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매미
이재영
맴맴맴 매암 맴맴 참매미 울어댄다
수컷이 암컷 찾는 한낮의 세레나데
암컷은 귀머거린데 어찌 알고 만날꼬
진동판 달린 배를 죽을힘 다해 떨면
공기로 전달되는 파동을 따라가서
셋 중에 겨우 한 쌍만 짝짓기에 성공해
나무에 구멍 뚫고 낳은 알 4백여 개
다음 해 부화하면 땅속에 숨어들어
풀뿌리 즙 빨아 먹고 애벌레로 자라네
오 년쯤 지난 뒤에 밤중에 기어 나와
굼벵이 허물 벗고 햇볕에 날개 말려
길어야 겨우 한 달간 짝 찾다가 끝나네
한평생 험한 세상 힘들게 살았다며
슬픈 척 잘난 체는 다 하는 못난 사람
한여름 매미 소리에 참된 인생 깨치네
* 통상 매미의 한살이가 7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딕, 쯔그르르르” 하고 우는 유지매미나 “매암 맴맴” 하고 우는 참매미의 일생은 6년으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높은 곳에서 “쐐~애애애” 하고 제일 시끄럽게 우는 말매미도 6년입니다)
참매미의 알은 나무껍질 속에서 1년을 지내고, 다음 해 여름, 알에서 깬 유충은 스스로 지상의 푹신한 곳으로 떨어집니다.
땅속으로 파고든 유충은 애벌레로 다섯 번 정도 허물을 벗는 탈바꿈을 하며 성장하다가, 5년 정도 지나면 굼벵이가 되어, 천적을 피해 밤중에 땅 위로 올라와 나무에 기어오르고, 수 시간 동안 탈피하여 날개를 햇볕에 말리면 성충이 됩니다.
(나무 위키, 국립수목원, 학습 그림 백과 등 참조)
[ 남강문학 2022년 가을호 등재 ]
첫댓글 와우! 사진 참 잘 찍으셨네요.
시조를 통한 매미 일생도 감사하고요.
네, 난정 작가님. 사진 잘 찍혔죠?
매미의 변태(우화) 사진 찍는 게 쉽지 않답니다. ㅎ
@삼일 이재영
@蘭亭주영숙 난정님 댓글을 읽다 보니, 내후년쯤 시화집 만들 때
제목을 "매미의 일생"으로 바꾸는 게 좋겠다 싶네요. ^0^
@삼일 이재영 ㅋㅋㅋㅋㅋ~ 너무 슬픈 제목이잖아요?
@蘭亭주영숙 슬픈가요? 그럼, "매미의 세레나데"? ㅎㅎ
@삼일 이재영 사색하는 매미
ㅎㅎㅎ ~ 내후년까지 심사숙고해서 정하시지요?
참매미 시조 잘읽고나서 매미의 일대기도 새롭게 알았습니다.
어렵게 찍은 귀한 매미의 변태(우화)사진도 잘봤습니다.
네, 뱃사공 님. 말씀 감사합니다.
저 매미는 하필 보슬비 내린 날 우화해서 날개 말리는데 시간 꽤나 걸렸습니다.
매미, 추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