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여행의 핵심은 신안군 증도를 탐사하는 것이다.
무안군 해제면을 지나 다리 하나를 지나면 신안군 지도읍이 연결된다.
지도, 솔섬, 사옥도 세 섬은 다리로 연결되어 단숨에 답사가 가능하지만
증도는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섬이었기에 거기까지 가는 발길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언젠가 슬로시티로 지정이 되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작년 3월 사옥도와 증도를 연결하는 긴 다리가 개통되면서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쉽게 가 볼 수 있는 곳이 된 것이다.
무안군 해제면을 지나 지도읍으로 들어가기 직전, 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다리 위에서 찍었다.
'튤립나라'로 표현된 것으로 보아 튤립 꽃이 많이 생산되는 곳인가 보다.
사옥도와 증도를 연결하는 거대한 증도대교,
바다 위로 높게 걸려있어 다리위에서 내려다보는 조망이 매우 좋다.
함박눈이 내리고 있어서 미끄러운 귀갓길이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오히려 섬을 찾는 우리들을 환영하고 있는 듯해서 기분이 좋았다.
증도로 들어서자마자 왼쪽 지방도를 따라 한 바퀴 돌면서 증도의 곳곳을 둘러보기로 했다.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이 태평염전의 소금박물관이다. 입장료는 2,000원인데,
전시되는 내용은 다소 빈약했으나 소금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염전에서 사용하는 기구들(맨위가 '대파', 오른쪽 바로 아래가 '소파')
바닷물을 염전으로 퍼올리는 기구, 물레라고 봐야 하나? 정확한 명칭을 잘 모르겠다.
소금박물관 옆에 있는 염전 안에 조심스레 들어가 보니, 바닥은 고무재질 같았고
추운 날씨에 다소 얼어 있었으나 밟아 보니 단단한 진흙을 밟는 듯한 느낌이었다.
바닷물을 염전에 끌어올려 천연의 햇볕과 바람을 이용해서 소금을 생산하는데,
매년 5월 중순에서 10월 중순까지 본격적으로 생산한다고 한다.
소금창고의 모습, 일정한 간격으로 수십 수백 개의 창고가 세워져 있다.
한 때는 우리나라 천일염의 15%를 증도의 염전에서 생산해 냈다고 하는데
지금도 여전히 전국 천일염의 6% 정도는 증도에서 생산한다고 하니
그 규모를 가히 짐작하고도 남을만 하다.
슬로우시티답게 천천히 걸어서 둘러보는 여행이 제격이다.
차를 타고 휙 둘러보는 우리의 여행은 뭔가 격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며칠이고 머물면서 온갖 곳을 코스별로 답사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작은섬 화도 안 해안선을 따라 걷는 '모실길' 시간이 있으면 걷고 싶건만 바라보기만 했다
증도를 대표할 만한 '우전' 해수욕장의 입구에 있는 곽재구 시인의 시비!!!
'우전'해수욕장에서 짱뚱어다리까지 이어지는 해송숲은 한국전쟁 이후 방풍림으로 조성된 숲인데,
증도중교 뒷산 산정봉에서 바라보면 한반도 지형과 비슷하게 보이며 섬을 지키고 있는 형국이다.
갯벌 위에 떠있는 '짱뚱어다리', 470미터의 목교로 갯벌 생물을 관찰할 수 있도록 조성되었다.
갯벌생물의 대표격인 짱뚱어의 이름을 따서 '짱뚱어다리'라고 명명되었다.
물이 빠져나간 갯벌의 모습, 구불구불하게 나있는 갯벌의 골에는
끊임없는 물의 흐름이 이어지고 재두루미의 한가한 걸음도 간혹 눈에 띄었다.
갯벌 위에 뚫려있는 수없는 구멍 속엔 짱뚱어들이 숨쉬고있어 간혹 나올 법도 한데
추위 탓인지 어떤 것도 눈에 띄지 않았다. '마음이 나빠서 안 보이는가?'
다리의 끝에서 다시 저 끝으로 돌아가면 왕복하는 셈이다. 운치가 넘치는 짱뚱어다리!!!!
워싱턴 야자수를 배경으로 서 있는 카페 '뚱에', 그 안에 앉은 우리 부부는 한참을 앉아 있다가
고구마막걸리 두병(16,000원), 군고구마 3,000원 어치를 사가지고 나왔다. 기회 있으면 다시 찾으리라.
이럭저럭 증도 일대를 한 바퀴 다 돌고, 소금박물관 뒷산의 전망대에 올라
염전 일대를 조망하는 사진을 하나 남겨두기로 했다. 이렇게 오후는 점점 깊어져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