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심 - '아무 맛도 없는' 것이 뱀딸기의 맛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각각 자기 일을 돌볼 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빌립보서 2"3~4).
뱀딸기라는 이름은 줄기가 뱀처럼 땅을 기면서 번식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게다가 그늘진 습지라는 환경까지 덧붙여지면 뱀과 관련이 있는 것 같아 조금은 으스스한 기분이 듭니다.
뱀딸기는 새 줄기를 낸 후에 작은 마디에서 잔뿌리를 내면 그것으로 독립적인 개체가 됩니다.
뱀딸기의 꽃말은 '허영심'입니다.
그리 후한 꽃말이 아닌데,
그 이유는 아마도 맛나게 생긴 뱀딸기 열매가 아무런 맛도 없어서 붙여진 이름이 아닐까 싶습니다.
딸기 중에서 제일 맛없는 딸기, 그러나 꽃과 열매의 빛깔 만큼은 좋습니다.
기도
주님, 내 맘 속에 있는 허영심을 버리는 날이게 하옵소서. 아멘.
p.s.
얼마 전 탐스러운 빛에 홀려 옛 추억을 생각하며 따먹어 보았다.
단맛에 길들여진 입에 뱀딸기는 어릴적 보다 더 맛이 없었다.
맹맹한 것이 진짜 아무 맛도 없다.
어릴적 뱀딸기를 먹으면 '피가 말라서 죽는다'는 낭설이 내가 사는 동네 아이들 사이에서 퍼졌다.
그런데 그 어린 나이에도 죽음이라는 것이 별로 두렵지 않았다.
많이 따 먹었다는 이야기다.
맛은 별로였지만, 아침에 따먹는 뱀딸기에는 과즙이 들어있었다.
아무 맛도 없는, 그 '아무 맛도 없는'이 뱀딸기의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