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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한 젊은농부의 농사이야기 입니다. 아쉽게도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하네요.
출처: 딴지일보 http://www.ddanzi.com/news/54454.html
8편의 농사이야기가 있으니 위의 주소로 들어가면 젊은농부의 농사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2011.01.06.목요일
젊은농부
휴일을 맞아 밭에 올라 멍하니 하늘 바라보며 마지막 농사 이야기를 구상해 봤습니다.
종자 이야기를 했고,
흙 이야기를 했고,
자생초에 대한 이야기를 했으며,
태평농-자연농 등의 농법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어느 하나 직접적이고 깊이 있게 파고들지 못한 글들이지만, 처음의 뜻이 ‘이런 일도, 이런 것도 있습니다’하고 소개하는 것이었음에 나름의 위안을 삼고 마지막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종자가 문제입니다.
‘식량주권’과 ‘주도하는 삶’을 지켜가기 위해 우리종자를 아끼고 보존해야 할 것입니다.
흙이 문제이니, 나무심기를 실천하고 건강한 흙을 만들기 위한 인내를 배워가야 할 것입니다.
욕심으로 점철된 우리의 시선이 문제입니다.
자생초와 공존할 수 있는 자연을 만들기 위해 조금은 양보할 줄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는 농법들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알게 되었으니, 이제부턴 아주아주 즐거운 ‘생활 속 실천’을 행해보심이 어떠할까요!
우리나라 인구수를 감안할 때,
원활한 구조로 대한민국 전체가 자급자족하기 위해서는 대략 전체인구의 30% 정도가 농사를 지어야한다고 합니다.
현실은 농촌인구가 전체의 5~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간극을 메울 수 있는 또 다른 의식의 혁명이 일어나지 않고서는, 당분간 우리가 우리 식량 주권의 올바른 주인행사 하기는 아마도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 농촌이 겪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와 아픔들...
많은 분들이 너무도 잘 알고 계시는 것들이죠.
노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 낙후화, 시장경제 구조에의 부적응, 유통구조 문제, 마케팅 부재, 특수 작물 집중화 현상, 기업형 영농의 독식구조 등등...
이러한 첩첩산중의 문제들은 모두 ‘농업 기피’현상에 그 원인을 두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이 힘든 농사일을 기피하고 도시의 인력이 되기를 희망하는 일방형의 사회구조와 사람들의 인식 때문에 이 문제는 앞으로도 쉽사리 나아질 것 같은 기미가 보이질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젊은 피가 수혈되지 못하니 농촌은 여전히 수십 년 전의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있고,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지적하는 비농업인들의 잘못된 손가락질이 다시 농촌으로 뼈 아픈 화살이 되어 돌아오는 이 기형적 악순환의 구조는 앞으로 더욱 더 농촌의 경쟁력 약화를 가속화하는 악재가 될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는 걸까?
방법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일까?
하는 질문이 메아리 칩니다.
모두가 도시를 떠나 농촌으로 유입되어 농사꾼이 되어야 하는 걸까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이며, 그럴 필요도 없는 이야기겠지요.
과도한 도시화가 현재의 어려운 농촌환경을 만든 주범인 것은 사실이니 적당한 정도의 비율로 도시의 젊은 인력이 농촌으로 유입되는 것은 정말 바람직하고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입니다.
다만 그것을 강제할 수는 없는 일이니 현실적 해결책이 되기 힘든 것이지요.
농촌의 환경이 좋아진 다음 젊은 인력을 유혹하여도 어찌될지 모르는 일인데...
"농촌이 좋아지려면 여러분들이 오셔서 고생해 주셔야합니다"라고 이야기 해봤자 쇠귀를 스치는 경 읽는 소리 밖에 더 될 수 있겠습니까...
농촌으로의 인구유입 보다 더욱 근본적인 해결책이 바로 ‘농업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귀농은 그 다음이죠.
농촌 사랑 실천과, 좋은 농산물을 대우해주는 분위기 역시 농촌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요즘의 사람들은 문제 해결에 접근 하는 방식이 참으로 ‘결과론’적이고 ‘장치적’이란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얼마의 지원금, 세제 혜택, 가산점 등으로 근본적인 관심과 이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여기는 듯한...
저는 예나 지금이나 개인을 변화시킬 수 있는 건 오직 그 개인 자신뿐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규율이나 동기유발, 정책이나 장치가 아닌 마음에서 시작되는 변화.
그것이 아니면 인간은 진심으로 변화하지 않죠.
개인이 변화하지 않으면 집단 역시 절대로 변화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규율과 캐치프레이즈에 동조하는 듯 발 맞춰 걸어가는 ‘한 무더기의 무리’만이 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농촌 문제에 대한 진심어린 걱정과 토론은 농촌과 농업에 대한 진심어린 이해와 사랑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여기...
농사일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며 실천할 수 있는 아주 쉽고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이른바 ‘도시농업’
도시농업이란 이름처럼 거창할 것도 없는 그런 개념입니다.
그냥...
‘농사를 지어보면 농사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다’는 간단한 생각,
‘농사에 대해 잘 알면 재미를 느끼고 더욱 관심을 가질 것이다’라는 당연한 생각,
그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 바로 ‘도시농업’입니다.
농사를 짓자니 땅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도시인들에겐 집은 있을지언정 작물 심을 텃밭 같은 것은 갖기 힘든 게 사실이니 이를 극복하기 위한 쉽고도 진지한 노력들이 이어져 왔습니다.
베란다 농사.
옥상정원.
자투리땅을 활용하는 텃밭 등등.
뉴욕의 도시농업 현장
시카고 시내의 텃밭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한 주택
준비물은 화분과 흙, 종자만 있으면 됩니다.
작물들의 뿌리는 되도록 넓게 뻗을수록 작물들이 건강해지니 되도록이면 큰 화분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꼭 화원에서 판매하는 화분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새우나 게 등을 담는 스티로폼 상자도 훌륭한 텃밭이 될 수 있고, 작은 새싹 채소들을 기를 땐 플라스틱이나 종이 계란판도 훌륭한 밭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화분을 마련하고 나면 종자를 구해야겠죠.
종자는 토종 종자일 수록 좋지만 구하기 쉬운 편이 아니니, 종묘상이나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F1을 구입하셔도 무관할 것입니다.
“F1나빠요~” 라고 말만 하기보다는 그것으로 농사 한 번 지어보는 것이 훨씬 더 가치 있는 경험을 선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종자를 구하실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인근지역 전통 5일장을 방문하는 것입니다.
농부들이 직접 갈무리한 종자들을 싸게 구입할 수도 있고, 제철에 맞는 모종이나... 운이 좋으면 토종종자들도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씨앗 구입하며 키우는 방법 물으면 전문가의 현장감있는 생생한 설명을 들을 수도 있으니 그야말로 최고!!
화분에 심어볼만한 작물들로는 상추, 당귀, 쑥갓, 치커리 등의 쌈채소들과, 고추와 토마토, 그리고 가지 등이 떠오릅니다.
무나 배추같은 작물들도 얼마든지 키울 수 있지만,
키우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부피가 커 많이 키울 수도 없어서 수확의 재미가 덜합니다.
고추, 상추, 토마토 등은 키우는 동안 내내 거둬다 먹으며 그 재미에 흠뻑 빠지실 수 있는 작물들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제 흙을 구할 차례입니다.
농사를 지을 때... 포트에 모종을 키운다든가 중요한 작물을 심을 때 사용하는 흙을 보통 ‘상토’라 부릅니다.
일부의 농가는 아직도 산에서 좋은 부엽토 퍼다가 직접 상토 만들어 쓰시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종묘상이나 원예상에서 판매하는 ‘수도용 상토’라는 것을 구입해 사용합니다.
도시의 꽃집(화원)에도 모두 판매할 것입니다.
상토를 마련하여 화분에 채워 주어도 되고, 아니면 근처 아무 곳에서나 눈에 띄는 흙을 구해다 담으셔도 됩니다.
이 때 참고하실 것은...
흙은 십중팔구의 확률로 ‘검은 빛’을 띄는 흙이 양질의 양분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흙의 빛깔을 검게 만드는 것은 대량의 유기질인데, 유기질이 풍부해야 땅 속 미생물 등이 그것을 먹이삼아 활발히 활동하기 때문에 흙이 건강해지고 더불어 작물이 잘 자라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검은 빛의 흙을 발견하시면 두 번 망설이지 말고 다가가 퍼 오시길 권장합니다. 물론 지렁이도 함께 구하여 흙에 넣어주시면 더욱 좋구요.
식물의 먹이는 유기물이 아닙니다.
유기물을 먹이로 삼는 건 곤충과 미생물들이고 녀석들의 시체나 배설물이 무기질인데, 그 무기질이 바로 식물의 먹이가 되기 때문입니다.
지렁이는 땅을 건강하게 하는 ‘하늘이 내려주신 수호자’입니다.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화분에 건강한 흙을 채우고 종자 마련하였다면
서슴없이 흙에 씨앗 뿌리면 제대로 된 농사가 시작되게 되는 것입니다.
농부가 되는 것이지요.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농사가 참 쉽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밥로스 아저씨
이러한 방법 외에... 보다 직접적이고 강렬한 체험을 원하시는 분들은 주말농장을 해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인터넷 포털에 ‘주말농장’이라 검색하면 많은 정보들을 접할 수 있고, 많은 분들이 이러한 것이 있다는 사실은 잘 알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아는 것과 경험해 보는 것은 다른 것이니...
조금의 관심만이라도 가지고 계셨다면 지금이라도 실천해 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제가 소박한 블로그를 하나 운영하고 있는데, 저희 블로그 이웃들도 전업 농부님들 빼고는 거의 모두 주말농장을 운영하고 계신 분들입니다.
그 분들은 그곳에서 그동안 몰랐던 많은 배움과 즐거움을 얻고 계시는 듯 하구요~^^
베란다-옥상 농사이든,
주말농장이든 관계없이...
직접 파종하고 작물 가꾸는 농사일을 시작하셨다면
반드시 지켜주셔야할 의무와 책임을 부여받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도시인의 재기발랄한 아이디어의 제안과 공유’이죠.
직접 농사일하다 보면 굉장히 많은 의문과 어려움을 접하게 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정보를 찾으며 다른 이의 도움을 받게 될 것이고, 결국 문제를 해결하고 좋은 방법까지 찾아냈다면 이제 그 정보로 남을 돕게 될 것이고요.
요즘은 디카도 많이 보급되어 있고 개인 미디어(블로그, 카페, 미니홈피 등)들도 활발하게 운영 중이신 분들이 많으니 자세한 사진과 함께 각자의 경험과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공유하다보면, 보다 쉽고 즐거운 도시농업의 길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더불어 농사와 농업현실에 대해 보다 깊은 이해와 사랑을 키울 수 있게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농촌과 농업의 미래는... 역설적이게도 도시인들에게 달려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아니... 그렇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혁명을 표절하라]라는 책이 있습니다.
[혁명을 표절하라] 도서출판 이후
‘트래피즈 컬렉티브’라는 이름아래 하나로 뭉친 사람들이 만든 책입니다.
‘트래피즈 컬렉티브’는 보다 ‘정의로운 사회 구현’이라는 쌍팔년도 소년만화에나 나올 것 같은 낯 뜨거운 구호를 기치로 삼아 세계적인 활동을 하는 단체인데요...
이들이 ‘정의 사회 구현’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대안 이념’이나 ‘캐치프레이즈’ 혹은 ‘국제적인 여론몰이’나 ‘학문적 연구’ 등이 아닌, ‘개인의 평범한 실천’이라는 점에서 흥미를 끄는 존재입니다.
그들의 책 [혁명을 표절하라]에는 그들의 주장대로 ‘쉽고 재미있는 생활 속 실천’들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가득’담겨 있습니다.
자유주의 경제체제의 불합리와 세계화의 무서운 미래, 강자독식의 사회구조와 참된 교육의 부재 등에 대해 무겁고 진지한 이야기를 하다가도, 그 해결방안으로 텃밭 농사와 재래식 화장실 만드는 방법, 손수 만들어 쓰는 온수 시스템과 건강하게 사는 방법 등을 이야기하는 그 엉뚱하고도 깊이 있는 ‘현실인식’이 참으로 인상 깊었던 책입니다.
여러분들도 시간 있으실 때 한 번쯤 탐독해보시길 권해드리며 그 책의 내용 중 기억에 남은 이야기를 전해 드려볼까 합니다.
감자 타이어
폐타이어를 하나 구해다 앞 마당에 놓고 흙을 채워 넣는다.
그곳에 감자 2~3개를 심고 푸른 잎이 흙 밖으로 고개를 내밀면 그 위에 타이어 하나를 더 얹은 다음 다시 흙을 채워 넣는다.
다시 푸른 잎이 올라오면 타이어 얹고 흙을 채우기를 반복해 타이어가 5개 정도 쌓이면 그대로 두고 감자를 기른다.
그리하면 타이어 안의 흙을 가득 채운 싱싱한 감자를 무척 많이 수확할 수 있다고 한다.
넓은 텃밭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도 실천할 수 있는
아주 재미있고 효율적인 방법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에서 읽자마자 실천해보고 싶어 온 몸이 근질거리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퇴비 통 만들기
- [혁명을 표절하라] 中
위와 같은 그림을 따라 철망이나 철사, 혹은 나무 상자와 경첨을 활용해 원하는 크기의 퇴비통을 만들면 도시농업에서도 훌륭한 퇴비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
퇴비의 썩는 냄새는 공기가 충분치 않거나 수분이 지나칠 때 생기는 문제인데, 그럴 땐 거칠고 건조한 재료를 첨가해주고 내용물을 뒤집어 주어 공기가 잘 들어가 호기성 세균들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좋다고 한다.
또한 암모니아 냄새가 나는 것은 퇴비에 녹색식물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질소과잉이나 탄소부족 현상이 생겨 발생하는 문제인데, 이럴 땐 지푸라기-종이-톱밥 등의 갈색물질을 넣어주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한다.
이 점을 잘 활용하면 비록 도시농업이라는 한계 속에서 이어가는 농사라 하더라도 남부럽지 않은 퇴비도 만들어 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들이 제안하는 방법들이란 것이 죄다 이렇게 쉽고 간단한 것들이니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요즘은 씨앗을 밭에 직파하는 방식보다는 모종을 키워 밭에 옮겨 심는 방식이 주로 행해집니다.
더운 날씨를 좋아하는 작물의 새싹을 비닐하우스에서 키워내기 위한 것도 있고, 텃밭의 로테이션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그리하기도 합니다.
이전 작물을 하루라도 더 키우고 싶을 땐 다음 작물의 모종을 포트에서 키우고 모종이 자라 밭에 옮겨 심을 때가 되었을 때 이전작물 뽑아내는 식으로 말이죠.
상추나 토마토를 베란다에서 키워보고자 하실 때도 아마 다들 모종을 사다 키우기를 권장할 것입니다.
씨앗을 새싹 틔워 모종으로 만드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지요.
이 때 사용하기 적합한 아주 훌륭한 포트가 바로 플라스틱 계란판입니다.
이런 계란판 말이죠~
플라스틱 계란판에는 거의 모두 뚜껑이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약간의 색이 들어가 있어도 거의 투명한 재질로 되어있고요.
계란판의 아래에 흙을 채우고 씨앗을 뿌리면 포트에 씨앗 뿌린 것과 같습니다.
여기에 계란판의 뚜껑을 닫아주면 보온 보습의 비닐하우스 효과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주부들 보시는 프로그램에서 봤던 것인데, 탁월한 효과에 감탄한 적이 있는 확실한 아이디어 였습니다.
상상력과 실험정신만 있으면 세상의 모든 것들이 농사에 활용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도시농업에 관한 정보들을 검색하며 만난 많은 블로거들과 도시농부들은 컵라면 용기를 텃밭으로, 우유팩을 물조리개로, 아파트 화단의 낙엽들을 피복물로 사용하며 멋진 농사들을 짓고 있었습니다.
기적의 사과 기무라 아키노리 선생은 빈병을 반으로 잘라 화분삼고, 나무젓가락을 경운기 삼아 그 흙을 갈고 그곳에 농사실험 했었다고 합니다.
태평농 이영문 선생은 포트에 볍씨 심어 수많은 토종 벼종자를 지켜오고 있다고 합니다.
그와 같이 작고 소박한 실천에서 많은 도시 농부들이 노하우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도시농부들의 대인배적 마인드로 인해 인터넷과 입소문을 통해 점점 더 많은 새내기 농부들의 길잡이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아주 일부의 작은 시작일 뿐인데도 많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더욱 많은 이들이 함께 한다면 생각지도 못한 엄청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또한 강하게 들었습니다.
이렇게 공유된 정보와 네트워크로 많은 사람들이 도시농업을 실천한다고 상상해 보십시요.
그 중 몇몇은 농사에 경제권이 달린 전업농이 아니라는 이유로 한가롭게 F1에서 얻은 종자를 이듬해에 다시 심어볼지 모를 일입니다.
그렇게 F2, F3를 거치며 유전자 속의 원형을 기억해내 이듬해에도 종자를 얻을 수 있는 토종종자를 복원할지 모를 일입니다.
또 다른 몇몇은 ‘환경 파괴적’이지 않은 어떤 방법으로 베란다 농사 지어봤더니, 이전의 두 배 가까운 소출을 얻을지 모를 일입니다.
그리고 그 방법을 공유하고 함께 실천해보니 다른 농부들까지 모두 소출이 두 배로 늘어날지 모를 일입니다.
소수의 몇몇은 생각과는 다르게 처참한 결과로 소출 하나 얻지 못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래도 경험을 바탕으로 농사일의 어려움을 실감하여 마트에서 채소 구입하며 왠지 모를 고마움과 미안함을 느낄지 모를 일입니다.
그것이 농사와 농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발전할지...
정말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아무도 장담 못하는데 저는 왠지 그리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가슴이 두근반 세근반 합니다.
찌질하게 말이죠...
혹자는 이리 말할지 모르겠습니다.
도시인의 절반 정도라도 제 손으로 상추 길러 먹는다면,
상추를 파는 농가가 거의 전부 파산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럴 수도 있겠지요.
득과 실은 언제나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추 농사 지어본 어설픈 도시 농부는 대신에 농사일에 관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날씨에 귀 기울이게 될 것이고, 채소 값 이야기에 그 해의 작황을 가늠하게 될 것입니다.
농사일에 대해 알아가는 만큼 농촌이라는 공간에 더욱 마음을 열게 될 것이고, 그곳에 만연해 있는 문제를 더 이상 남의 이야기로 치부하며 넘어가지 않게 될 것입니다.
시장경제의 논리로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리는 한국 농업의 현실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자연과 농사에 대해 더욱 많은 이야기들을 전해주는 부모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베란다, 혹은 옥상, 혹은 그 이외의 공간에 있는 자신의 작은 화분에 씨앗을 뿌리는 것으로부터 시작될 것입니다.
아는 것과 경험해 본 것은 다릅니다.
‘앎’은 ‘지식’으로 끝날 수 있지만,
지식에 ‘경험’을 보태어 사고한다면 그것은 이내 ‘지혜’가 될 것입니다.
지혜로운 국민이 우리 농업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기가 어렵습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긴 글 지금까지 적어내려 온 이유이자 즐거움이었습니다.
그동안 재미없는 글 읽어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농사 이야기는 이것으로 마무리 짓겠습니다.
모두들 언제나 건강하시길 소망해봅니다.
멋진 도시농부들이 되시길 기원하며...
젊은 농부.
자연에서 자라고 있는 저희 딸아이에겐 아빠의 구구절절한 이야기가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첫댓글 항상 좋은글 잘보고갑니다. 복많이 받으십시요. 신년 얼굴 마주치기는 없나여?
새해 건강하시고 두루 평안하시기 바랍니다. 아무떄라도 만나자 하면 만날수 있겠지요?
근데 뉘신지 잘 모르겠어요. ㅋ
쉽고 재미있게 농사짓는 방법이 많군요. 작년 실패를 딛고 올해는 재도전해보겠습니다.
^^* 우와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