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부의 문화복지 관련 사업 예산 가운데 대폭 늘어난 것 중의 하나가 ‘문화 바우처’다. 2012년 예산은 2011년 347억원(수혜 대상 122만명)에서 올해 487억원(수혜대상 160만명)으로 늘었다.
광주문화재단이 운영을 맡고 있는 광주도 지난해 예산 12억 9400만원(시비 3억원 포함)에서 올해는 20억 3900만원(시비 5억 6000만원 포함)으로 대폭 증가했다. 전남은 24억원에서 32억 8000만원(도비 8억6400만원 포함)으로 늘었다.
문화바우처는 문화소외계층에게 공연·전시·영화 등의 관람료 및 음반, 도서구입비를 지원하는 사업. 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에게 연 5만원 한도의 ‘문화카드’를 발급하거나 지역 주관처가 진행하는 ‘기획바우처’ 형태로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예산은 늘었지만 문화카드 발급률과 대상자들의 활용도가 낮다면 별 의미가 없다. 그런 점에서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전국 17개 시도 문화 바우처 카드 발급률과 이용률에서 2년 연속 전국 1위를 차지한 광주 지역의 행보는 의미있다. 전남은 발급률 89.5%, 이용률 68.7%로 전국 평균(89.8%, 68.2%) 수준이었다.
▲광주 2만9000여건 발급
발급률 100%로 1위를 차지한 광주의 경우 올해 발급 건수는 2만9574건, 이용률은 74.1% 수준이다. 2012년 사업이 2013년 2월까지 진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이용률인 88.1%는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문화카드에 대한 인식이 많이 확산되지 않아 재단측도 초창기에는 애를 먹었었다. 이번 성과는 사회복지 시설, 단체, 영구 아파트 등 수혜자들이 거주하는 곳을 직접 찾아가 카드 발급 절차, 가맹점 정보 등을 꼼꼼하게 안내하며 발로 뛴 결과다. 또 카드 잔액 및 공연 할인 서비스 문자 서비스 등 맞춤형 정보 안내와 각 구별로 문화바우처 전화 홍보 전담 인력을 배치하는 등 시스템을 구축한 게 큰 효과가 있었다.
올해 문화바우처 사업의 특징 중 하나는 대상자들이 개인적으로 활용하는 ‘문화카드’와 함께 주관처가 직접 운영하는 기획바우처 사업의 확대로 주관처의 역량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부문이었다.
광주의 경우 전국 16개 주관 사업처 공통 기획 바우처 사업인 ‘모셔오는 서비스’를 통해 ‘뽀로로와 도깨비 소동’, ‘여수 엑스포’ ‘살아있는 뮤지엄’, 연극 ‘옥탑방 고양이’, 뮤지컬 ‘맘마미아’, 박정현·임재범·이미자·리쌍·싸이·부활 공연 등을 제공했고 모두 1만3000여명이 참여했다.
올 연말에는 공연마루와 함께 ‘청춘나이트 콘서트’(24일), 슈퍼스타K4 콘서트(28일), 연극 ‘강풀의 순정만화’(23일∼30일) 등을 대상으로 ‘만원의 행복’(작품당 30명)과 50%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며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는 VIP석을 5만원에, 뮤지컬 ‘스페셜 레터’는 R석을 2만5000원에 구입할 수 있는 행사도 진행중이다.
광주만의 특성을 살린 기획 바우처 프로그램이 눈에 많이 띄었다.
‘찾아가는 서비스’는 카드 발급 대상이 아니면서 거동이 불편해 자발적 관람이 어려운 소외계층을 위해 예술인이 직접 집으로 찾아가 진행한 프로그램이다. 예술가들이 국악공연, 웃음 치료, 한지 공예 등 수혜자들이 원하는 공연과 수업을 진행해 호응을 얻었다.
‘광주 문화 투어’는 광주색(色)을 가장 잘 살린 프로그램이다. 무등현대미술관, 양동시장, 월봉 서원, 광주콩체험센터 등 지역 문화 시설 24곳을 활용해 예인길, 문화장동뱅이길, 예술의 혼길, 예향길, 미향길 등 7개의 코스를 개발해 운영했다. 우리콩 두부 만들기, 전통공예, 다도 등 체험 프로그램까 함께 진행했다.
대상별 맞춤형 프로그램인 ‘스페셜 데이’도 눈길을 끌었다. 4월에는 장애인 대상 ‘베리어 프리 영화제’를 진행했고,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인 ‘너의 재능을 보여줘-아이 좋아’, 청소년 대상 문화예술직업 체험 ‘너의 꿈을 잡(job)아라’ 등이 대표적이다. 그밖에 공연장 백스테이지 투어 등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문화 일촌지기’ 큰 성과
문화바우처는 지역 문화 인력을 키우고 문화복지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도 성과를 남겼다.
문화바우처 전담 자원봉사자 모임인 ‘문화 일촌지기’는 지난해 전국 우수 사례로 꼽혔고 구수한 입담으로 무장한 지역 MC들은 ‘광주문화투어’를 진행하는 문화 길라잡이로 참여, 큰 호응을 얻었다.
또 찾아가는 서비스를 진행한 문화나무예술단, 광주재능기부센터를 통해 재능 기부에 나섰던 많은 예술인들도 눈길을 끌었다.
그밖에 공연마루, 기분좋은극장, 광주일보, 이마트, 어린이재단, 광주 MBC 등 지역 기업과 기관들은 3억원 상당의 공연 티켓 할인, 기부티켓 제공, 물품·광고 기부 등에 동참하는 등 문화 복지 확대에 힘을 보탰다.
자세한 정보는 문화바우처 홈페이지(www.문화바우처.kr), 네이버 광주문화바우처 카페(cafe.naver.com/gjcf)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62-670-7446.
/김미은기자 me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