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가실 줄이야
-고 장성우 박사 영전에서-
大元 채 홍 정 시인
애통하여 땅을 치며 애통합니다.
부모님 여의던 때처럼 가슴 저려오는 슬픔 막을 길 없습니다.
장 박사! 그토록 지극정성 알뜰살뜰 몸과 마음 다 모아 이룩한 목요문학 도한호 총장님을 비롯하여 다 모여서 슬픔의 눈물로 맞이합니다.
“씨앗은 흙을 만나야 싹이 트고, 고기는 물을 만나야 숨을 쉬고, 사람은 사람다운 사람을 만나야 행복합니다. 처음 만남은 하나님께서 맺어준 인연이고, 그다음은 사람이 만들어가는 인연이죠, 만남의 인연이 잘 조화된 인생은 아름답습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언제나 변함없는 마음이니까요”라고 한 말 귓전에 아직도 쟁쟁합니다.
달빛처럼 고요한 당신이었으며, 햇살처럼 따사롭고 부드러운 당신은 항상 참된 성직자의 자세 그대로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그 고요하고 따사롭고 부드러운 모습 영영 접할 수 없다니 통곡 통곡합니다.
찬란한 태양이시여! 전능하신 하나님이시여!
찬연한 하늘 아래 다시 함께 새봄은 올 수 없는가요? 그 늠름했던 당신, 옛 모습 그대로 하늘은 푸르게 구름은 하얗게 하면서 우리 함께 할 수가 없다니요,
눈이 마주치면 이웃이 되고, 손이 마주치면 지인이 되고, 마음이 마주치면 친구가 되고, 영혼이 마주치면 사랑이 된다는데 사람과 사람 사이가 아니 이런 청천벼락이 올 줄이야 진정 몰랐어요,
살면서 덕을 베풀며 남을 먼저 생각하시던 당신이었는데, 마음에 사랑의 씨앗을 뿌리면서 날마다 기쁨의 꽃을 본다고 하시던 당신은 하나님께서 내려주신 천심이었는데, 사람을 잘 만나고 관계를 잘 맺는 것도 복이라며 그 관계를 잘 이어가는 것은 크나큰 복이라고 했는데, 시작이 좋으면 끝도 좋아지는 법이라고 했는데.... ,
서로 나누고 베푸는 삶 품어주신 당신이 있어 좋았고, 사랑하는 마음 알려주어서 행복했고, 소리 없이 늘 한결같은 당신이어서 좋았고, 항상 어둠을 빛으로 밝혀 주어서 좋았고, 당신이 머무는 곳엔 어디까지나 행운과 행복만이 가득해서 좋았는데.... ,
남의 그릇된 짓에는 귀머거리가 되어 주었으며, 남의 허물에는 눈먼 장님이 되어 주었으며, 남의 잘못된 험담엔 벙어리가 되어 주었으며, 올곧고 참신하여 남을 업신여기지 않았으며, 자신이 속더라도 남을 배려의 손길이었으며, 자신의 행복보다 남의 불행을 쓰다듬어 위로로 껴안았으며, 남보다 앞서 남이 잘 되기를 도와주었으며, 내 기쁨보다 먼저 남의 슬픔을 함께하였으며, 자신의 즐거움보다 우선 남의 고통을 안아 어루만져 주었잖아요,
하나의 꽃이 모여 아름다운 꽃밭을 만들었고, 작은 미소가 어우러져 행복한 웃음꽃이 피어났고, 물방울 하나의 낙수가 합쳐서 큰 강물을 이루었고, 크고 작은 나무들이 모여서 울창한 밀림의 숲을 이루면서 하나가 모여 둘이 되고 둘이 합쳐서 우리로, 평생을 보기 드문 성직자로, 누구나 본받아야 할 문인다운 선비로서, 박사란 티라곤 손끝만치도 없이 그 누구도 감히 따를 수 없는 현문에 남긴 마중물 자취는 곳곳마다 골골마다 칭송 자자로 찬연히 빛나고 있지 아니합니까요,
내 맘 깊은 곳에 누가 있는지? 눈 감으면 떠오르는 얼굴! 생각만 해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장성우 박사란 그 이름! 궂은일도 함께 걱정해 주었고, 좋은 일로 기쁨을 서로 격려로 서로 북돋아주며 축복의 기도를 해 주신 당신! 이렇게 나의 삶이 복되게 내 인생의 깊이를 더해 갈 수 있었습니다. 나라는 존재는 누구에게 어떤 의미의 사람이며, 어떤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지?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마음과 마음을 한껏 소통할 수 있게 한 당신은 둘도 없는 진정한 벗이었고, 내일이란 숙제 속에 흉허물 없이 갈 길을 뉘보다도 순리대로 붙안아 준 존경스러운 스승노릇이었으니까요,
참되고 올곧음을 도맡아온 보석 같은 그 마음 어디에 동댕이치려고요, 돌아오지 못할 강은 건너가시다니요, 아니 돼요, 절대 아니 됩니다. 우리 같이 함께 가자고 했잖아요, 먼저 가시다니요, 너무 야속합니다.
부디 어둠이 걷히고 파란 하늘 훨훨 나래 펼 수 있는 그날 오기를 하나님께 간곡히 기도드렸건만. 이 가슴 미어지는 슬픈 눈물이 헛되지 않도록 하나님의 아들로 다시 굳건히 제발 일어나게 했건만, 살 수도 팔 수도 없으리만큼 아낌없이 줄 수 있는 심정 어찌하고 당신 먼저 가신단 말이요,
우리가 내일은 어떠한 모습으로 어떠한 인연이 될지는 모르오나 이렇게라도 할 수 있게 시간 허락해 주신 하나님께 고마운 담아 두 손 모아 봅니다. 세상 어떤 것도 당신의 정직과 성실만큼은 앉으나 서나 잊힐 수는 없으니까요, 영생 하나님 손잡고 푸른 광야 맘껏 새 꿈 펼칠 날 반듯이 오리라 믿으며, 우리 함께 같이 아롱 젖은 추억 다시 반추하며, 영광의 하늘나라 부디 잘 잘 가시소서, 장 박사,
2024, 5,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