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밀양 아리랑길 도보여행기
밀양은 아리랑 고장이다. "날 좀 보소"로 시작하는 밀양아리랑은 정선아리랑, 진도아리랑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3대 아리랑
이다. 그래서 밀양은 아리랑으로 통한다. 길 이름도, 천문대 이름도 접두는 모두 밀양아리랑으로 시작한다. 또 있다. 밀양 하면
떠오르는 영남루(嶺南樓)다. 영남제일루(嶺南第一樓)로도 불리는 영남루는 예로부터 진주 촉석루(矗石樓), 평양 부벽루(浮碧
樓)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누각으로 알려져 있다. 푸른 밀양강이 휘감도는 언덕 위에 앉은 영남루는 속된 말로 리브 뷰의 원조
격이다. 그 외에도 밀양은 유명한 명소와 문화재들이 많다. 밀양시는 이런 명소들을 적당히 둘러볼 수 있게 도보 여행길인 밀
양트레일을 만들었다. 지금 세인들에게 회자되기 시작한 밀양아리랑길이다. 영남루를 시작으로 밀양읍성. 추화산성, 월연정
과 금시당 등등. 숨어있는 명소들을 찾아 산길과 강길을 따라 한 바퀴 돌아오는 길이다. 여름이 마지막 가던 지난 8월 31일 이
길을 찾아 걸었다.
경부선 밀양역을 찾았다. 10여 년 만에 다시 찾은 길이다. 역 앞에 있는 밀양종합관광안내소를 방문해 아리랑길 도보 걷기 스
탬프 투어 수첩을 먼저 받고 , 아리랑길을 걸으며 일곱 군데 포스트마다에 있는 도장을 찍은 후에 종주 인증서를 받기 위함이
었다. 역전 시내길을 따라 용두교로, 밀양강 징검다리를 건너 삼문동 둔치를 따라 영남루를 찾았다. 밀주관(密州館)으로도 불
리는 고색창연한 영남루 일원은 마침 주위에 해묵은 배롱나무 붉은 꽃 피워 단장한 채 길손을 맞았다. 지난 2023년에는 60여
년 만에 다시 국가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다. 멀리 강가에서 볼 때는 날아갈 듯 그림 같던 모습이 정작 바로 앞에서는 그 큰 규모
에 압도되어 외경심을 일으키게 한다. 정면 5칸, 측면 4칸, 팔작지붕에 겹처마인 2층 누각은 보통의 누대와 달리 동. 서 좌우에
능파각과 침류각까지 덧 세워 접하고, 주위 풍광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볼수록 아름답고 그 중후한 자태에 반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주변에 있는 천진궁, 아랑각, 무봉사(舞鳳寺), 작곡가 박시춘 생가 등을 둘러보고 밀양읍성(密陽邑城) 무봉정(舞鳳亭)을
찾았다.
아동산(衙東山. 88m) 마루에 있는 밀양읍성의 무봉정은 읍성의 장대(將臺) 격으로 밀양시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조망처다.
발치엔 영남루가. 북동쪽 건너편엔 추화산이, 남동쪽엔 용두산이 병풍을 두르고, 그사이 단장천을 합류한 밀양강은 세 산의 산
록에 바투 붙어 흐르며 암새들과 삼화동 두 강섬(江島)을 만들고 휘돌아 나간다. 영남루가 세워질 당시의 밀양강은 응천(凝川)
이었다. 위에서 처럼 밀양 시내의 산록에 엉겨 붙듯 바투 붙어 흐르던 모습에서 붙여진 이름인 듯싶다. 밀양강은 천의 준봉들
이 웅거한 영남알프스 산군(山群)의 고헌산(高獻山. 1,033m. 울산 울주군) 큰골샘에서 발원해 청도 운문호(雲門湖)를 거쳐 삼
랑진에서 낙동강으로 유입되는 물길(流路) 101km의 긴 강이다. 산은 강을 낳고, 강은 사람을 불러 역사를 낳는다는 말을 곱씹
어 보게 하는 밀양강이다.
읍성 동문을 나가 북쪽 교동 언덕에 있는 밀양아리랑우주천문대와 국립밀양기상과학관을 거쳐 추화산성(推火山城)을 , 추화
산 동릉을 따라 내려 밀양강과 단장천이 합류하는 두 물머리 아래 월연정을 찾았다. 월연대(月淵臺)와 쌍림당(雙林堂)으로 대
표되는 월연정 일원은 조선 중종 때의 한림학사 이태(李迨.1483~1536)가 절벽 위에 지은 별서(別墅)로 풍광이 아름답기로 회
자된 명승지다. 이웃한 용호정을 거쳐, 다시 강을 건너 용두산 산록 금시당(今是堂)을 찾았다. 이곳 또한 명종 때의 문신 금시
당 이광진(李光軫)이 지은 별서다. 임진왜란 때 불탄 후 1744년 그의 5대손 백곡 이지운이 복원하였다. 그 후 1867년에는 옆
에 백곡재를 또 지었는데, 이 두 건물은 그 시대 양반가의 건축양식을 잘 띄고 있어서 오늘날은 경상남도 문화유산자료로 인
정받고 있다. 가을과 함께 8월이 마지막 가는 날, 예전 같으면 한낮도 서늘할 때 인데 이날은 아직도 염천 폭염이 기승을 부렸
다. 밀양의 낮 최고는 섭씨 34℃. 밀양아리랑 도보 순례길은 갈중과의 싸움이었다. 하지만 마음은 상큼했다. 추화산과 용두산
그리고 밀양강이 빚은 아름다운 산수경이 푸념을 부릴 여유를 주지 않아서였다. 종주 후 다시 역전 밀양종합관광안내소에서
도보여행인증서와 기념 메달을 받고보니, 차후 지인들을 불러 모아 다시 밀양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꿀떡 같이 일었다.
촬영, 2024, 08, 31.
▼밀양 영남루
▼밀양 추화산과 아리랑길 코스지도
▼밀양시 가곡동, 밀양역 / 경부선 밀양역 신축 중
▼밀양 가곡동 용두교 앞
▼밀양강 징검다리 - 1
▼ 밀양강 징검다리 - 2
▼징검다리에서 본 밀양강과 용두교
▼밀양시 삼문동 삼문체육공원 송림
▼밀양시 삼문동, 밀양강둔치에서 본 아동산 밀양읍성 무봉대 - 1
▼ 밀양시 삼문동, 밀양강둔치에서 본 아동산 밀양읍성 무봉대 - 2
▼밀양강 둔치에서 본 영남루
▼밀양교 앞에서 본 영남루와 필자의 인증
▼밀양 영남제일루
▼영남루 - 1
▼영남루 - 2 / 침류각
▼영남루 - 3 / 능파각
▼영남루에서 본 밀양강
▼밀양 영남루 앞 천진궁 - 1
▼천진궁
▼ 밀양 아랑각
▼아동산 무봉사(衙東山舞鳳寺)
▼무봉사 대웅전
▼무봉사 석조여래좌상
▼ 밀양아리랑
▼아동산 밀양읍성 - 1
▼ 아동산 밀양읍성 - 2
▼ 아동산 밀양읍성 무봉대 - 3
▼밀양읍성에서 내려다본 밀양시 삼문동 일원
▼밀양읍성 동문(東門)
▼밀양시 교동, 밀양소방서
▼밀양 교동, 밀양성당
▼밀양시 교동, 밀양아리랑우주천문대 - 1
▼ 밀양아리랑우주천문대 - 2
▼밀양시 교동, 국립밀양기상과학관 - 1 / 우주선 누리호 모형
▼ 국립밀양기상과학관 - 2
▼ 밀양아리랑길, 추화산성 가는 길 - 1
▼ 밀양아리랑길, 추화산성 가는 길 - 2
▼추화산성 안내
▼추화산성 봉수대
▼추화산에서 본 밀양시
▼추화산 남릉, 밀양아리랑길 월연정 이정목
▼밀양시 용평동, 월연대 - 1
▼월영정 - 2대
▼ 월영정 - 3
▼월영정 일원 - 1 / 재헌
▼ 월영정 일원 - 2 / 쌍경당
▼ 월영정 일원 - 3 / 쌍경당
▼월연 터널 / 영화 촬영지
▼용호정 - 1
▼ 용호정 - 2
▼ 용호정 - 3 / 용호정 심경루
▼밀양강 활성교와 용두산(129,5m)
▼활성교에서 본 추화산 산록 월영정 일원
▼밀양강 활성유원지
▼밀양시 활성동 금시당 - 1 / 용두산 산록
▼밀양시 활성동 금시당 - 2
▼밀양시 활성동 금시당 - 3
▼밀양시 활성동 금시당 - 4 / 수령 400여 년 은행나무
▼밀양역전 밀양종합관광안내소 / 밀양트레일 도보여행 인증서 발급 기관
▼필자 몽중루의 밀양아리랑길 도보여행인증서
첫댓글 낚시꾼들은 잡다가 놓친 고기를
항상 대어라고 한다지요.
그날 발가락 통증으로 부득이 생략한
추화산성과 월연정, 금사당 백곡재의 모습이
진짜 대어처럼 너무나도 멋집니다.
허총의 기지로 도보인증서를 받기는 했지만
양심의 가책으로 인해 자랑도 못하개 되었으니
오호! 통재라!
완주를 축하드리여 안동에서 뵙겠습니다.
네,
함께한 길 즐거웠습니다.
발바닥 부상으로 인해 추화산성길 함께 못해 아쉬웠답니다.
언제나 적확한 표기로
후답자들의 길잡이가 되어줄 글 그림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