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백북스> 2024년 12월 모임
주제 :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유홍준, 창비, 2024, 11)
발표자 : 종합토론
일시 : 2024, 12. 17(화) 17:00 ~ 18:30
장소 : 강화도서관(3층 세미나실)
<저자소개>
유홍준(兪弘濬, 1949년 1월 18일~)은 대한민국의 미술사학자, 교수이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제3대 문화재청 청장을 역임하였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현재 20권)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다. 본관은 기계(杞溪), 호는 외산(外山)이다.
<책소개>
시대의 모습은 종종 한 사람의 삶에서 나타나곤 한다. 이 책은 격동의 시기를 살아낸 한 사람의 삶이 말글로 엮어 나온 것 같다. 일제 강점기의 흔적이 남은 터전의 삶에서 시작해, 민주화운동 시기를 거쳐, 문화강국이 되기까지의 시대가 드러난다. 모두 다섯 부분에 부록을 더해, 여섯이다.
1장 인생만사
자신과 가장 가까웠던 취미나 기호를 끊을 때, 많은 생각이 들 것 같다. 유씨 부인의 <조침문>을 들며 시작한 '마지막 담배 이야기'는 이 책 전체의 분위기를 다져 놓는다.
2장 문화의 창
유홍준 선생은 문화계 이야기를 다룰 때 빛난다. 문화유산답사기에서도, 문화재청장의 자리에서도,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도 그러했다. '고급'스러운 이야기를 '젠체' 없이 재밌게 풀어내는 솜씨가 기예다.
3장 답사 여적
가장 인상 깊게 읽은 부분이다. 백두산, 중국, 북경의 유리창, 일본 답사에 남은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 중에, 중국의 각 지역 인사에게 덕담을 하는 솜씨가 대단했다.
북경이 중국이다.
北京是中國
서안이 있어야 중국이 있다.
西安有中國有
남경이 일어날 때, 중국이 일어났다.
南京興中國興
상해가 흔들리면 중국이 흔들린다.
上海搖中國搖
- 중국 답사 서설: 인인유책(人人有責), 사람마다 책임 있다
중국은 지역마다 개성이 강하다. 북경, 서안, 남경, 상해인이 무엇을 듣기 원하는지, 그 지역의 문화적 배경과 특수성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중요성을 언급해주는 점이 인상 깊었다. 어느 한 쪽을 낮추지 않으면서도, 각자의 가치를 보는 안목을 배워야한다.
4장 예술가와 함께
미학은 범주가 다양하다. 철학의 한 분과이기도 하지만, 예술을 다룬다. 그래서 문학, 음악, 조각, 그림, 판화, 무용, 서예에 이르기까지 온갖 대상을 말한다. 백남준, 신학철, 오윤, 김지하, 김가진 같은 예술가의 사연과 그들의 삶을 유홍준 선생의 관점에서 담담하게 풀어낸다.
5장 스승과 벗
어떤 사람이 끊임 없이 성장한다면, 그 곁에 반드시 좋은 스승과 벗이 있다. 유홍준 선생 역시 그러했다. 리영희, 백기완, 신영복, 이애주, 박형선, 홍세화, 김민기 등의 명사는 물론이고 고등학교 시절 은사에 대한 사연도 좋았다. 그저, 한 시절 함께 성장한 사람들이 하나둘, 먼저 떠나며 유홍준 선생은 어떤 마음이었을까-하는 생각에 먹먹할 뿐.
부록: 나의 글쓰기
평생을 글과 말로 살아온 작가가 풀어내는 글쓰기 강화다. 실제 적용에 유용한 내용이 꽤 많다. 이 부록을 읽은 뒤, 이태준 선생의 <문장강화>를 더해 읽으면, 쓰기 연습만 남는다. 최근에 젊은 작가의 에세이를 빌렸다가, 한 꼭지의 글만 읽고 반납했다. 에세이, 특히 자신의 삶에서 소재와 주제를 길어내는 '잡문'은 젊은 사람이 쓸 수 없는 영역이다. 경험이 쌓이고 쌓이다가, 기어코 흘러넘치는 지경에 이르는 장년-노년의 장르다. 별 것 아닌 것처럼 슬렁슬렁 한두 마디 던질 때, 잡문은 호수 표면에 일으키는 파문처럼 의미가 증폭된다. 이 책은 말을 던지는 사람의 깊이도, 세상에 대해 던지는 파문도 깊고 넓다. 나는, 그 세대 덕분에 조금은 더 나은 세상이 되었다고 믿는다. 고맙습니다.
<책에서>
정원에 돌 10개를 깔아놓는다면 일본 정원사는 9개를 반듯이 놓고 나서 1개를 약간 비스듬히 틀어놓으려고 궁리하는데, 한국 정원사는 9개는 아무렇게 놓고 나서 1개를 반듯하게 놓으려고 애쓰더라는 것이다. 일본은 인공미, 한국은 자연미를 그렇게 구현하는 것이다.
- 일본 답사 후기: "머리부터 꼬리까지 앙꼬" [출처]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작성자 정원사
첫댓글 2024년 12월 <강화백북스> 송년 책으로 유홍준선생의 신간을 선택했습니다.
여러 회원님들의 복수 추천이 있었음을 알려드리고요.. (저는 내일쯤 배송이 온다 합니다.)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입담, 글솜씨를 확인해 볼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렘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