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는 소확행이다>
택배 배송 알림 문자에 한번 쯤 기쁘고 설레어 본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여러 쇼핑몰을 검색한 후 본인이 원하는 물건을 구매하고 택배를 기다리는 마음, 그 마음은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을 기대하는 어린아이와 비슷하다.
대한민국은 택배공화국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많은 품목을 택배서비스를 통해 주고 받고 있다. 우리 국민의 1인당 택배 이용 건수는 통계청 자료 ‘한국의 사회동향 2020’에 따르면(2020년 12월) 2010년 25건에서 2019년 54건, 코로나가 유행한 2020년 99건으로 늘었다. 15세 이상 경제 활동인구는 평균 주 2회 택배를 이용했다. 이 이용건수는 세계 주요국과 비교해도 월등히 많다. 국제 컨설팅업체 맥킨지 보고서(2020년 9월)에 의하면 중국 70건(베이징, 상하이 기준), 독일 24건, 영국 22건, 미국 21건, 아일랜드 15건, 오스트리아 14건, 네덜란드 12건 등으로 한국보다 인구가 많고 국토면적이 넓어도 택배이용건수는 한국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세계 곳곳에서 생필품 사재기 전쟁이 일어났을 때도 한국에서는 이런 사재기 현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사재기를 하지 않아도 택배를 통해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믿음을 바탕으로 사람들은 수많은 종류의 물건을 택배로 받고 있다. 식품, 의류, 생활용품은 물론 손상되기 쉬운 소형가전이나 조립이 필요한 가구들도 택배가 취급하는 주요 품목이다. 조립의 번거로움이 있지만 소형가전, 가구의 구매는 어쩔 수 없는 대세인 것 같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오프라인보다 확실히 싼 가격이다. 나의 수고를 뛰어넘는 가격차이. 그것은 소비자의 입장에선 놓칠 수 없는 메리트이다. 둘째는 손재주가 없는 누구라도 충분히 DIY가 가능할 것 같은 광고문구이다. ‘야! 너도 할 수 있어’라고 말하듯 너무 쉽게 쓰여진 그 문구는 왠지 모를 자신감마저 부추긴다. ‘Do It Yourself 그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야’ 온라인 마켓은 그렇게 말하며 DIY 초보자를 만든다. 좌충우돌 DIY 체험기는 TV 예능프로그램의 단골메뉴이기도 하다. 그만큼 공감하는 시청자가 많다는 뜻일 것이다. 나와 가까운 가족 중에도 이런 경험을 가진 사람들은 많다. 서랍장을 조립하다 선반 하나만 거꾸로 끼워 웃음을 주거나, 반나절 이상 조립과 씨름하다 다른 이의 도움을 청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DIY 과정에는 즐거움이 동반된다. 성공하지 못한 좌절감보다 시도해 본 경험이 주는 즐거움, 주문하고 기다리고 만들어 본 사람만이 갖는 즐거움이다. 선반 하나를 뒤집어 조립한 이모는 이 세상에 하나뿐인 가구라며 흐뭇하게 자랑했다. 스스로 만들어 낸 자신의 작품이라고 너스레까지 떨면서.(1371자)
요지: 택배는 소확행이다. 두근거리는 기다림과 기대만족의 상품인가를 검증하고 만들어 나가는 시간이 소소하지만 확실하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첫댓글 정확한 통계 자료를 사용해서 이해하는데 더 쉽고 더 잘 이해 할수 있었고 소형 가전이나 조립이 필요한 가구들을 택배로 구매하는 이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 글을 읽어보니 정말 오프라인 보다 더 저렴하고 DIY 과정에는 즐거움이 따르는 것이 정말 맞는 것 같다고 느꼈다. 택배의 문제점만 생각했는데 이 글을 통해서 택배로 인한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내용이 정말 좋았던 것 같아.
나도 이 글에서 나온 것 처럼 택배를 기다릴 때 매우 설렜던 적이 많아서 공감이 갔어. 그리고 1인당 택배 이용 건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높은 결과가 나와서 굳이 택배로 시키지 않아도 되는 것들은 내가 스스로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어.
정확한 수치가 이 글의 신뢰성을 높여주어서 좋았어. 택배는 부정적인 것이라는 글 사이에 이런 긍정적인 글도 있다는거에 놀랐어. 내 글은 우리의 이기심이 악습을 만드는것에 초점을 두었지만 네 글은 힘든 사회에 택배란 행복이 있다는 거에 초점을 둔거와같이 역시 한쪽으로만 바라볼수없다는 깨달음을 얻었어
@김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