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8일 금요일(癸卯년 庚申월 己巳일)
坤
□己辛癸
□巳酉卯
戊丁丙乙甲癸壬辛
辰卯寅丑子亥戌酉
과거에 명리를 공부할 때 동주사 동주(입)묘라는 용어가 있었다. 백호살이나 괴강살 같이 듣기만 해도 섬뜩한 신살도 있었는데 당시 책 그대로 본다면 내 사주에 일주가 辛巳 동주사였고 시주가 乙未 백호였다. 큰일이었다.
옛 12운성 기준으로 동주사는 甲午 乙亥 辛巳 庚子였고, 동주입묘는 丙戌 丁丑 戊戌 己丑 壬辰 癸未였다. 또 백호살이나 괴강살 같은 신살은 용어 자체가 또 얼마나 겁주기 좋은가? 백호살은 甲辰 乙未 丙戌 丁丑 戊辰 壬戌 癸丑이었고, 괴강살은 庚辰 壬戌 戊戌 庚戌 戊辰 戊戌이라고 했다. 왜 그런 신살이 생겼는지 이유를 찾아보았으나 외래어처럼 다른 점술에서 온 것이라는 것 외에는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
「새로운 12운성」 기준으로 하면 乙亥와 辛巳는 병(病)이고, 丁丑과 己丑 癸未는 쇠(衰)이다. 저울의 눈금을 오행이 아닌 천간과 지지를 기준으로 하면 결과가 서로 다르다. 이러한 동주사 동주입묘 괴강살 백호살은 운에서 형충이 된다면 사고가 발생한다고 한다. 글자에 집착한 것이다. 이러한 글자가 있는데도 아무 탈이 없이 지나간다면 운이 도왔다거나 신령님이 도왔다거나 기도를 많이 해서 그렇다든가 아니면 부적을 가지고 다녔다거나 천도제 등 조상에게 공을 들여 화(禍)를 면했다고 할 것이다.
신살 등 지엽적인 글자에 집착하지 말고 천간과 지지가 나타내고자 하는 자연의 현상을 읽어야 한다. 사람의 마음이나 태도도 자연의 변화 중 하나이다. 글자 자체에 집착하면 모든 해석이 엉뚱하게 흘러간다. 형충파해나 신살 등 대부분이 그렇다. 아무리 외쳐도 허공을 떠도는 메아리로 떠돈다. 그래서 아무리 공부해도 실력은 늘지 않고 감(感)으로 하는 눈치만 늘게 된다.
동주입묘나 백호살 괴강살은 지지가 모두 辰戌丑未이다. 辰戌丑未는 변화의 시기다. 辰未戌丑을 오행으로 土라고 하는데 이 또한 크게 잘못이다. 지지표에서 辰戌丑未를 찾아보자. 辰戌丑未는 계절을 변화시키는 환절기와 같고 커브 길과 같은 곳이니 변화가 생기는 시기다. 다른 지지에 비해서 탈이 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환절기에는 건강 조심하라는 말이 나온다. 커브 길에서 조심하면 아무 탈이 없고 조심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
坤
□己辛癸
□巳酉卯
戊丁丙乙甲癸壬辛
辰卯寅丑子亥戌酉
오늘 오전 6시 27분이 백로(白露)가 된다. 앞에서 말했듯이 공전과 자전을 하는 지구(地球)는 백로인지 흑로인지 알 리가 없다. 인간들이 지구 공전의 기간을 24개로 쪼개놓고 24절기를 붙인 것이다. 어쨌든 백로가 되니 월주가 辛酉로 바뀌었다. 물론 기계적인 만세력에서는 오전 6시 27분 이전에는 庚申으로 나오고 오전 6시 27분이 넘어야 辛酉로 바뀐다. 辛酉의 앞부분은 庚申과 겹치고 辛酉의 뒷부분은 壬戌과 겹친다. 팔자를 볼 때는 이 보이지 않는 변화의 흐름을 읽어야 한다.
월주 辛酉에서 월간 辛金은 강할까? 약할까? 과거에는 辛酉는 천간도 金이고 지지도 金이니 무척 강하다고 했다. 오행을 기준으로 했다. 한마디로 庚金과 辛金을 구분하지 못하였다. 그 기준으로 강약을 따지며 용신이 어떻고 어느 대운이 좋고 이런 설명을 하고 있었다. 눈금이 틀린 자로 길이를 재고, 눈금이 틀린 저울로 무게를 달면서도 잘 살아왔다. 세상에는 정품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짝퉁도 많다. 맑은 물에서는 많은 물고기가 살지 않는다. 그릇의 종류와 크기에 따라 제 자리를 찾아가면 된다. 辛金은 월지 酉에서 태(胎)다. 태(胎)는 뱃속에서 막 잉태한 순간이다. 강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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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천수 자평진전 난강망 등 명리학 3대 보서(寶書)라는 책을 새로운 명리학 이론에 근거해서 재해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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亥월 庚金
□庚□□
□□亥□
十月 庚金 水冷性寒 非丁莫造 非丙不暖。
亥月 庚金은 수냉(水冷)하고 성질이 추우니 丁火가 아니면 조화(造化)를 이루지 못하고, 丙火가 아니면 따뜻하게 하지 못한다.
해설) 亥월은 겨울이 시작되는 때로 더 응축 더 하강하는 기운이 건록에 이른다. 亥월에 壬水와 丁火와 己土가 건록이다. 원문은 亥월은 추우니 丁火나 丙火로 따뜻하게 해야 한다고 한다. 亥월에 丁火는 건록이고 丙火는 절(絶)이다. 적어도 명리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丙火와 丁火 정도는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丁甲兩透 支無水局 一榜有之。
丁甲이 양투(兩透)하고 지지(地支)에 수국(水局)이 없으면 일방(一榜)은 있다.
해설) 수국(水局)을 언급했으므로 언급할 가치가 없다. 亥월에는 壬水가 건록이므로 따로 수국(水局)을 언급할 필요가 없다. 甲庚丁은 여기서도 등장한다. 亥월 庚金은 丁火와 甲木이 양투하고 지지에 수국(水局)이 없으면 과거에 합격한다고 한다.
支藏丙火 桃浪之仙。
이때 丙火가 투하지 않고 지지에 암장되어도 선인(仙人)으로 임금과 교분을 나눌 수 있다.
해설) 亥월 庚金 사주에 丁火와 甲木이 양투하고 지지에 수국(水局)이 없을 때 丙火가 투하지 않고 지장간에 있어도 임금과 교분을 나눈다고 한다. 믿을 수 없다. 亥월에 丙火는 절(絶)로 잠을 자고 있어서 영향력을 미치지 못한다. 난강망은 겨울에는 추우니 따뜻하게 할 丙火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겨울에는 丙火보다는 丁火가 필요하다. 겨울 亥子丑에서 丙火는 절태양이고 丁火는 록왕쇠이다. 전제가 잘못되었으니 뒤 설명은 무효이다.
支見亥子 得己出制 亦有功名。
지지(地支)에 亥子를 보면 己土가 출간(出干)해서 제(制)해야 공명(功名)이 있다.
해설) 亥월 庚金에 지지에 亥子가 있으면 己土가 출간하여 토극수 해야 공명(功名)을 이룬다고 한다. 오행의 상생상극을 생각나는 대로 적용하고 있다. 오행의 상생상극은 십신 정할 때만 사용한다. 甲庚丁의 노래는 지지가 무엇이든 계절이 무엇이든 시도 때도 없이 계속된다. 벽갑인정(劈甲引丁)이라는 멋있는 말도 동원된다.
若見丙透無丁者 決無顯達。丁藏甲透 武職之人。以上不合者 庸俗。
만약 丙火가 투하고 丁火 암장에 甲木이 투하면 이로공명으로 무직(武職)으로 간다. 만일 丙火만 있고 丁火가 장간(藏干)에도 없으면 현달하지 못한다. 그리고 丁火가 암장되고 甲木이 투하면 무직(武職)으로 간다. 亥월 庚金에 丁火와 丙火 그리고 甲木이 모두 없으면 하천(下賤)하다.
해설) 亥월 庚金의 사주에 丙火와 甲木이 투하고 丁火가 암장되면 이로공명(異路功名)이나 무직(武職)이라고 한다. 겨울은 추우니 丙火를 끼워 넣고 있다. 나머지 설명도 마찬가지다. 만일 丙火만 있고 丁火가 장간(藏干)에도 없으면 현달하지 못하고, 丁火가 암장되고 甲木이 투하면 무직(武職)으로 간다고 한다. 또 亥월 庚金에 丁火와 丙火 그리고 甲木이 모두 없으면 하천(下賤)하다고 한다. 甲庚丁에 丙火 타령은 똑같다.
如金水混雜 全無丙丁者 鄙夫。
만일 亥월 庚金의 사주에 金水가 혼잡하고 丙丁火가 전혀 없으면 어리석은 사람이다.
해설) 亥월 庚金의 사주에 金水가 혼잡하고 丙丁火가 전혀 없으면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한다. 金水나 丙丁火는 모두 오행 기준이다. 겨울은 추우니 丙丁火가 필요하다는 논리이다. 지지가 천간을 통제한다. 亥월에는 월지 亥가 모든 천간을 통제한다. 亥월에 丙火는 절(絶)이고 丁火는 건록이다. 전제가 잘못되었으니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말은 믿을 수가 없다. 또 팔자 원국 몇 글자만 보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支成金局 無火者 僧道之命也。書曰: 水冷金寒愛丙丁。
亥월 庚金의 지지에 금국이 있으면서 火가 없으면 승도의 팔자이다. 서(書)에 말하기를 “수랭금한(水冷金寒)하면 丙丁火가 필요하다.”라고 하였다.
해설)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亥월에 어떻게 금국(金局)이 가능한가? 월지 외에 巳酉丑이 있으면 금국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논리가 허접하여 말이 안 되면 온갖 것을 끌어온다. 눈에 보이면 끌어오고 필요 없을 때는 그냥 넘어간다. 금국(金局)처럼 오행으로 말하면 안 된다. 亥월 庚金에 금국(金局)을 이룰 때 火가 없으면 승도의 팔자라고 한다. 믿을 수 있겠는가? 그런 팔자가 한 둘인가? 논리가 부족하면 고서(古書)의 말을 끌어오기도 한다. 팔자가 수냉금한(水冷金寒)하면 丙丁火가 그립다고 한다. 모두 오행 기준이다. 모든 지지에는 모든 천간이 들어있다는 것만 알았어도 명리학은 얼마나 발전했을까?
강자가 세상의 기준을 만든다. 약자들은 강자가 만든 기준에 따른다. 학생은 선생님들의 말에 따라야 한다. 백성은 위정자(爲政者)들의 말에 따라야 한다. 그러나 가장 강한 힘은 민초(民草)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자기 말이 옳다고 주장하기 위해 신문 방송이나 유명한 사람의 말을 인용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의 말은 수시로 변하니 믿을 수가 없다. 단지 필요할 때 필요한 말을 인용하니 그럴듯하게 들린다.
무슨 일이든지 오래 하다 보면 감(感)이 생기니 자기의 생각이나 기준을 확고하게 믿어버린다. 자신감(自信感)은 좋기도 하지만 위험할 수도 있다. 이따금 뒤로 물러나 멀리 떨어져서 주변을 둘러볼 필요가 있다.
첫댓글 처음부터 자연의 법에 근거한 명리학을 공부할 수 있어서 ~ 고맙고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