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을 무의식적인 상태로 보내고 있습니다.
그 예를 보여주는 짧은 이야기 하나를 들려 드릴게요.
어느 날 밤 제임스라는 남자가 지하철을 타고 가고 있었습니다.
늦은 밤이라 열차에는 승객이 열 명 정도밖에 없었죠.
이때 한 남자가 승객에게 돈을 동냥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행색이 초라한 사람을 받아들이는 이는 아무도 없는 것 같았습니다.
남자는 며칠 동안 씻지 못하고 옷을 갈아입지 않은 듯 보였죠.
도움이 필요한 게 확실했습니다.
남자는 제임스에게 다가와 잔돈이 있으면 줄 수 있는지 정중하게 물었고,
제임스는 아무 생각 없이 '죄송합니다'라고 대답하고 고개를 저었습니다.
지쳐있던 상태라 마음이 저절로 닫힌 것이었죠.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으니 감정을 담아 남자를 대할 수도 없었습니다.
남자가 발을 질질 끌며 멀어지자
제임스는 이 남자의 삶이 어떨지 상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열차는 막차였고 밖은 무척 추웠죠.
밤에 먹을 곳은 있는 걸까? 열차에서 내리면 뭘 하려고 할까?
음식 살 돈은 충분히 있을까?
연민이 홍수처럼 밀려들면서 제임스는 눈물이 맺히는 것을 느꼈습니다.
감정에 휩싸여 있던 제임스는 열차가 어느새 자신이 내릴 역에 도착했음을 깨달았습니다.
문은 닫히기 직전이었죠.
제임스는 서둘러 돈을 꺼내 남자에게 건네고 열차에서 뛰어내렸습니다.
남자는 제임스를 바라보며 온화하게 진심을 담아 말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가 무의식적 반응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 줍니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불편함이나 두려움 때문에,
혹은 마음이 열리지 않아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나게 됩니다.
하지만 명상 수행을 통해 우리는 불편함을 피하는 대신
오히려 그 감정에 귀를 기울이고 판단 없이 관찰하는 법을 배웁니다.
어떤 상황에 대해 가만히 감정이 떠오르도록 두면
연민이 생겨나고 우리의 반응도 크게 달라질 수 있죠.
그러니 할 수 있을 때마다 의식적으로 반응하는 자신을 알아차리고 바꾸도록 노력해 보세요.
이제 깨어나세요.
우리는 잠에서 깨고 나서야 잠이 들어서 따는 사실을 알아차리니까요.
-출처 : Daily Calm(데일리 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