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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18명의 노벨 수상자를 포함한 180명의 과학자들이 점성학은 어떤 과학적 근거도 없으며 점성학은 허구이며 그 주장은 거짓된 것이라 주장했다. 교황 바오르 2세는 점성학에 대한 논의 자체가 죄악이라고 공식석상에서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권위있는 이들이 굳이 모여 공식적인 대처 발언을 했다는 사실은 오히려 서구사회에서 점성학이 얼마나 저변화되었는 지를 보여주는 반증이 되었다.
한편 심리학자 칼 융은 “세상의 모든 것은 제각기 그 태어난 시각에 알맞은 퀄리티를 가진다.”라고 했고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점성학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의사는 스스로를 의사라고 부르지 말라.”라고 했으며 독일의 유명한 천문학자 케플러는 “행성들의 움직임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 사람의 감정과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쯤 되고 보면, 점성술의 진지한 무게가 실감이 날 것이다.
점성학의 기본 원리 ? as above, as below
인류는 하늘에 나타나는 징조들을 규칙적으로 기록하면서 점성학적 혹은 천문학적 기초를 마련하였고, 그러한 지식은 BC 1000 년 때부터 서서히 발전하였다. 인류의 시간을 지배하는 각 주일의 이름이 행성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점성학의 핵심 개념은 ‘위와 같이 아래도 그러하다(as above, as below)’라는 것이다. 태어난 순간의 하늘의 12궁과 10행성과 12하우스가 사람마다 유일무이한 챠트를 만들고 이러한 별의 배치가 각각의 고유한 인생에 영향을 준다는 것, 그것이 점성학이다.
12궁과 행성, 12하우스가 뭔가요 ?
12궁은 자신이 태어난 날 태양이 머물고 있던 별자리다. 이것이 자신의 태양궁이며 흔히 이를 사람들은 그냥 자신의 별자리라고 생각한다. 물의 별자리인 게자리, 전갈자리, 물고기자리의 사람들은 감정이 발달하고 술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으며 불의 별자리인 양자리, 사자자리, 사수자리는 적극적이며 열정적이며 승부욕이 강한 사람들이다. 흙의 별자리인 황소자리, 처녀자리, 염소자리는 신중하며 성실한 노력가 스타일이지만 우울한 경향이 있다. 마지막으로 공기의 별자리인 쌍둥이자리, 천칭자리, 물병자리 사람들은 사고와 관념 속에 사는 지성적인 사람들이며 남의 감정이나 기분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점성학에서 행성은 다음과 같은 것을 상징한다. 태양은 핵심 기질과 신중함, 달은 서민과 관련한 모든 것과 감정을 다스리며, 수성은 지력과 커뮤니케이션(의사소통 능력)을, 금성은 미의식과 감각을, 화성은 운동신경과 추진력을, 목성은 인격과 덕과 행운을, 토성은 인내와 끈기, 관리 능력 등을 다스린다. 사람의 출생 천궁도에서는 행성 자체의 힘의 유무를 따져 각 행성이 다스리는 것들이 드러나는지 모자라는 지를 해석한다.
12하우스는 삶의 12가지 분야를 상징한다. 태어난 순간 동쪽 지평선에 걸린 별자리가 상승궁(Rising Sign)이 되는데, 이 상승점이 바로 1하우스가 시작하는 지점이 되고 상승점은 외모, 첫인상, 외적인 성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2하우스는 재물, 3하우스는 형제, 단거리 이동, 4하우스는 가정, 아버지, 5하우스는 자식, 도박, 연애, 6하우스는 질병과 고용관계, 7하우스는 결혼, 파트너, 8하우스는 죽음과 유산, 9하우스는 학업, 장거리 여행, 10하우스는 직업, 사회, 명예, 11하우스는 친구, 커뮤니티, 12하우스는 숨은 적, 고립 등을 각각 상징한다.
행성과 별자리(Sign), 12하우스는 다음과 같이 관련맺는다. 우선, 각 행성에는 룰러(ruler)라고 하는 특정 지배 별자리(Sign)가 존재한다. 행성들은 360도 원형 트랙을 운행하면서 12하우스와 더불어 12궁을 지나간다. 그러다 자신을 지배하는 별자리를 지날 때 태어난 사람들은 그 행성이 상징하는 기능에 의해 큰 힘을 부여받는다. 또한 12하우스와 조합을 할 경우 그 행성이 위치한 하우스와 관련해서 힘을 얻게 된다. 예를 들면 확장과 행운을 상징하는 목성이 자신을 지배하는 사수자리에 위치하고, 이것이 재물과 관련한 하우스인 2하우스에 위치한다면 재물의 큰 확장 다시 말해 큰 재산을 상징하게 되는 것이다.
무엇을 점치나요 ?
점성학은 국가의 운을 보는 시변점성학과 개인의 인생을 해석하는 인사점성학으로 크게 나뉜다. 첫 번째는 보편적인 것으로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전쟁, 기근, 질병, 지진 그리고 홍수와 같은 것을 대상으로 한다. 두 번째는 고유한 것으로, 하늘의 우주적인 힘이 수정될 때나 임신되는 가장 예민한 순간에 그 씨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주어 나타나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 씨가 성장하면서 행성들과 관련된 시간에 따라 그 순간의 특성을 보여주게 된다.
점성학을 역사적으로 빛낸 인물은 ?
점성학의 역사상 가장 유명한 인물은 윌리엄 릴리(1602~1681)로 영국의 시민전쟁을 예언하여 명성을 얻었으며 영국 왕조의 몰락을 정확히 예언했고 몰락시기(1649년)까지 맞추었다. 릴리는 노스트라다무스를 회고하며 신비스러운 “예언적 점성학”을 도입하였다. 가장 잘 알려진 그의 업적은 1665년 런던의 대역병과 1666년 런던의 대화재를 (15년 전에) 맞춘 예언이다. 릴리의 신화적 업적을 더욱 알리게 된 사건이 있었다. 그가 점성학을 증명하기 위해 스스로 불을 질렀을 수도 있다는 의문이 제기되었고, 화재를 조사하기 위해 급기야 국회까지 열린 것. 릴리는 증언을 위해 국회에 소환되기까지 했다고 한다.
인스턴트식 별자리점 그게 전부일까 ... ?
흔히 많은 사람들이 점성학을 단순한 “별자리 점”으로 알고 있다. 지금까지의 정기 간행물들은 동양의 사주를 “띠로 보는 운세”로 극도로 축소시켜 온 것처럼, 점성학 역시 축소시켜 “별자리로 보는 나의 운세”에만 국한하여 소개해왔다. 이러한 매체의 영향으로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나는 무슨 별자리이다. 그래서 나는 이러이러한 성격을 갖고 있고 다른 어떤 별자리 사람을 만나야 좋다.”라는 말을 한다. 이 말도 틀리다고는 할 수 없지만 사람들을 단순히 12가지로 분류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가 있다. 이러한 인스턴트식의 점성학을 ‘태양궁 점성학(Sun Sign Astrology)’이라고 하는데, 이는 띠로 보는 운세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점성학은 이렇게 간단한 도식 이상의 깊이와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같은 시간에 태어난 챠트지만 위도와 경도의 폭이 크다. 각각 일본의 도쿄(왼쪽)와 나가사키(오른쪽)에서 태어난 사람의 챠트인데, 몇 개의 행성이 다른 하우스에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
우선 점성학은 사람이 태어나 첫 숨을 쉴 때(시간), 태어난 장소(공간)에서 하늘의 별의 위치가 그 사람의 삶에 영향을 준다는 원리에 바탕한 이론이다. 시간과 공간의 차이는 12궁과 10행성과 12하우스라는 변수를 만들게 되고, 이 변수가 상호작용하여 사람마다의 고유한 차트를 만든다. 이 원리에 근거해 한 사람의 운명은 하나의 천궁도로 형상화된다. 두 사람의 천궁도를 포개어 궁합을 볼 수도 있으며, 천궁도를 국가에 대입해서 그 나라의 운을 보기도 한다. 태양이 천궁도를 한바퀴 돌아 원점으로 돌아오는 때인 생일을 기준으로 일년의 운세를 보기도 하며 달이 챠트의 원지점으로 돌아오는 때를 기준으로 한달의 운세를 보기도 한다.
동양 사주 명리 같은 경우에는 2시간 단위로 소위 ‘사주 팔자’가 동일한 한계가 있는 반면, 점성학에선 30분 차이에도 아주 다른 천궁도가 나온다. 또한 점성학에서는 같은 시간 태어난 사람들의 다른 운명도 합리적으로 설명해준다. 즉 점성학에서는 태어난 장소(공간)의 위도와 경도를 주시하고 그곳에서 본 하늘의 위치를 본다. 따라서 같은 시간에 태어났다고 해도 태어난 장소가 다르면 원칙적으로 다른 천궁도, 다른 운명을 갖게 되는 것이다. 참고로 우리나라와 같은 경우는 위도와 경도의 폭이 좁기 때문에 한국(남한) 태생일 경우 태어난 장소는 천궁도에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한다.
동양점술과 다른 점은 ?
서양 점술의 대표격인 점성학이 국내의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명리나 주역, 자미두수, 당사주 ’같은 동양점술에 비해, 30분의 차이에도 아주 다른 천궁도가 나온다는 사실 외에도, 서양의 점술로서 점의 해석에 있어 과학적이며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객관적인 어조로 풀이된다는 점, 또한 관심을 끄는 또 하나의 서양점술인 타로 카드의 덱처럼 점성학 챠트(출생 천궁도)도 하나의 예술적 이미지로서 시각적 즐거움을 준다는 점 등에서 차별화된다. '미신’(?)이라는 의심을 받으면서도 점성술은 인터넷, 잡지 등 다양한 매체의 지원에 힘입어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보다 세련된 수사와 다양한 학문체계를 배경으로 점성학은 단순유행이 아닌 새로운 점술트랜드로 자리잡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