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5일날 있을 수능 경기는 이 땅의 모든 프로지망생들이 수년간 갈고 닦은 실력을 단 몇시간내에 보여야하는 초대형 단기테스트이다. 이맘쯤 수시 모집이라 하여 시즌 중에도 유망주를 수시 입단시키는 제도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구단주가 11월 15일 한 경기에 절대적 평가 비중을 두는 만큼 테스트에 응한 타자들은 잔뜩 긴장된 채로 경기에 임할 수 밖에 없다.
야구조약 해석으론 투수의 등판 시기와 로테이션은 자유라지만 수능 경기만큼은 이언어, 문수학, 셋업맨들, 외국인 용병의 투구 이닝(문제수)과 교체 시기 및 등판 차례가(교시)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수험생들이 얼마나 레퍼토리 분석에 충실했느냐가 관건이다.
1교시...
안타를 그리며 타석에 들어서는 순간, 수험생은 감독관으로부터 문제지를 건네받게 되며, 플레이볼 벨 소리와 함께 울트라슈퍼그레이트캡숑테스트는 시작된다. "이언어 투수의 공은 전체적인 투구흐름(본문)을 파악한후 주요 투구패턴(중심생각)을 골라 내야 공략이 가능해요. 평소에 배팅연습(독서)을 얼마나 했느냐에 따라 판가름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만기 타격코치(EBS방송소속)의 주문이다.
2교시...
두번째로 등판하는 투수는 수능팀의 에이스 문수학! 테스트의 최대 걸림돌이기도 하다. 그의 잡다하고도 난해한 피칭을 충분히 분석해 놓지 않았다면 타석에서 무기력하게 삼진을 당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이 시간에는 수많은 타자가 볼카운트 투스라익을 먹기 전에 하품을 하며 책상에 드러눕는 등 포기해버리는 진풍경이 연출되며, 아예 그의 종잡을 수 없는 투구에 지레 겁을 먹고 수싸움도 접은채 무작정 스윙만 해대는 타자들도 있다. 일명 깽또 타자로 일컬어진다. 고로 3할과 2할의 차이는 이번 이닝서 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선수를 공략하기 위해선 투수의 기본 구질(문제 유형)에 관한 기초를 다진 후에 분리된 파트를 잘 연계해서 보아야 한다지만 공략법을 알아도 쉽게 상대할 수 없는 투수가 바로 문수학인 만큼 끊임없는 준비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지레 포기할 생각은 말라. 3년전이던가. 그의 아성을 깰수 있다며 학교외 야구과외교사의 눈높이타격지도가 성행하는 상황에서 출제위원장이 사교육비 절감이란 명목으로 공 구질을 단순화할 것을 지침했기 때문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쉽게 출제될 것으로 보여 많은 타자들이 상위 타율권에 오를 전망이다.
3교시...
클리닉 타임이 끝난 2시가 되면 김국사, 양사회, 정과학, 박윤리등 원포인트릴리프맨의 쉴새없는 '쌍방울(현재 SK)식 등판'이 타자들로 하여금 다소 현혹시키겠다. 고로 이번 이닝은 투수가 교체(다른 과목 이동)될 때마다 얼마나 쉽게 적응하느냐에 사활이 걸려 있다. 이들은 보통 8개의 공을 던지도록 되어 있으나 타자에게 지목된 한 투수만큼은 더 많은 투구를 해야 하는 변칙 제도가 있다.(참고로 필자는 윤경제투수를 선택했음) 실력 하위권의 타자들도 선발 이언어 투수 다음으로 쉽게 대할 수 있는 상대가 이들 셋업맨들이기 때문에 문수학의 마구로 인해 침체된 시험장은 다시 의욕의 기운이 넘치게 된다.
4교시...
경기가 종반으로 치달으면 타자의 능력과 무관하게 어김없이 마무리는 외국인 용병의 몫!! 원래 외국인들은 처음 17구는 손이 아닌 말로써 투구(듣기문제)하는 의아한 특징이 있기 때문에, 여기에 생소한 타자는 멍하게 있다가 아무데나 마킹을 할 수 밖에 없다. 평소 영문베이스볼주간지를 얼마나 접했느냐가 관건이다. 본문에 들어서는 다소 투구수(본문길이)가 많기 때문에 시간을 잘 관리해 결정구(중심생각)를 잘 판별해낼 수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수년의 고생 끝났다고 해이해지는 건 금물임을 명시해야 한다.
종료...
6시 즈음하면 종료를 알리는 벨이 울리면, 이현승 기록위원장을 비롯한 성적 관리팀은 일제히 타자들의 답안지를 회수, KBO로 전송하며 성적표는 한달후에 통지한다.
-------------------------------
끝났슴다. 수능하루 일과가 야구선수버젼으로 설명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적어봤슴다요..크크 올해도 수십만의 타자가 입단테스트 원서를 냈고 지금은 막바지 훈련에 한창일 시점이죠. 새로운 투수의 구질을 파악하려기보다는 이제는 상대해본 투수의 녹화비디오를 보고 복습하는 정리가 필요할 때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시기에 중요한 것은 주위분들이 직접 코치 혹은 팬이 되어 자신감을 불어넣어 줄수 있는 따뜻한 격려를 해주는 일이겠죠. 수험생들이 부담없이 100%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주위분들의 아낌없는 격려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의 고3들아 힘내라..얼마 안남았으니 최선을 다해보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