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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어린이도서연구회 대구경북지부 원문보기 글쓴이: 대구 이아진
어린이도서연구회는 달마다 새로 나온 책을 소개합니다.
평가는 목록위원회가 갈래별로 나누어 맡아서 합니다. 어린이들과 함께 책을 읽은 경험에 비추어 보면서,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읽고 독서의 즐거움을 느낄 만한 작품을 찾으려고 애씁니다.
소개하는 책은 크게 문학과 지식책으로 나눕니다. 문학은 그림책, 시·생활글, 옛날이야기, 동화, 소설, 만화로, 지식책은 주제에 따라 사회, 자연의 세계, 생활과 과학, 예술, 역사로 구분하였습니다. 동화는 우리나라 창작 동화의 발전을 중요하게 여겨 ‘우리 동화’와 ‘외국 동화’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의 독자는 크게 유아(1~7세), 초등(8~9세/10~11세/12~13세), 청소년(13세/16세)으로 나누었습니다. 달수에 따라 발달에 차이가 큰 유아는 나이를 적었고, 청소년은 발달상에서 보이는 연속성과 변화를 고려하여 초등 6학년부터 중등 2학년까지와 그 이후로 나누어 13세와 16세로 적었습니다. 이 나이는 모두 ‘시작 나이’를 뜻합니다.
소개할 책은 목록위원회 갈래별 목록팀에서 토론하고 합의해서 정합니다. 소개할 때는 서지 정보와 함께 소개글을 붙이는데, 소개글은 글쓴이의 생각이 주로 담김으로 글쓴이의 이름을 밝힙니다.
여기에 소개한 책은 다른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어린이도서연구회가 뽑은 어린이·청소년 책》과 ‘도서관용 목록’으로 정리하여 소개합니다.
이달에 ‘새로 나온 책’으로 소개하는 책은 그림책 2종, 동화 2종, 소설 4종, 과학 2종, 역사 1종 모두 11종입니다.
뚝딱 뚝딱 무얼 짓니?
조은서 글, 그림
한림출판사|2018.11.7|32쪽|11,000원|그림책|4~5세
커다란 굴착기가 부르릉 시동을 걸며 어딘가로 향한다. 지게차도 꼬물꼬물 출발하고 레미콘도 신나게 따라간다. 크레인, 덤프트럭, 불도저, 화물 기차도 그 뒤를 따른다. 동물들에게 새 집을 지어 주기 위해 가는 길이다. 새 집이 생겨 고마운 동물들은 마을에도 선물을 주고 싶다. 그래서 하마는 덤프트럭을 부릉부릉 운전하고 코끼리는 불도저를 삐거덕삐거덕 운전해 다시 마을로 향한다. 차 뒤에는 선물이 가득 실렸다. 선물을 실은 중장비에서 배기가스가 아니라 식물의 씨앗과 열매, 무지개가 뿜어져 나온다. 선물은 과연 무엇일까?
여러 대의 중장비와 ‘부르릉’ ‘뿌웅’ ‘뒤뚱뒤뚱’ 따위의 의성어, 의태어가 많이 나와 어린 아이들의 흥미를 끈다. 동물들에게 집을 지어 주러 가는 앞부분과 동물들이 선물을 싣고 가는 뒷부분이 대조를 이루며 반복된다. 아이가 그린 것 같은 그림으로 표현한 작은 부분을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건물과 공장만 있던 삭막한 마을이 동물들의 선물로 변하고 기분 좋은 상상으로 마음이 흐뭇해진다.(노은정)
열매 하나
전현정 글|이유정 그림
파란자전거|2018.11.25|48쪽|13,900원|그림책|10~11세
싱은 산에서 다람쥐가 맛있게 먹고 있는 빨간 열매를 발견한다. 한 입 베어 문 열매는 달콤하고 맛있다. 싱은 빨간 열매 나무를 통째로 뽑아 와 텃밭에서 길렀다. 나무가 한 그루가 두 그루가 되고 두 그루가 네 그루로 자꾸자꾸 늘어났다. 사람들도 앞다퉈 빨간 열매 나무를 심었고, 마을은 온통 빨간색으로 물들었다.
하지만 언덕 꼭대기 카말 할아버지 텃밭만 예외였다. “향기 없는 꽃나무, 쭈글쭈글 열매 나무, 뾰족뾰족 가시가 돋은 나무…” 카말 할아버지는 모든 것은 쓰임이 있다고 말한다. 마을 사람들은 할아버지를 비웃었다. 그러다 빨간 열매 나무에 병이 들더니 순식간에 마을 전체에 번져 나무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빨간 열매를 좋아하던 다람쥐도 사라졌다. 싱은 파란 열매를 가꾸고, 갈색 열매도 가꾸지만 모두 죽어버린다. 노란 열매 나무를 뽑아 내려오던 싱은 텅 빈 마을과 카말 할아버지의 텃밭을 보게 된다.
사람들이 필요한 것만 찾고 나머지는 없애버리는 모습이 생태계의 경고를 보여주는 듯하다. (김현정)
별별수사대
하신하 글 | 조승연 그림
시공주니어 | 2018.11.25 | 172쪽 | 12,000원 | 우리 동화 |10~11세
준하는 외계인과 UFO에 관심이 많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외계인은 존재한다고 믿고 있고, 외계인과 만나고 싶어 한다. 장래 희망은 UFO 수사관이 되는 것이다. 같은 반 호이는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할 거라고 생각한다. 준하와 호이는 외계인과 UFO를 조사하는 별별수사대를 만든다. 이들은 4학년 1반 교실을 41구역으로 지정하고 활동을 시작한다. 첫 번째 탐사로 UFO 출몰 동영상이 찍힌 학교 옆 봉수산을 찾아간다. 외계인과 접촉하려고 애를 썼지만 실패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준하는 집에서도 외계인과 접촉하려고 노력한다. 외계인으로부터 자신의 뇌를 보호하기 위해 알루미늄 포일로 고깔을 만들어서 머리에 쓰고, 8음계 중 ‘라’음을 길게 붙여서 우주로 보낸다. ‘라’음은 지구인의 파동을 증폭시켜 외계로 보내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외계인의 특징을 연구하고 있는 준하에게 같은 반 쌍둥이 기찬이와 동찬이가 수상하게 보인다. 별별수사대는 쌍둥이를 수사하게 된다. 외계인을 만나고 싶어 하는 준하의 엉뚱한 좌충우돌 이야기가 펼쳐진다.(권현희)
요리조리 토리 씨
이진우 글 | 김용철 그림
출판놀이 | 2018.11.25 | 112쪽 | 11,000원 | 우리 동화 | 8~9세
옛날에 금슬 좋은 노부부가 아들을 낳았는데, 머리에 도토리깍정이를 쓰고 태어나서 ‘토리’라고 불렀다. 열여섯 살 쯤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토리는 꼬부랑 꽃길을 따라 길을 떠난다. 배가 고파진 토리는 도깨비들의 호박죽을 몰래 마시고 도망가다가 무지커 호랑이에게 잡아먹힌다. 호랑이 뱃속에서 고기 뜯어 먹으며 신나게 놀다가 똥과 함께 밖으로 튕겨 나오고 그 순간 독수리에게 잡아먹힌다.
한편 하늘나라에 아들만 셋인 노부부가 딸을 낳았는데, 요리도 잘하고 요리조리 예뻐서 ‘요리조리선녀’라고 불렀다. 어느 날 요리조리선녀가 낚시를 하다 독수리를 잡았는데 독수리 입에서 토리가 튀어나온다. 둘은 첫눈에 두근두근 뿅뿅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선녀의 무시무시한 오라비들이 둘의 혼례를 반대한다. 오라비들이 내준 시험에 통과하고 알콩달콩 혼례를 치르기 위해 토리와 요리조리선녀는 힘과 지혜를 모은다.
낯익은 옛날이야기들을 꼬리 물듯 잘 엮어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재미있는 말놀이 덕분에 소리 내서 읽으면 리듬감이 생겨 저절로 노래가 된다.(박은영)
꼭 완벽하지 않아도 돼
엘리 스와츠 글|김선영 옮김
라임|2018.9.10|263쪽|10,000원|소설|16세부터
몰리는 가족을 떠나 자기 일을 하는 엄마를 그리워한다. 일 때문에 바쁜 아빠를 대신해 집에서도 어린 동생 이안을 돌본다. 엄마가 돌아오지 않아 생기는 불안감과 동생을 지나치게 걱정하는 중압감은 강박증으로 나타난다. 정리정돈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무슨 일이든 완벽하게 해낸다. 마음속으로 4의 배수를 세지 않으면 왠지 동생에게 나쁜 일이 생길 것만 같다. 어린 동생 이안은 고슴도치를 돌보고 사랑하며 누나 몰리를 늘 따뜻하게 감싸준다.
몰리는 마음속 어둠과 두려움을 완벽한 행동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주인공의 섬세한 심리를 잘 표현했고 몰리를 통해 누구나 겪을 법한 고민이 잘 전달된다. 누구나 완벽하지 않지만, 가족과 친구와 함께 나누는 시간이 아름다운 자신을 보게 한다.(권향란)
최영희 글
사계절|2018.11.9|167쪽|11,000원|소설|13세부터
<기록되지 않은 이야기>의 트룹행성은 지구를 관광특구로 개발하려는 계획을 세우지만 뜻밖의 정보로 당황한다. 지구를 쉽게 침략할 수 없는 것이 ‘대한민국 중딩’ 때문이란다. 이에 트룹행성은 대한민국 중딩을 포획하는 작전을 세운다. <최후의 임설미>의 해린은 우연히 중딩들이 신고 다니는 삼선슬리퍼에 지구의 운명이 걸려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중딩들은 그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인류 멸종을 결정짓는 투표권자가 되어 찬성 측에 표를 던졌다. 인류 멸종은 최후의 투표권자 임설미에게 달려있다. 임설미를 막아야 한다. <너만 모르는 엔딩>의 홉 씨는 지구인들의 미래를 설계해주는 외계인이다. 호재는 홉 씨에게 미래에 민아와는 절대로 결혼하지 않겠다는 설계를 부탁한다. 너무나 완벽한 설계에 만족했었는데 민아가 예뻐 보이기 시작한다. 과연 호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조금은 엉뚱한 듯하지만 진지한 이야기 5편이 실려 있다.(배현영)
별과 고양이와 우리
최양선 글
창비|2018.12.5|216쪽|11,000원|소설|16세부터
세민, 지우, 유린은 별자리 음악캠프에서 처음 만난다. 캠프에는 제비뽑기로 뽑은 사람을 자기의 별로 정하고 2박 3일 동안 관찰하고 편지를 쓰는 프로그램이 있다. 지우는 피아니스트가 꿈인 세민이가 별이고, 길고양이를 돌보는 유린은 지우가 별이다. 프로그램 마지막 날 지우는 유린에게 편지를 받지만, 자기 별인 세민에게 편지를 전하지 못했다. 지우는 전하지 못한 편지와 받은 편지가 신경이 쓰인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던 지우는 유린에게 전화를 한다. 지우는 유린과 함께 길고양이를 구조하고 유린이네 집에도 간다. 세민과도 다시 만나면서 셋은 서로를 알아간다. 피아노 건반의 수와 별자리의 수는 여든여덟 개로 같다. 캠프에서 만난 아이들이 맘속엔 우정의 별자리가 추가되고 여든아홉 번째 별자리가 된다. 세민과 지우의 고민이 교차 서술로 이어지다 유린의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이야기는 한층 풍성해진다.(정인복)
사랑의 입자
김리리 외 글
문학동네|2018.9.21|220쪽|11,500원|소설|16세부터
‘사랑’을 화두로 7인의 작가가 이야기하는 청소년 테마 소설 시리즈다. <혜성이 지나가는 밤>에서 초등학교 동창 정은과 승조는 우연히 마주친 이후 조용히 위안을 나눈다. 도시를 떠나기 위해 공부하는 정은과 달리 승조는 공부 잘하는 동생을 돌보기 위해 도시에 남아야 한다. <아일랜드 베이비>는 백인 부부와 동양인 아이들이 크리스마스이브에 제주로 여행 하러 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는 이야기다. 제이든 켈리는 제주가 자신이 태어난 곳이라고 말하는 양부모님의 말이 의아하고 생소하다. 우연히 가족과 떨어지게 되면서 자기가 태어난 곳의 풍경과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 외에도 팍팍한 현실에 연애를 포기해야 하는 대학생 누나와 이성에 대한 호기심을 그린 <경우의 사랑> 이야기도 있다. ‘사랑’이 무엇인지 다양한 이야기 색깔을 펼치며 질문을 던진다. 우리 주변을 맴도는 사랑의 감정과 떨림의 순간을 청소년의 시선으로 전달하고 있다.(권향란)
처음 만나는 야생화 그림책: 봄.여름
마에다 마유미 글·그림|김정화 옮김|정연옥 감수
길벗스쿨|2018.7.13|52쪽|자연의 세계|10~11세
봄부터 여름까지 들이나 길가에서 볼 수 있는 28가지 야생화 모음 책이다.
‘찔레꽃’은 가시가 많아 자주 찔려 갖게 된 이름이다. ‘괭이밥’의 잎과 줄기를 찧어 동전을 문지르면 깨끗하게 된다. ‘민들레’의 꽃과 줄기로는 예쁜 팔찌와 반지를 만들고, ‘제비꽃’은 꽃대를 서로 엇갈리게 걸어 잡아당기며 꽃 씨름 놀이를 할 수 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작은 꽃이라고 생각했던 야생화가 상처를 치료하거나 음식의 재료로 쓰이기도 하며 다양하게 활용된다.
꽃의 전체 모습은 특징을 살려 그렸고, 닮은 꽃을 나란히 그려 구별할 수 있게 했다. 꽃 이름의 유래나 얽힌 이야기, 꽃으로 해 볼 수 있는 요리와 놀이를 소개한다. 수채 색연필로 그린 작은 그림이 야생화의 느낌을 잘 살렸고 다양한 읽을거리가 재미를 준다. 같은 시리즈로 가을에 만날 수 있는 30가지 야생화를 그린 ‘가을’편도 있다.(이양미)
철새, 생명의 날갯짓
스즈키 마모루 글·그림|김황 옮김|황보연 감수
천개의바람|2018.10.26|56쪽|13,000원|자연의 세계|10~11세
지도도 없이 태양과 별과 달을 보고, 지구의 움직임을 느끼며 이동하는 철새에 관한 그림책이다. 봄이면 벌매, 노랑때까치 등 100종이 넘는 새들이 남쪽에서 오고, 가을이면 쇠오리, 개똥지빠귀 같은 140종이 넘는 새들이 북쪽에서 날아온다. 제비는 아프리카 끝에서 영국까지 가고, 인도기러기는 세상에서 가장 높은 8,000m 산을 넘는다.
철새들은 이동 중 커다란 새에게 습격을 당하고, 사냥꾼의 총에도 맞는다. 건물 유리창이나 풍력 발전기 날개에 부딪혀 죽기도 한다. 숲이 개발되고 얕은 여울이 시멘트로 메워져 삶의 터전을 잃기도 한다. 지은이는 철새들이 병을 옮기는 나쁜 동물이 아니라 사람이 지구상에 태어나기 전부터 하늘을 날아 이동했다고 말한다.
책을 펼치면 두 면 가득 하늘을 나는 새들의 날갯짓이 힘차게 그려져 있고, 지도 위에 다양한 새들이 이동하는 모습을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서식지 파괴로 철새들이 줄어들고 있고, 철새들의 삶을 위해 우리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장재향)
코레아 우라-안중근, 하얼빈 11일간의 기록
한미경 글|신민재 그림
현암주니어|2018.10.26|140쪽|12,800원|인물|12~13세
하얼빈 의거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의거 이후까지,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에서 보낸 11일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안중근은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하루하루 목표를 향해 움직였다. 이토 히로부미 암살 이후 재판에서는 이토의 15가지 죄를 떳떳하게 밝히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대한제국의 독립을 만천하에 알리는 의로움은 일본인 검사나 전담 간수의 마음마저 움직이게 했다. 특히 전담 간수였던 지바 도시치는 “내가 이 세상을 떠나도 안 의사의 위패는 모셔야 한다.”라고 유언을 남겼을 정도로 존경심이 대단했다. 안중근을 위해 변호인 모둠이 꾸려졌지만 1910년 3월 14일 사형 판결이 내려졌다. 세계 언론들은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애국적인 일로 높이 평가했다.
하얼빈 의거 이후 다하지 못한 이야기를 안중근에 관한 열한 가지 질문으로 풀어냈다. 안중근과 함께 움직였던 우덕순과 유동하 등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여러 인물도 소개되어 있다.(김경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