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은 위대하셔서 놀라운 일을 하시니,
주님만이 홀로 하나님이십니다.
[시편 86:10]
'주님만이 홀로 하나님이시다.'
이 말씀은 '왜곡된 유일신'과는 다르다.
절대 신비, 진리는 하나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에서 '홀로 하나님(유일하신 하나님)'이신 것이다.
배타적인 '홀로'가 아니라, 모든 것을 포용하여 '홀로'인 것이다.
시인은 지금 절대자이신 하나님께 탄원한다.
홀로이신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이다.
시인이 만난 하나님은
생명을 지켜주시고, 구원하여 주시고, 은혜를 베푸시는 분이시다.
선하시며, 기꺼이 용서해 주시고, 사랑을 한 없이 베푸시는 분이시다.
오직 하나님만이 이런 분이시므로 '홀로 하나님'이시다.
꽃 한 송이 피워내는 일도 '홀로이신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다.
우리는 씨를 뿌리고 물을 주지만(고전 3:6),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신 것이다.
꽃을 피우는 일은 나의 일이 아니라, 홀로이신 하나님의 일이다.
하나님은 꽃 한 송이 피워내는 일을 아주 천천히, 부드럽게, 느릿느릿하신다.
꽃잎마다 신비스러운 색을 새기고, 꽃술마다 달콤한 향기를 품게 하여,
어느 날 아침, 활짝 피어난 꽃이 빛을 받아 찬란하게 빛나게 하시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은 자신이 꽃을 피우려고 한다.
꽃을 활짝 피우는 것이 나의 일이 아니듯,
나의 생명을 지키고 나를 구원하는 일도 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내 일이 아니고 홀로이신 하나님이 하셔야만 하는 일이기에 우리는 그분에게 간구한다.
간구하는 일,
이것이 우리가 홀로이신 하나님 앞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우리의 간구를 이루는 일은 우리의 일이 아니라, 홀로이신 하나님의 일이다.
그렇다면, 이 간구는 무엇인가?
홀로이신 하나님 앞에서 바른 몸가짐을 갖고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가난하고 궁핍하고, 경건하며, 주님을 바라보는(1,2,4)' 삶을 사는 것이 간구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시 126:6)'만이 기쁨으로 단을 거두며 돌아온다.
씨를 뿌리는 것(간구)은 나의 몫이고, 기쁨의 단을 거두도록(응답) 하시는 분은 홀로이신 하나님이시다.
그러므로, '주님만이 홀로 하나님이시다'라는 고백은
하나님 외에는 기댈 언덕이 없다는 고백이다.
그리고, 시인이 원하는 생명, 구원, 은혜, 용서, 사랑과 같은 것은 내가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라,
'홀로이신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다는 고백이다.
스스로 주인이 되어,
자신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자유주의 신학)을 넘어
하나님의 이름으로 남을 판단하며 혐오와 차별을 일삼는 이들은 '홀로이신 하나님'을 부정하는 자들이다.
*자유주의 신학
르네상스 이후 인간에 대한 무한한한 긍정성은 인간이 노력하면 하나님 나라도 만들 수 있다는 생각까지 품게 하여,
이런 생각을 지지하고 확산하는 자유주의 신학이 풍미했지만, 1,2차 대전을 겪으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아이러니 한 것은 '홀로이신 하나님'을 부정하는 이들이야말로 '자유주의 신학'을 신봉하는 자들인데, 자신들과 생각이 다른 이들을 '자유주의 신학'이라고 몰아세운다는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 하나님이 되어, 심판하고 정죄하며 혐오와 차별을 양산해 낸다.
그들이야말로 적그리스도, 거짓 예언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