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과 목요일 이동장터를 운행을 하였지만, 제가 진행을 하진 못했습니다.
지난금요일엔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청년위원회 워크샵이 있어 해당 워크샵을 전남 청년사회복지사 대표로 참여를 하게 되었으며, 목요일엔 공공구매 거래 진행을 하기 위해 영광군 내 쌀 배포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번 쌀 배포는 한수원으로부터 의뢰되어 영광군내 300여곳이 넘는 경로당에 20kg 쌀을 나눔하였습니다. 그렇게 2틀을 빠지고 금요일 다시, 이동장터를 맡아서 출발했습니다.
2틀 빠졌다고 늘 챙기던 텀블러도 깜박하고 출발을 하게 됬네요.
9시 15분,
2주만에 뵀다고 뭔가 달라져보이는 어르신들입니다. 오늘은 윗집 어르신께서 안나오셨지만 따로 구입할 것을 요청 안하셨나봅니다. 늘 아랫집 어르신이 대신해서 구입해주셨는데, 별말씀이 없으셨습니다.
언덕에 있던 어르신은 계란 한 판과 소주 6병 하나를 갖다달라고 하셨습니다. 계산하는 과정에 어르신께서 혼선이 있으셨는지, 돈을 잘못주셔서 천천히 계산을 하고 잔돈을 맞춰 드렸습니다.
빠지려던 찰나, 회관 총무님께서 명절을 맞아 마을 주변곳곳을 예초작업하고 계셔서 회관 외상값 결제 말씀을 드려보았습니다. 총무님께서는 흔퀘히 카드를 주시며 회관가서 결재하고, 필요한것 있으면 더 갖다놓으라고 하셨습니다. 카드를 받아 회관으로 이동하였습니다.
9시 35분,
회관에가니 어르신들께서 퍼즐 맞추고 계십니다. 어르신들께 지난번 회관서 갖고가셨던 부식들 계산한다고 말씀드리고 영수증과 카드를 드리고 왔습니다. 그리고, 어르신들께는 다음주엔 명절 직전 일요일날 온다고 말씀드리며 자리를 나섰습니다.
10시,
비가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장바구니가 안보여서 보냉가방에 요플레, 요구르트, 빵 챙겨서 올라갑니다.
어르신께서도 2주만에 봬니 반가운듯 싶었습니다. 제가 오기 전 사이 밑반찬 전달해주시는 활동가분께서 오셨다 가신듯 싶습니다. 어르신께 물건 전달해드리고 도시락 냉장고에 넣어놨습니다. 어르신께,
"어르신 이 도시락 오후에 드세요?" 라고 여쭤보니 그렇다고 끄덕이시는 어르신.
혹시나 쉬지 않게 넣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길 어르신께서 고양이 들어온다고 문 닫고 손짓하십니다. 인사드리고 다시 나옵니다.
10시 20분,
회관에 어르신들 콩나물 사갖고 가십니다. 다음주 필요한 청주 체크합니다. 어르신들께 명절 장터일정 안내해드리고 나서는 과정,
"에휴.. 명절이 되도 살게 있어야 사지... " 하시는 어르신의 말씀.
집에서 다 해오거나, 가족들이 오지 않거나, 제사를 지내지 않는 등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홀로 오래 지내신 어르신들은 명절의 의미가 남다르실것입니다. 그런 어르신들께 우리점빵은 어떤 의미를 드릴 수 있을지 잠시나마 고민해봅니다.
10시 50분,
지난번 수술하셨다던 남편분, 병원에서 최근 왔다는 어르신. 어르신께서도 간 절제수술을 해야한다고 합니다. 그간 고질병이 있었는데, 해야한다고 하니 괜시리 제 맘이 더 시큰시큰합니다.
"아니.. 그냥 내가 이거갖고 죽을라고 했는데, 이게 안되네. 그 상처부위가 자꾸 염증이 생겨서 날 힘들게 한다네. 그래서 수술 날 받아왔어." 하십니다. 수술하고 오면 삼개월은 걸릴거라고 이야기하시는 어르신. 11월에 하신다는데 내년 봄에 밝은 모습으로 다시 뵐 수 있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어르신 댁 들어갔다 나오는 길, 도시에서 잘 보기 힘든 석류 한 번 보고 사진 남겨봅니다.
11시 20분,
호박이 익어갈 요즘입니다. 곳곳에 넝쿨에 매달린 호박이 담벼락에 종종 보이네요.
회관에 가니, 이장님이 외상값 결제하러 나오십니다. 회관으로 들어가서 어르신들께 인사드리고 있던 찰나, 우리 어르신 부부 아드님하고 전화를 하십니다.
"어, 그래서 이거뭐 어떻게 하라고??" 전화를 들어보니 핸드폰 유심문제가 있었습니다. 어르신께선 대신 받아보라고 하여, 아드님과 전화를 하여 작업을 도와드렸습니다. 뭔가 기기가 고장이 나면 일단 어찌할줄 모르는 우리 어르신들, 아들에게 전화로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 한계를 조금이라도 극복할 수 있게 도와드렸습니다.
옆방에는 우리 나이가 더 많으신 어르신들께서 누워계셨습니다. 어르신들 안부 확인하고 나오는 길, 한 어르신께서
"어디 한 번 얼마나 성실한가볼까~? " 하시며 "울집 들어가면 마당에 쇠고리 걸린 창고가 하나 있어~ 거기에 만원 맞춰 갖다놔줘~" 하십니다.
어르신께 알겠다고 하며 인사드리고 명절 일정 안내해드리며 나왔습니다.
11시 40분, 어르신께서 말씀하신 창고, 확인하고 위에 계란과 콩나물 놓고 나왔습니다.
11시 45분,
오늘도 회관에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총무님 나오시더니,
"암도 없어~ 일단 그냥 가~" 하십니다.
총무님은 최근에 심은 무 모종 보러 간다며 바로 나스셨습니다.
저도 잠시 기다리다가 움직이니 총무님을 또 뵙습니다. 마을 한 바퀴 돌며 오셨던 것이었습니다.
명절에 일정 안내해드리고 동네분들 말씀해달라고 부탁드리며 마을을 나섰습니다.
11시 50분,
오전에 연락을 놓쳐서 콩나물 못드린 어르신 집에 왔습니다. 어르신께 안아드리며 깜박했다고 말씀드리니, 괜찮다고 해주십니다.
어르신께선 콩나물, 막걸리 하나 달라고 하셨습니다. 어르신께 물건 드리며, 명절 일정 한 번 더 안내해드렸습니다.
어르신 집 마당에서 보이는 가을 꽃들이 가을이 성큼 더 왔구나 싶은 생각을 들게 하네요.
13시 30분,
회관에가니 어르신들이 두분밖에 안계십니다.
"다 고추 빻으러 갔어~" 하시는 우리 대의원님.
"자 이거는.. 저기 궁둥떡, 이거는 윗집, 그리고 내것도 좀 내려보게."
점빵 오는 줄알고 어르신들이 미리 부탁하고 가셨습니다. 안에 계시던 어르신도 부탄가스 주문해주십니다.
"우리는 어떻게하면 점빵 더 갈아줄지 고민하는디~" 하시는 어르신. 우리 어르신들 덕분에 점빵이 살아갑니다.
어르신께 감사 인사드리며 명절 일정 안내해드리고 움직입니다.
14시 20분,
회관에 계시는 두 어르신. 방송 듣고 나오십니다.
"나 저짝에 가서 돈 갖고 올테니깐 저 끝에집 갖다 와~" 하십니다.
그 뒤에 나오는 어르신, "나 두부 2모만 주고, 저짝한테 돈 받아~ 돈 꿔달라해줘~" 하십니다.
알겠다고 말씀드리며 어르신께서 말씀하신 집으로 갔습니다.
어머님께서 목발을 짚고 나오셨습니다. 집 수리에 일꾼들에게 줄 참을 구매하던 찰나였습니다.
막걸리와 콩나물, 두부 사시고 명절 일정 체크 한 번 더 하셨습니다.
다시 돌아나가는 길, 어르신 나와계십니다.
아까 회관에 갖이 계시던 어르신 돈빌려달라는 것 말씀드리니 흔쾌히 알겠다고 하십니다.
두부, 콩나물을 많이 사가시는 어르신. 반찬이 필요하셨구나 싶었습니다.
14시 45분,
회관에서 나오시는 어르신들. 항상 동태 3마리씪 사가시는 한 어르신.
윗집 안나온다고 본인이 가서 말해주겠다고 온다고 합니다. 일전에는 늘 말씀해주시는 것이 무서웠는데, 이제는 점빵을 먼저 생각해주십니다. 누구라도 와서 하나라도 더 사갈 수 있도록 도와주십니다.
한 어르신은 "어휴.. 다 있어.. 살게 없어~" 하십니다. 꼭 안사셔도 되는데, 그럼에도 어르신은 뭣하나라도 팔아주고 싶으셨나봅니다.
우리 부녀회장님, 외상값이 있었지만, 기존 5만원 먼저 결재하고 추가로 다시 외상을 하십니다. 늘 외상을 하시지만 늘 모두 갚아주시니 믿고 드립니다.
윗집 어르신 오셔서 고민을 하시다, 명절 일정 듣고는 구매를 안하겠다고 하십니다. 명절 직전주에 온다고 하니, 그 때 사신다고 합니다. 어르신들은 최대한 바짝 장을 보고 싶어하십니다. 최대한 신선한, 최대한 좋은 재료로 명절을 보내고자 하삽니다.
15시 30분,
어제 전화왔던 우리 어르신, 집 마당으로가니 어르신 나오십니다.
"양쪽 다 수술하니 안좋아... 그래도 걸어야한다고하니 나가야지." 하시는 어르신.
인공관절 수술이후 걷는것을 많이 힘들어하십니다. 온전하게 나으려면 내년 봄은 되야겠다싶습니다. 어르신께서는
"어제 내가 자다보니, 점빵 오는 날인줄 알고 종일 기다렸는데 안오는거야. 그래서 뭔일인가 싶었더니 목요일었지뭐야." 하십니다.
어르신한테 일정 한 번 더 체크해드리고 다음주엔 일요일날 오겠다고 꼭 말씀드리고왔습니다.
가을이 옵니다. 농촌 곳곳이 황금들녁으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다음주 명절에도 어르신들이 필요하신 물건 많이 챙겨서 풍성한 연휴보낼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