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살기 시작한 지 1년하고도 2년 차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제주로 넘어와
모든 상황을 극복하고 있다.
극복하는 과정에서 제주와 사랑에 빠졌고
3개월의 시간을 넘어 이젠 평생을
제주와 함께 하고자 한다.
현재 제주에서 행복한 미래를 그리며
멋진 하루, 그리고 한 달, 일 년을 보내고 있다.
제주는 특별하다. 제주에 정착한 나로서는 그 말이 정답인 것 같다. 조금 더 과장해서 말한다면, 제주는 또 다른 나라라고 말하고 싶다. 누군가는 나의 발언이 과언이라 할 수 있겠지만, 나는 그러하다. 그 이유를 말해보라 하면, 수십 가지의 이유를 말할 것이다. 그중 몇 가지를 말한다면, 첫째로 제주엔 전 세계에서 단 하나인 곶자왈이 있다. 남방한계선과 북방한계선의 식물이 공존하는 곶자왈 말이다. 그것은 이곳, 제주에만 있다. 또 다른 이유를 말하자면 두 번째로 유네스코에 등재된 여러 관광지가 많다. 성산일출봉부터 붉은오름, 그리고 여러 마을이 유네스코에 등재됐다. 이 작은 섬에 특별한 것들이 이렇게 많다. 오늘 소개할 것 또한 그러하다. 제주라 가능한 것, 대한민국의 독립서점 90퍼센트가 제주에 있고, 그렇기에 투어가 가능한 것. 바로 독립서점 투어가 그것이다.
위에 말했듯 제주엔 여러 독립서점이 있다. 그중 내가 사랑했던, 지금도 사랑하는 독립서점 네 곳을 오늘 소개해 보려 한다. 이 독립서점들은 똑같은 특징이 있다. 독립서점을 운영하는 주인장이 좋았던 것. 모두 그러했다. 내가 책을 사랑하는 만큼, 그들도 책을 사랑했다. 그래서 대화가 통했고, 그렇기에 좋아하고 사랑하게 되었다. 그중 가장 먼저 이곳 서실리 책방을 이야기해 보려 한다.
서실리책방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중산간동로 2262
내게 구좌읍은 꽤나 사랑스럽다. 특히나 송당리는 내게 더 그러한 장소이다. 봄이면 수국이 아름답게 피어 마을 전체를 꾸미고, 마을 주민들이 만든 식당, 그리고 여러 소품샵들은 이곳 송당리를 살리려 노력한다. 그 모습이 보기 좋아 나는 송당리를 사랑하고 마을 구석구석을 여행한다. 그렇게 송당리를 좋아하니 많은 여행자들이 내게 물어본다. 네가 좋아하는 송당리, 그중 가장 좋은 것이 어디냐고. 그 물음에 나는 1초의 고민도 없이 말한다. 이곳 서실리책방을.
그 이유는 당연했다. 그 당연한 이유엔 사람이 있었다. 책방 주인과 나의 주파수가 맞았다. 이야기가 통했고, 삶의 방향이 같았다. 그래서 좋았던 서실리책방. 나는 말하고 싶다. 송당리 마을의 작은 가게 중 서실리책방을 좋아한다고. 그 서실리책방은 독립서점 중 가장 사랑하는 곳이라고.
파란 지붕이 어울렸던 어나더페이지
어나더페이지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 1549-1
하모리 하면 떠오른 게 무엇일까. 대부분은 가파도와 마라도를 떠올릴 것이다. 어쩌면 경유지에 가까운 하모리, 그곳이 마을로서 유명해진 건 고등어회를 제외하곤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 어나더페이지는 그런 하모리를 빛낼만한 곳이라 생각된다. 왜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마음이, 또 그 이야기가 예쁘다고.
그 예쁜 이야기 안엔 이런 것이 있었다. 모슬포라는 작은 마을, 그 안에 파란빛으로 지구를 위해 노력하는 책방이라 불리고 싶어 하는 곳, 또, 자진해서 노력하는 곳. 환경을 사랑하는 이야기가 있는 곳. 그게 이곳의 예쁜 이야기였다.
자신을 책방이라 표현하기 보단, 지구별약수터라 표현하고 싶어하는 곳. 지구를 지키기 위해 여러 환경 이야기와 캠페인을 하는 곳. 어쩌면 지금 제주, 아니 지구에 필요한 책방. 그곳이 이곳 어나더페이지였다.
또 이곳엔 내가 사랑하는 작가, 아니 인생 선배의 책이 놓여있었다. 죽기 직전 'VIVA LA VIDA'를 외친 작가. 기구한 삶을 사랑한 작가 프리다 칼로의 책이 말이다.
프리다 칼로 FRIDA KAHLO
솔직히 프리다 칼로를 말한다면, 디에고 리베라를 빼놓을 수 없다. 지금의 나라면 욕을 할 수밖에 없는 이 사람. 이가 프리다 칼로를 유명하게, 또 아프게 만들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렇다. 1929년 8월 일생의 연인이었던 디에고 리베라와 결혼해 그에게 사랑이자 증오, 기쁨이자 고통, 갈망이자 짐, 희망이자 절망을 느꼈다. 결국 그녀의 작품은 인간의 가장 감정적인 부분을 겪은 작품이었다 말할 수 있다.
책방오후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월정3길 40
제주하면 떠오르는 해수욕장이 무엇일까. 나는 단연 이곳 월정해수욕장을 말할 것이다. 그 월정해수욕장에 이름부터 마음에 드는 책방이 하나 있다. 나른한 오후를 선물하는 책방, 책방오후가 그곳이다. 느즈막한 11시부터 열어 자신의 취향대로 책을 판매하는 책방오후. 그 모습이 궁금해 책방오후를 찾았고, 아니나 다를까 그 여유에 반했다. 여유로이 휘파람을 부르며 책을 고를 수 있는 곳.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 느긋하게 읽은 뒤 구매할 수 있는 곳 그곳이 이곳 책방오후였다.
책자국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1길 117
나와 구좌읍은 잘 맞는 것 같다. 오늘 소개한 4곳 중 3곳이 구좌읍에 있다. 종달리, 송당리 그리고 월정리까지. 그중 내게 독립서점을 처음 경험하게 한 곳은 이곳 책자국였다. 우연히 만난 책자국, 이곳 책자국은 핸드폰 배터리로 인해 만나게 된 곳이었다. 핸드폰이 꺼져 충전할 곳이 필요해 들렸던 이곳에서 독립서점에 빠지게 되었다. 내게 처음이 되었던 책자국. 내겐 사랑스럽고도 소중한 곳이 이곳이다. 새로운 여행의 방법을 알려준 곳. 그곳이 책자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