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콜중독에는 쥐똥나무(남정목).
예전에 약초를 배울 때의 일이다. 지인이 하도 술을 마셔서 건강이 좋지 않자 필자에게 술을 끊을 수 있는 약초에 대해서 물은 적이 있었다. 스승에게 무엇이 좋으냐고 물으니 쥐똥나무가 좋단다.
그와 산행을 하던 중 굵기가 반 움큼 이상 되는 쥐똥나무를 순식간에 통째로 뽑아버려 옆지기와 함께 벌린 입을 다물지를 못했었다. 가는 나무도 돌무더기에 박혀서 자라는 나무는 뽑기가 힘들다. 그런데 작지도 않은 나무를 휙~ 소리가 나게 단번에 뽑아버린 것이다. 직접 목격하지 않고는 믿을 수없는 일이었다.
스승은 간해독을 해야하는 알콜중독자에게 쥐똥나무가 좋은 약재라하였다. 아마 허한 기를 보하고 체질을 개선하니 주독을 빼는데는 이만한 약재가 드물었을 것이리라. 특히 허한 기를 보하고 남성의 정력을 보강하는 만니톤과 여성의 성감을 높이는 시링가의 성분이 있어 알콜에 쩔어 의지를 상실한 사람들에게 알맞은 약재일지도 모른다.
열매의 생김새 때문에 약간은 지저분한 이름이 붙었지만 이 나무의 약효를 제대로 아는 사람들은 남정목이라는 튼실한 이름을 붙였다.
쥐똥나무와 더불어 광나무가 있다. 서로 닮은 꼴이고 약성도 비슷하여 쥐똥나무는 남정목 광나무는 여정목, 쥐똥나무의 열매는 남정자, 광나무의 열매는 여정실이라 부른다.
쥐똥나무는 낙엽떨기나무로 5m 이상 자라지 않으며 늦가을에 단풍이 진다. 광나무는 늘푸른나무로 사철나무처럼 한 겨울에도 푸른잎을 지니고 있으며 큰 고목으로 자란다.
고목이면 광나무, 잔목이면 쥐똥나무다. 잎이나 열매가 비슷하나 늦가을에 잎을 보면 알 수 있고 쥐똥나무의 열매가 더 짙은 까만색을 띤다. 광나무의 열매는 마치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열린다.
쥐똥나무에는 우선 자양강장의 효과가 있다. 그리고 토혈, 혈변, 주독, 체질개선, 지혈, 기가 허할 때 쓴다. 그외에 항암, 당뇨, 풍치나 잇몸병, 신장, 간, 위장병 등에 효과가 있다.
전국에 분포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필자는 스승에게 남한 즉 황해도이남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고 배웠다. 이북에는 올라가보지 않았으니 제대로 알 수는 없다. 그리고 지방마다 특색이 있는 것으로 보아 환경에 따라 조금씩 유전변형이 있는 나무이기도 하다.
남해안 일대와 제주도에는 버들잎쥐똥나무, 좀쥐똥나무, 왕쥐똥나무가 있으며 울릉도에는 둥근잎섬쥐똥나무가 있다. 그리고 울타리나 공원, 아파트단지에 심기 위해 유전자변형을 시킨 원예종인 삼색쥐똥나무, 황금쥐똥나무, 금태쥐똥나무가 있다. 길가나 아파트단지 내의 공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쥐똥나무는 약성이 그리 많지 않다. 이유는 바로 원예종이기 때문이다.
쥐똥나무는 남정목이라하며 수랍과, 수랍수, 수랍목, 백랍목, 백당나무, 싸리버들, 검정안나무 등으로 불린다. 그리고 광나무와 더불어 음양목이라고도 불린다.
맛은 담담구수하며 성질은 평하고 독이 없다.
열매 때문에 지저분한 이름과는 달리 꽃은 백색으로 봄의 향기에 한몫을 톡톡히 한다. 만개하기 전의 꽃을 채취하여 담금주나 차, 효소를 담을 수 있다. 차는 소주로 분무하여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음건하여 뜨거운 물에 우려서 마시면 된다.
담금주는 꽃을 용기의 절반 이상을 넣고 술을 가득 부어서 6개월 이상 숙성을 시켜서 하루 2회 큰컵으로 한잔씩 복용한다. 불로 즉 늙지 않는 명약이라한다.
효소는 꿀과 1대 1로 섞어 6개월 이상 숙성시켜서 하루 3번 미온수에 희석시켜서 마신다. 여성들의 피부미용과 호르몬을 촉진시켜주는 젊음의 보양 음료가 된다.
잎과 줄기도 활용도가 높은 약재다. 잎과 줄기를 채취하여 그냥 쓰거나 음건하여 쓸 수 있다. 보리차처럼 끓여서 수시로 음용하면 이 역시 장생수가 된다. 특히 암환자나 알콜중독자(간경화), 신장이 약한 사람에게 좋다. 일반인도 꾸준히 마시면 기운이 왕성해진다. 생잎은 짓찧어서 지혈제로도 썼다.
몸체도 버릴 것이 없다. 나무의 질이 단단해서 예전에 도장이나 목판으로 주로 써왔다. 몸체를 잘게 쪼개서 음건하여 탕이나 음료수로 달여서 마신다. 자양강장, 위장병, 간질환, 신장병에 좋다.
열매도 마찬가지로 설익었거나 잘 익은 열매 모두를 채취한다. 담금주를 하기도 하고 탕으로 달여서 마시기도 하고 바싹 말려서 분말을 내어 꿀물에 타서 마시거나 환을 지어 복용해도 된다. 허약체질을 개선하고 무력증, 소변불통, 자양강장에 효과가 있다.
담금주를 할 때에는 열매를 용기의 3분의 1을 넣고 술을 가득 부어 6개월 이상 숙성시킨다. 그 후 내용물을 걸러내고 장기간 숙성을 시키면서 하루 2회 큰잔으로 한잔씩 복용한다. 불로장생주가 따로 없을 것이다.
약초연구소 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