 굳이 설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에 생략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난강망에서 말하는 (조후)용신들을 잘 살펴보면 그 용신들을 찾아내는 데에 분명히 격국을 잘 아는 분이 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 하니 난강망을 다시 읽을 기회가 있으면 격국론에 입각하여 살펴보시구 격국적으로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나오면 혹시라도 내가 모르는 격국론이 있어서 그런 격국론을 설명한 것이 아닌가 하고 스스로의 격국론 실력을 의심하다 보면 오히려 격국론의 발전을 가져올 수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2. 궁통보감은(본명은 난강망) 오행을 事物 - 나무(木), 불(火), 흙(土), 쇠(金), 물(水)로 생각하는데서 비롯한 氣象學으로 보기 때문에 이 책에선 명리학에서 제일 강조하는 억부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는 책이다.
=> 억부 정도는 기본이기에 억부적 설명은 학생이 스스로 생각하도록 남겨둔 것이라고 보면 또한 이해될 것으로 봅니다. 예전에는 종이가 흔치 않은 시절이니 종이를 아끼기 위해서 고급반 학생들을 위해서 쓴 책이니 기초적인 것을 책에다 일일이 쓸 필요를 느끼지 못해서 신강약에 따른 억부적 설명은 하지 않았다고 볼 수가 있을 것입니다.
=> 기운과 물질은 상호간에 연관성이 있다. 기운을 물질로서 설명할 수도 있고 물질을 기운으로서 설명할 수도 있는 것이다. 세상 만사를 음양 오행이란 이론으로 설명한다면 음양 오행 도한 세상 만물로서 표현할 수가 잇어야 하는 것이다. 어짜피 세상을 설명하는 도구가 음양 오행론이 아닌가? 다만 가장 근접한 물질로써 설명하는 것은 세상을 많이 알고 이론을 많이 아는 자의 표현능력인 것이다.
3. 상관생재격
丁 甲 丁 甲
卯 寅 卯 午
壬 辛 庚 己 戊
申 未 午 巳 辰
1) 양인격이 신강하니 가상관用을 쓰는데 신강하니 식상생재로 쓴다. 이 사주를 양인격이라 하지 않은 것은 사주에 칠살이 있으면 특별히 양인살과 칠살을 대비하는 맛이 있기에 양인대살격등의 명칭을 붙일 것이나, 이 사주는 이미 식상이 투간돼
양인의 殺氣가 洩氣돼 殺氣가 둔해졌으니 굳이 殺의 느낌이 사라진 양인살을 강조할 필요가 없기에 가상관用 식상생재를 강조하기 위해서 상관생재라는 격명을 붙였다고 본다.
2) 대운을 살펴보면 庚午 辛未運에 나오지 말아야 할 庚辛金 病이 나타나 상관에게 얻어터지니 貴를 얻기는 다 틀렸다. 가상관용 사주는 식상이 곧 貴인 고로 식상이 발달해야 총명하고 대중의 사람을 받아 貴해지는데 官殺이 투간하면 오히려 貴를 손상하는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