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저림·시력저하·부정맥..백신 부작용 인정범위 확대해야"
양새롬 기자 입력 2021. 08. 15. 06:00
인터넷카페 1만 회원, 3700개 게시글.."안티백신 카페 아냐"
"접종 후 삶 파괴된 이들에 대한 핫라인·대책마련 제시돼야"
코로나19 예방백신 부작용 카페 화면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AZ(아스트라제네카) 맞고 하지정맥류가 다시 생긴 것 같습니다', '화이자 맞고 손가락에 물집이 생겼습니다', '백신 접종 후 손발이 저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백신반응 중 부정맥 있으신 분 계신가요'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백신 접종 후 부작용 증세와 치료 후기를 공유하려는 목적으로 지난 5월 한 포털사이트에 만들어진 카페에는 13일 현재 1만1000여명이 가입해 있다. 게시글은 3700개에 달한다.
이들은 이 카페에서 동일한 증상을 겪는 이를 찾아 치료 후기 등을 나누고, 병원이나 당국의 대처를 공유하고 있다. 주로 본인의 경험이거나 부모님 등 가족의 경험이다.
현재 카페 운영자인 A씨는 본인이 직접 부작용을 겪었다. 해외 주재원인 A씨는 지난 5월 회사의 지원으로 현지에서 코로나 백신을 맞은 뒤 기절 등 증상이 나타나 병원에 입원해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를 받아야 했던 것이다.
현재는 회복,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지만 조금만 무리하면 머리가 당기는 등 예전의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뉴스1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임상 데이터나 치료법이 없는 상황인 만큼 백신 부작용을 겪는 사람끼리의 정보 공유가 가장 소중한 정보라고 생각했다. 이 카페는 그런 장(場)을 만든다고 생각해 카페 운영자를 이어받게 됐다"고 밝혔다.
최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코로나19 기획연구단이 발표한 '코로나19와 사회적 건강 3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7명은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밝혔지만, 백신 안전성에 대한 질문에는 10명 중 4명만이 안전하다고 봤다. (성인 남녀 1000명 대상, 표집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3.1%)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현 상황에서 백신은 맞겠지만, 백신에 대한 불안감은 크다는 해석이다.
설문조사를 총괄한 유명순 교수는 "백신 안전성에 대한 인식이 효과성에 비하면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라면서 "이상반응에 대한 두려움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당국은 백신 접종의 속도 추구와 더불어 투명한 설명과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카페에서 요구하는 것처럼 백신 접종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좀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A씨는 "카페는 결코 코로나19 백신을 부정하거나 안티-백신 카페가 아니다"라면서 "세계적 재난상황 정책에 따라 백신을 접종했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을 호소하는 분들을 외면하지 말아달라는 뜻을 전달하고자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Δ저림·시력저하·피부발진·부정맥 등 부작용 인정범위 확대 Δ관련 부작용 치료를 위한 전문 진료체계 확보 등을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A씨가 접촉한 국회의원 8명 중 1명만이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겠다는 답변을 보내왔고, 국민신문고에서도 동일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A씨는 "(카페를 보면)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 부작용을 인정받은 사람은 거의 없다. 특히 저림, 시력저하, 피부발진, 부정맥 증상이 많은데 이 부분은 현재 부작용으로도 인정이 되지 않고, 의사들도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이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서도 백신 부작용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 결과 코로나 백신 부작용과 관련한 국민청원만 140여건이 등록돼 있다.
이들 청원글은 '백신 접종이 활발하게 이뤄져 집단면역을 형성해야 되는 게 맞다. 그러나 정부가 적극적으로 백신 접종을 권했다면 접종 후 삶이 파괴된 이들에 대한 핫라인과 대책마련 등이 정확하게 제시돼야 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이외에도 카페에선 "많은 의료진과 관련 공무원들이 힘드신 상황을 알지만, 이상반응시 찾아가서 응급조치를 받을 수 있는 병원 네트워크에 대해서도 대책 마련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하는 글도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가까이에서 보는 이들은 백신 접종에 대한 두려움과 망설임이 생길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지적과 함께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당장 지난 9일부터 시작된 만 18~49세의 예방접종 사전예약률은 전체 목표치인 70%보다 미달인 상태다. 일각선 아예 백신 2차 접종을 거부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결국 백신 부작용 사례에 대해 정부의 좀 더 친절하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13일 0시 기준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는 누적 2198만1720명으로, 2020년 12월 말 주민등록인구현황인 5134만9116명 인구 대비 42.8%다.
2차까지 접종 완료자는 70만5064명 증가한 893만2065명으로 전국민 대비 접종률 17.4%를 기록했다.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이 의심되는 경우엔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을 통해 이상반응을 체크하고, 대응방법을 안내받을 수 있다.
특히 Δ예방접종 후 숨쉬기 곤란하거나 심하게 어지러운 경우 Δ입술, 얼굴이 붓거나 온몸에 심한 두드러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Δ갑자기 의식이 없거나 쓰러진 경우에는 119로 연락하거나 가까운 응급실로 내원하면 된다.
그동안 예방접종 피해보상전문위원회는 1~7차 회의에서 총 2300건을 심의해 1351건(58.7%)에 대해 보상을 결정했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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