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綾羅島 (능라도)
白銀灘北綾羅島 백은탄(白銀灘:백은여울)북쪽 능라도(綾羅島)에
万像昭森十里周 만상(萬像)이 가득히 소삼(昭森)하여 십리에 둘러 있네
今古幾人來琓賞 지금이나 옛날에도 몇 사람이 와서 구경 하였던가?
不勝曠感久汀洲 허전한 감회를 못 견뎌 오래 사주(沙洲)에 머물러 있네
■ 酒岩 (주암)
聞說酒岩裡 주암(酒岩)에 내면 이야기 들으니
水流釀碧醹 물이 흘러 푸르고 진한 술이 빚어졌도다
不飮心先醉 마시지 않고도 마음이 먼저 취하니
翻驚白首濡 펄쩍 놀라며 백수(白首)를 적시도다.
■ 永明寺 (영명사)
永明古寺自勝朝 옛 사찰 永明寺(20)는 전 왕조 고구려 때부터 있었고
爽氣依如上漢宵 상쾌한 기상은 여전히 하늘 높이 솟아 있네
滿壑風煙眞像外 골짜기에 가득한 바람과 안개는 진상①의 밖에 있고
倚欄收拾暫逍遙 난간에 기대서 시상을 정리하며 잠시 오락가락 하였도다
■ 麒麟窟 (기린굴)
聞道明王此養麟 동명왕(東明王)이 여기에서 기린을 길렀다 들었건만
一朝騎馬朝天去 하루아침에 기린 마 타고 하늘로 올라갔었네
至今石窟尙谽谺 지금도 석굴에는 아직 휑덩그렁② 자취 남아 있으니
訪蹟行人久凝佇 자취를 찾아온 행인(行人)들은 오랫동안 머물러 있도다.
■ 牧丹峯 (모란봉)
壯丹峯榭絶浮埃 모란봉(牧丹峯) 정자 속세에 뛰어나고
浿水滔滔一帶廻 대동강물 도도(滔滔)히 흘러 한 가닥 띠처럼 둘러 있네
久矣宿心在平壤 오랫동안 묵은 마음이 평양(平壤)에 있었기에
快哉今日涉蓬萊 상쾌하도다 오늘 봉래(蓬萊)도를 건너왔으니
麒麟窟古麒麟去 기린굴(麒麟窟) 옛날 기린은 가버리고
錦繡山今錦繡開 금수산(錦繡山)에는 지금 비단 수를 놓은 듯 열려있네
況復良辰是端午 하물며 또 좋은 때인 이 단오절(端午節)에
鞦韆脚戱眼中來 그네 타며 씨름 놀이가 안중(眼中)에 들어오도다.
■ 乙密臺 (을밀대)
万層山頂一高坮 만층(萬層) 산정에 유일하게 높은 대(臺)가 있으니
乙密仙曾航海來 을밀선(乙密仙)이 일찍이 거룻배 타고 바다 건너 왔도다
涵碧亭浮雲共起 함벽정(涵碧亭) 뜬 구름과 함께 일어나고
朝天石出水初開 조천석(朝天石) 물 위에 솟아 처음으로 열리도다
都人戱會天中節 시중사람들 천중절(天中節) 맞아 놀이에 모여들고
騷客豪情席上盃 소객(騷客)들 호기 넘친 시정으로 석상(席上)잔을 들도다
夢想平生今始見 꿈속에 평생 생각해 오다 이제야 비로소 와 보니
流連不覺日西廻 노는데 팔려③ 돌아감도 잊고 해는 서쪽으로 지도다.
■ 快哉亭 (쾌재정)
舘東聞有快哉亭 대동관 동쪽에 쾌재정이 있다고 들었건만
未到亭中名已好 쾌재정을 이르기도 전에 이름이 이미 좋았었네
明日第當一上憑 내일이 되면 다만 마땅히 한번 올라 가 보리니
快哉頓忘客中惱 상쾌하구나! 객지에서 번뇌를 모두 잊어버리겠네
■ 箕林場(기림장)
入箕林場鞦韆脚戱時端陽也(단오날 기림장에서 그네와 씨름구경을 함)
柳京兒女會三万 유경(柳京)④의 아녀자들이 삼만(三萬)이나 모이고
脚戱鞦韆是古風 씨름과 그네뛰기를 하며 이에 고풍(古風)을 즐기도다
非徒一日又延四 단지 하루만이 아니고 또 나흘을 연장하며
環堵都人歡樂同 온 지역 내⑤에 도시민들은 환희의 즐거움을 함께하도다
■ 兎山謁箕子陵 (토산⑥의 기자릉 참배)
箕聖古陵臨此地 기성(箕聖:기자)의 옛 능(陵)이 이곳에 임해 있고
因山封壤築高坮 인산(因山)으로 봉한 땅에 높이 축대를 쌓았도다
肅然起敬俛焉拜 숙연히 공경 심을 일으키며⑦ 머리 숙여 배례를 드리니
如在明靈(焱+刂 焱+刂)來 밝은 영령이 일어나 오고 있는 것 같도다
■ 崇靈殿奉審檀君東明王神位(숭령전봉심단군동명왕신위)
一祠同宇崇靈殿 한 사당에 같이 숭령전(崇靈殿)⑧으로 사우를 모시었고
殿皃于今尙奐輪 전(殿)의 모양이 지금까지도 아직 장대하고 미려⑨하도다
數尺短碑銘下馬 두자 쯤 되는 短碑에는 하마비라는 글자 새겨있으니
東方億載永尊親 동방에 일 억년 가도록 영구히 존숭하며 친근히 하리라
■ 檀君祠 (단군사당)
與堯幷立國 요제(堯帝)와 나란히 나라를 세웠고
平壤于封土 평양을 봉토의 수도로 정하였도다
於千万歲祀 천만년 후에 까지도 제사를 모시고
爲我朝鮮祖 우리 조선 땅의 원조(元祖)이시라네
(각주)
① 진상(眞像): 사물의 참 모습
②함아(谽谺): 휑덩그렁함. 골짜기가 크고 넓어서 텅빈 모양. 또 골짜기가 깊은 모양
③ 유련(流連): 노는데 팔려 집으로 돌아가기를 잊음
④유경(柳京) : 땅이름. 평안도 평양(平壤)의 딴이름
⑤ 환도(環堵 ): 사방이 각각 길이가 일도(一堵)인 담. 여기서는 성안. 평양시내 전체를 뜻함
⑥토산(兎山) : 황해도 금천군으로 고구려 때는 오사함달현.
⑦ 焱+刂 焱+刂 : 빛나는 모양 일어나는 모양
⑧숭령전(崇靈殿 ): 평양의 단군과 동명왕을 모신 사당. 조선왕조 영조 원년(1725)에 사액됨
⑨ 환륜(奐輪 ): 건물이 장대하고 미려한 모양
(144-103일차 연재에서 계속)
첫댓글 (144-102일차 연재)
(장흥위씨 천년세고선집, 圓山 위정철 저)
102일차에도 '죽암공(계문)의 유고'가 밴드에 게재됩니다.
[본문내용- 오헌공 유고]
(앞에서 이어서, 5-4일차 연재 중)/ 무곡
오헌공의 유고가 5일차 중 4번째 밴드에 게재되고 있습니다.
현재의 이북 쪽 지명이 많이 거명되고 있어 감회가 남다르게 다가옵니다./ 무곡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