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철을 앞둔 요즘, 대형 해파리가 해수욕객들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국립수산과학원은 2003년과 지난해에 많은 피해를 주었던 대형해파리인 노무라입깃 해파리가 한국 연해로 이동·확산 중이라고 밝혔다. 예전에는 동남아시아 지역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최근 들어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도 종종 출몰하고 있다.
해파리의 쏘이게 되면 대개 따끔따끔한 통증과 함께 일시적인 근육 마비가 오게 되지만 심할 경우는 기절이나 호흡곤란으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해파리의 날카로운 침(침세포)들은 스프링처럼 붙어 있어서 사람의 피부를 스치면서 살짝 달라붙는다.
침이 박히고 나면 곧바로 독이 퍼지는 것이 아니라 3~4분 지나 독이 분비된다. 따라서 쏘인 즉시 독이 활성화되기 전에 알코올이나 식초를 10~20분 정도 뿌려주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피서지라 알코올을 구하지 못할 땐 도수가 약한 술이나 면도할 때 쓰는 애프터 쉐이빙 제품을 대신 사용하는 것도 도움된다.
해파리에 쏘인 지 5분 이상 지났을 경우는 베이킹 파우더나 밀가루를 물에 개어 환부에 발라준다. 침세포를 엉키게 하여 독을 중화시키고 가려움과 부종을 가라앉혀 주는 역할을 한다.
벌에 쏘였을 때 100명 중의 2명 꼴로 초과민반응(아낙필락시스)이 오는 것과 마찬가지로 드물긴 하나 해파리 독으로 인해 호흡 곤란, 쇼크 상태 등에 빠지는 전신반응이 올 수 있다.
강릉아산병원 응급의학과 이부수 교수는 “해파리에 쏘였는데도 방심한 채 수영을 계속해 익사하거나, 병원에 너무 늦게 도착해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며 “호흡 곤란이나 의식불명, 가슴 통증 등의 증상이 올 땐 지체하지 말고 병원에 와서 응급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때 병원에서는 주로 에피네프린이라는 약물을 투여한다. 쇼크에 빠졌을 때 혈압을 올려주면서 전신증상을 없애주는 약물로 호흡기도 안쪽의 부종을 수축시켜 숨을 제대로 쉴 수 있게 해 준다. 쏘인 흉터도 오래 간다. 해파리에 쏘이면 해파리 다리의 생김새와 같은 붉은 자국이 몸에 남게 되는데, 심할 경우는 수년간 흉터가 남아 있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