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은 달고
어떤 날은 쓰고
어떤 날은 니 맛 내 맛도 없습니다.
그게 하루이고 그게 사는 것이고
그래서 하루는 꿈이라고 합니다.
눈 깜짝할 새 지나가 버리는 꿈.
오월이.
신록이 온전히 영글지 않은 앳된 빛이라면 유월은 익어가는 신록입니다.
그 유월의 첫날
초여름 더위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어린 연둣빛 잎들이 점차 짙은 색으로 변하면서 눈이 더욱 편안해지는 계절이지요.
그래도
아직은 맑은 초록이
햇살을 튕겨내는 윤슬의 음률 따라
초록의 노래를 시원스레 들려줍니다.
청랑하고 맑은 음표들이 새가되어
허공을 향해 날갯짓을 합니다.
딱 이만큼의 행복.
건강을 보다 즐겁게 관리하려는 어쩌면 작은 사치의 만족감 일까.
여강길의 즐거운 마실.
레몬즙같은 상큼한 휴식.
달빛강길이 드디어 첫걸음을 떼었습니다.
2024년 첫 달빛강길은
남한강 금은모래강변공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가슴이 초록초록 빛을 담아가는 길.
짙어가는 녹음을 닮은 미소로 서로를 나누며 걷는 길.
"덧없는 사랑"이라는 꽃말의 '우미인초'( 개양귀비. 꽃양귀비로도 불림)가 넘실대는 길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로 흔적을 남기기 바빴습니다.
우미인의 이름은 성은 '우' 이름은 "희"로 사기에 등장하는 항우의 애첩이며 항우가 유방의 군대에 포위되어 사면초가에 이르자 막사에서 우미인을 살리기 위해 고향으로 갈 것을 권하며 석별의 정을 나누게 됩니다 이때 우미인은 항우에게 노래를 들려 주고 함께 눈물을 흘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인입니다.
9
초대손님 김진명 선생님의 트럼펫 연주는 잠들어 있는 감성을 깨우는 기상나팔 소리로 환상의 세계를 열어줍니다. 이어진 맑고 고운 천상의 소리 오카리나와 하모니카 연주는 초여름 초원의 시원한 바람과 앙상블을 이루며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게하기에 충분했습니다.
기대보다 더 큰 행복 속으로 가슴 한켠에 남겨진 이십대의 한조각 사랑이 성큼 다가오는 시간이었습니다.
여강길에서 10년 동안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 달빛강길은 아름다운 생명의 명상길이라 말해도 잘 어울릴 길입니다.
그저 바라보았을 뿐인데 녹음은 짙고 새들은 노래합니다.
여강길에서 시작하여 여강길에서 끝나는 싱그럽고 상큼한 이야기.
너무나 내마음에 들어오는 풍경들.
오늘도
마음밭을 다져주는 즐거움으로
지갑속 거울을 꺼내어 본 젊은 시절의 달디 단 설탕같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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