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영, 「등산」
[01~0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자일을 타고 오른다.
흔들리는 생애의 중량,
확고한
가장 철저한 믿음도
한때는 흔들린다.
암벽을 더듬는다
빛을 찾아서 조금씩 움직인다.
결코 쉬지 않는
무명(無明)의 벌레처럼 무명을
더듬는다.
함부로 올려다보지 않는다.
함부로 내려다보지도 않는다.
벼랑에 뜨는 별이나,
피는 꽃이나,
이슬이나
세상의 모든 것은 내 것이 아니다.
ⓐ다만 가까이 할 수 있을 뿐이다.
조심스럽게 암벽을 더듬으며
가까이 접근한다.
행복이라든가 불행 같은 것은
생각지 않는다.
발붙일 곳을 찾고 풀포기에 매달리면서
ⓑ다만,
가까이,
가까이 다가갈 뿐이다.
01 윗글의 표현상 특징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현재형 시제를 활용하여 현장감을 살리고 있다.
② 대조적 시어를 사용하여 주제 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③ 사물에 인격을 부여하여 시적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
④ 비유적 표현을 활용하여 시적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⑤ 유사한 문장 구조를 반복하여 운율감을 조성하고 있다.
02 <보기>를 참고하여 윗글을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유추’란 같은 종류의 것 또는 비슷한 것에 기초하여 다른 사물이나 현상을 미루어 추측하는 일을 말한다. 이 작품은 등산을 하는 인물의 행위를 통해 진리 탐구의 과정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볼 수 있다. 등산은 지상에서 산의 정상을 향해 오르는 행위이며, 정상에 이르기 위한 시적 화자의 치열한 노력을 통해 진리 탐구의 어려움과 진리를 탐구하기 위해 필요한 태도를 보여 준다.
① 진리를 추구하는 과정의 어려움을 ‘자일을 타고’ 산을 오르는 상황을 통해 형상화하고 있군.
② 화자는 ‘가장 철저한 믿음도 / 한때는 흔들’리는 것이 진리 탐구에 방해가 된다고 인식하고 있군.
③ ‘무명(無明)의 벌레’는 진리를 얻기 이전의 화자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군.
④ ‘별’, ‘꽃’, ‘이슬’ 등 세상 모든 것을 내 것으로 만들려는 마음은 진리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배격해야 하는 것이겠군.
⑤ ‘발붙일 곳을 찾고 풀포기에 매달리면서’는 진리를 얻고자 하는 화자의 간절한 마음을 보여 주고 있군.
03 ⓐ와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끼리 골라 묶은 것은?
<보기>
ㄱ. ⓐ와 ⓑ에서는 명령적 어조를 통해 화자의 강한 의지를 표출하고 있다.
ㄴ. ⓐ와 달리 ⓑ에서는 특정 시어를 반복하여 화자의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ㄷ. ⓑ와 달리 ⓐ에서는 화자의 행위를 구체화하여 화자의 심정을 선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ㄹ. ⓐ와 달리 ⓑ에서는 쉼표와 행 바꿈을 통해 호흡을 완만하게 하여 말하고자 하는 바를 강조하고 있다.
① ㄱ, ㄴ ② ㄱ, ㄷ ③ ㄴ, ㄷ ④ ㄴ, ㄹ ⑤ ㄷ, ㄹ
도움자료
[2015 EBS 인터넷 수능] 문학(A)
13 오세영, 「등산」
01 ③ 02 ② 03 ④
이 시는 산을 오르며 느끼고 깨달은 바를 진리를 추구하는 삶으로 확장하고 있는 작품이다. 화자는 무명을 더듬는 벌레로 비유 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빛, 즉 진리를 탐구하는 화자의 진지한 열정을 형상화하고 있다. 등산을 하며 좀처럼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았던 인생의 믿음조차 심하게 흔들릴 수 있음을 느낀 화자는 인생이란 쉼 없이 빛을 찾아가는 과정임을 깨닫게 된다. 또한 화자는 등산을 하 며 세상의 모든 것이 내 것이 아니라는 것과 행복과 불행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 자 체가 인생임을 깨닫고 있다.
진리에 도달하기 위한 노력
1연: 흔들리는 삶
2연: 쉬지 않고 빛을 찾으려는 노력
3연: 진리에 가까이 다가서려는 노력
4연: 진리 추구의 바람직한 태도
5연: 절박한 마음으로 진리를 추구하는 모습
01 표현상 특징 파악 ③
사물에 인격을 부여하는 의인법은 이 시에서 확인할 수 없다.
① 이 시는 현재형 시제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시에 현장감 을 부여한다.
② ‘빛’과 ‘무명’이라는 대조적 시어를 통해 진리로 상징되는 ‘빛’을 찾으려 하는 화자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는 이 시의 주제 의식과 닿아 있다.
④ ‘무명의 벌레처럼’을 통해 비유적 표현이 활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⑤ ‘함부로 올려다보지 않는다.’와 ‘함부로 내려다보지도 않는 다.’에서 유사한 문장 구조가 나란히 제시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운율감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02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감상 ②
‘가장 철저한 믿음도 / 한때는 흔들’리는 것은 기존에 진리라고 믿었던 것에 대해 회의를 하는 것을 나타낸다. 이는 진정한 진리를 탐구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 할 수 있으므로 화자가 이를 진리 탐구에 방해가 된다고 인식한다는 설명은 적절하지 않다.
① 편하게 등산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일을 몸에 묶고 이에 의존하여 산을 타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화자는 진리를 탐구하는 것의 어려움을 자일을 타고 산을 오르는 상황을 통해 형상화하고 있다.
③ ‘무명의 벌레’에서 ‘무명’은 밝음이 아닌 것을 나타낸다. 작 품에서 ‘빛’이 진리를 나타내고 있으므로 ‘무명의 벌레’는 진리를 얻기 이전의 화자의 모습을 비유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④ ‘별’이나 ‘꽃’, ‘이슬’은 모두 아름다움의 표상이긴 하지만 영속적이지 않은 존재로 볼 수 있다. 즉 영속성의 존재인 진리와 달리 일시적이고 순간적인 존재로 볼 수 있다. 화자는 ‘별’, ‘꽃’, ‘이슬’ 등의 세상 모든 것을 내 것으로 여기는 소유욕이 진리를 탐구하는 것에 있어서 경계해야 함 을 이야기하고 있다.
⑤ 풀포기에 매달리면서까지 빛을 찾고자 하는 화자의 간절한 마음이 표출되고 있다.
03 화자의 정서 및 태도 파악 ④
ㄴ: ⓐ에서는 특정한 시구가 반복적으로 제시되지 않지만, ⓑ에
서는 ‘가까이’라는 시구가 반복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를 통해 묵묵히 자신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태도를 강조하고 있다.
ㄹ: ⓐ에서는 시구가 하나의 시행에 배치되어 상대적으로 빠른 호흡으로 읽힌다면, ⓑ에서는 세 개의 시행으로 나누 어 배치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각각의 시행의 끝에 쉼표가 붙어 있는데, 이를 통해 호흡을 완만하게 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호흡을 완만하게 하는 것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강조하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다.
ㄱ: ⓐ와 ⓑ에는 모두 명령조의 어조가 활용되고 있지 않다.
ㄷ: ⓐ와 ⓑ 중에서 화자의 행위가 좀 더 구체화된 것을 찾으면 ⓑ라고 할 수 있다. ⓐ의 ‘가까이 할’이 ⓑ에서 ‘가까이 다가갈’로 구체화되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첫댓글 소중한 자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