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만난 산신령 딸
높으나 높은 봉우리 넘고 또 넘어 산기슭 타고 내려 시내 따라 가보니 오두막 하나 있다.
문을 두드리니 새댁이 나오기에 남편 있냐 묻자 “있으나마나 일 년에 한 번 들러 사는 양 둘러만 보고 갈 뿐”이란다. 아버지 어머니를 물으니 “날 낳아만 놓고 나간 뒤에 다시는 안 돌아와,
이제 와 곰곰 생각하니 그가 산신령 아버진가 싶다”는 것이다.
식량은 무얼로 하며 어떻게 사느냐니, “산전 파 잡곡도 산도도 심어 산다,
동삼도 캐다 팔아 장 보아 오고 신발은 벗고 지내되 방에 들어갈 때는 발을 물에 씻고, 동삼 팔고 남은 놈 먹고 이렇게 튼튼하다,
당신도 나랑 동삼도 캐러 가고 밭농사도 짓고 아기도 낳고 살자”는 꾸밈없는 말을 믿고 눌러 살기로 했다.
그런데 난데없이 예수에게 신고를 하러 가자며 그래야 탈이 없다는 것이다.
산신령의 딸이 우리의 결혼을 예수에게 신고를 한다는 것은 아퀴가 안 맞는 것 같아 망설이다 제풀에 놀라 깜짝 꿈을 깼다.
화장도 모르고 스스럼없는 수수하고 탐스런 소담하고 정겨운 모습이 눈에 어려 선하다.
4334. 12. 7. 밤 ~ 8. 하오 6시 ~ 7시.
2002. 6. 1. <전라시조> 28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