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아무튼, 주말
책은 총보다 강하다, 국방부 진중문고
[아무튼, 주말] [아무튼, 레터]
박돈규 주말뉴스부장
입력 2024.06.22.
2차 세계대전 때 공습으로 폐허가 된 도서관에서 런던 시민들이 책을 고르고 있다.
어느 출판사 대표를 오랜만에 만났는데 표정이 밝았다. 불황을 견디며 낸 책이 베스트셀러라도 된 것일까. 그가 종이가방에서 책 두 권을 꺼냈다. 제목부터 표지, 두께까지 똑같았지만 크기는 달랐다. 둘 중 작은 책에 노란 딱지가 붙어 있었다. ‘국방부 진중문고’
진중문고(陣中文庫)는 국군 각 부대 도서관이나 생활관에 비치되는 책들을 가리킨다. 6·25 때 참전한 미군에 의해 병영 도서관이 운영됐지만 휴전과 함께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한국 국방부는 이 진중문고 사업을 1978년부터 시작했다.
분기마다 약 20종을 선정한다. 지난달 초 발표된 올해 1차 목록은 ‘전쟁은 어떻게 기술을 발전시켰나’ ‘전투감각’ ‘강감찬과 고려거란전쟁’ ‘어쩌다 군대’ ‘말의 진심’ ‘대화의 정석’ ‘관계의 언어’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세계사’ ‘우리는 미래를 가져다 쓰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경제학’ 등 18종.
병영에서 진중문고를 읽는 모습 /뉴스1
진중문고는 군복 건빵 주머니에 딱 들어갈 만한 사이즈로 보급된다. 출판사에는 가뭄에 단비, 국군 장병들에겐 마음의 양식이다. 이병이나 일병일 때는 소설 등 흥미 위주 책을 많이 읽지만 진급할수록 실용서와 자기 계발서를 많이 읽는다고 한다.
요즘 출판사들은 초판 1쇄를 1000부만 찍고 있다. 그래도 다 판매하지 못해 창고에 쌓이는 경우가 많다. 진중문고에 선정된 출판사 대표는 “20년 만에 처음이라 꿈인가 생시인가 싶었다”며 “급하게 1만여 부를 작은 판형으로 제작해 보냈더니 한 달 뒤 책값이 100% 입금됐다”고 했다. 군납업자가 된 것을 축하했다.
독일 나치스(Nazis)는 1933년 5월 10일 밤 책 화형식을 벌였다. 유대인, 사회주의자, 반(反)독일적인 작가 등이 쓴 책을 태우며 독일 문학을 불로 정화했다. 외신들은 그것을 보도하며 ‘책 학살’로 불렀다. 결과를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책이 소각되는 곳에서는 인간성도 소각된다.
진중문고는 2차 세계대전 중 1942년 미국에서 탄생했다. 책을 승전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작가들과 정부가 거들었다. 작고 가벼운 이 페이퍼백은 불안과 공포를 밀어내고 싶을 때, 웃음과 희망에 굶주릴 때, 가족과 친구가 보고 싶을 때 참호 속 군인들을 위로했다. 소총이 목숨을 지켜주는 무기였다면 책은 정신을 지켜주는 무기였다. 책은 총보다 강하다.
국방부에서 선정하는 '진중문고' 노란 딱지. 책 표지에 붙는다.
박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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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자평 5
東寶器
2024.06.22 09:16:01
朝鮮日報 포함 여러 곳에 댓글을 揭載하곤 하는데...共通的으로 느낀 점은...인간들이 참으로 讀書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記事의 보도시간(게재) 限界性을 勘案하더라도 독자들이 평소 讀書를 했더라면 더 정확하고 깊이 있는 내용을 揭載했을 텐데 하는 느낌을 한 두번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讀書도 습관입니다....高齡層에 해당하는 지금도 한 달에 꼭 한 권 以上은 購入하며 腦를 淸掃하고 整理하며 現實 사건에 再투입하는데 活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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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寶器
2024.06.22 17:31:10
맞춤법도 지키지 않아 읽기도 불편한 '민족의령도자리준석'.....그대의 水準으로 他人의 을 읽으면 그렇게 보일 수 있을 것이오...
민족의령도자리준석
2024.06.22 17:09:31
그렇게 책 많이 읽으시는분 댓글목록 보니 독서가 그다지 쓸모가 있어뵈진 않심더 ㅋㅋ
송림산인
2024.06.22 13:46:32
이로서 대한민국 국군은 이제 명실상부한 선진강군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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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인
2024.06.22 18:56:11
대한민국은 이승만이 미국에서 교육을 받고 와서 공산주의를 물리치고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건설했고, 박정희가 일본에서 교육 받고 와서 근대화를 이룩한 나라다. 그 과정에 공산주의자들과 치열한 전쟁을 치뤄 승리하였으나 전교조 30여년 만에 상황은 뒤집어졌다. 군은 퇴조하고 차세대 교육권을 장악한 전교조의 노력으로 건국 이념과 근대화 이념은 모든 교육 과정에서 사라지고 오로지 이를 뒤집는 데만 올인하여 이름하여 민주화라는 비민주 이념 접목에 성공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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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性醫學 설현욱
2024.06.22 20:50:58
..이 나라 출판계가 IMF 때 대거 무너졌지.. 3대 도매상도 그 때 다 쓰러졌었고.. 나도 그때 성아카데미란 출판사를 운영하며 Joy of Sex.. 성의학자의 초과학 이야기 등을 출판도 하고 있었는데.. 도대체 이 나라 출판업계는 여러문제가 있더군.. 지금도 출판사를 하는 사람들 보면 존경스러울 정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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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性醫學 설현욱
2024.06.22 20:55:32
2) 여기 만권을 찍고 한 달만에 100% 입급이 현금으로 되었다고 꿈인지 생시인지 하는 출판사 사장말을 들어보게.. 책방은 다들 쓰러져 가고.. 요즈음 같은 최악의 불경기에 어떻게들 견디고 있는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