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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그녀의 안부가 궁금해 졌다.
잘 지내기는 하지만 더위에 먼 데 가지는 못한다고 한다.
대신 내가 그녀를 만나러 갔다.
언제 보아도 만년 소녀같은 그녀.
숫기가 전혀없어 주변 또래 친구들이나 만나
소소한 일상 이야기만 나눌 뿐
이성을 전혀 만날 생각도 거의 관심도 없는 그녀.
좋은 사람을 만나 데이트를 하며 카페에서 일상 이야기도 나누고
가까운 곳을 함께 산책을 하며 생활의 활력이라도
찾으라고 하면
오래 전부터 늘 '이 나이에 새삼 무슨...'하며
말꼬리만 흐리던 그녀.
그래서 더 안쓰러운 그녀.
더 관심이 가는 그녀다.
그런 그녀를 그녀의 동네에서 만나
간단하게 점심 식사를 하고
식당 옆 동네 작은 카페에서 음료를 한 잔 한 후
센텀시티 신세계 점으로 바람을 쐬러 갔다.
우리나라에서 아니 세계에서 가장 큰 백화점이다.
날씨가 더운 지 사람들이 무지 많다.
대부분 그냥 백화점에서 아이쇼핑을 하거나
아이들을 데리고 백화점 내 놀이터에 놀러 온 사람들이다.
이런 곳에서의 사람 구경도 세상 사는 재미 중 하나다.
얼마나 걸었는지 다리가 아프다.
모르긴 몰라도 백화점 거의 전부를 다 돌아 본 것 같다..
아이스링크와 옥상 쥬라기 공원까지.
백화점을 나와 광안리로 가자고 했다.
토요일이라 드론쇼를 보기 위하여.
광안리 드론쇼를 본 지도 벌써 몇 달이 지났다.
지난 번 요트 위에서 드론 쇼를 본 후
한 번도 못 본 것이다.
그 사이 광안리 해수욕장에는 여러 번 왔음에도 불구하고.
드론 쇼를 보기 전에 자오 준에서 식사를 하려 들어 갔다.
그러나 아쉽게도 꽤 이른 시간임에도 남은 빈 자리가 없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바로 옆 중국집으로 갔다.
사실 점심을 먹은 지도 그다지 얼마 되지 않는다.
오랜만에 먹어 본 중국집 우동.
간만이라 꽤 맛있다.
아직은 날이 밝다.
거리는 물론이고 해변에도 사람들이 많다.
토요일이라 더욱 많다.
시간이 가까워지자 사람들이 점점 더 백사장으로 몰려 든다.
어느새 가득찬 사람의 무리.
하늘엔 크고 둥근 보름달이 떴다.
장마 기간 중임에도 달은 뜨고
하늘은 파랗다.
오늘 여기 온 사람들.
모두가 운이 참 좋은 사람들이다.
장마 기간에 보름달을 볼 수 있는 행운을 누렸으니.
드디어 시작된 드론 쇼,
매주 다른 주제의 드론 쇼.
드론 쇼의 주제를 정해야 하고
기획하는 사람들의 아이디어가 참 놀랍다.
그리고 그들의 노력에 또 감탄과 경의를 함께 보내고 싶다.
드론 쇼가 날로 점점 더 발전해 가는 것 같다.
쇼를 보고 있노라니 더위가 싹 가신다.
그녀도 감탄하고 놀라워 한다.
자기 집에서 걸어서 반 시간이면 오는 거리인 데도
이 조차 보러 잘 오지 않는다고 한다.
작은 오빠 덕에 오늘도 잘 지냈다며 활짝 웃는 그녀의 모습에서
나도 덩달아 잘 보낸 하루가 더 없이 행복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