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도사(追悼辭):
존경하는 벗
해인공 배동휘 인형 존영 전에 바칩니다!
아! 아! 깨어나소서!
어찌 여기 말없이 누워계십니까?
빛은 사라지고
시간은 멈추었습니다.
하늘과 땅마저
칠흑으로 무너집니다.
인생사 한발태풍도
긴 세월 땀방울도
풍성한 알곡으로 영글 제에
어이 맑고 높은 가을날을 뒤로 하시나이까?
온 곳 님의 향기 가득합니다!
늘 잔잔한 미소,
정어린 모습으로 누구에게나 따뜻한 봄날이었던 친구...
언제나
맑고 천진순후한 하늘사람, 천상의 선재동자였습니다.
서울공대 전자공학과를입학한 지성과 시인의 마음으로 세상을 노래하는 따뜻한 덕성으로
아호를 해인으로 불렀던 친구...
잔잔히 생활속 수행, 위빠사나수행법을 설명하던,세상의 간탐과 시비와 증애로부터 초연한 하늘사람이었습니다.
안에선 우애와 효행이 남다르셨고
밖으론 공장자동화 프로그램의선구자로 만년 현역이었던 삶...
언제나 천심으로 하늘사람으로 살아오신 벗이여!
당신의 고운 향기
온 누리 가득합니다.
생사가 둘이 아닌
만생(萬生)을 이어온 고운 인연으로
육신 사대(四大)가 무너져도 영식(靈識)이 함께 합니다.
이제
이생의 모든 업연 놓으시고
밝고 맑은 영식으로
천상의 복락이루소서!
훨훨 날아 대 자유를 누리소서!
간절한 마음 담아
영전에 조시를 올립니다.
시어의 운율타고 여여한 무애세상,
시공과 생사 여인 천상락을 이루소서!
상락아정(常樂我淨) 사덕을 이루소서!
초혼(招魂) :
김소월(1925년 12월《진달래꽃》발표)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빗겨 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천연 김종걸 봉서(天然 金鍾傑 奉書)
2018.11.4 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