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 시리즈 이번엔 밀면 편입니다.
제 고향이 부산인데요, 부산에는 평양냉면을 즐기는 문화가 없습니다.
부산 뿐 아니라 남쪽 지방, 영호남 전체를 털어도 평양냉면 전문점을 찾기가 힘들죠.
자극적인 간을 기본으로 하는 남도의 식문화가 평냉의 슴슴함의 받아들이기 어려웠기 때문일 겁니다.
대신 이쪽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함흥냉면 계열의 비빔냉면류와 새콤달콤한 육수의 물냉면이 주류를 이루죠.
이런 맥락 하에서 부산권에서 함흥냉면의 변종으로 생겨난 음식이 바로 밀면입니다.
흥남철수 때 부산에 정착한 함경도 실향민들이 바닷가에서는 구하기 힘든 전분 대신 미국의 원조 덕분에 대중화된 밀가루를 이용해 비빔면을 만들어 팔기 시작하면서 밀면이 부산을 상징하는 음식으로 자리잡게 된 거죠.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갈 포인트는 같은 밀가루 베이스이지만 밀면은 우리가 잘 아는 소면과는 다르다는 점입니다.
잔치국수 재료인 소면보다 밀면이 색깔이 짙고 탱감이 더 크죠.
약간의 전분을 섞어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근본적인 차이는 제조법에 있습니다.
밀면은 냉면처럼 틀에 넣고 눌러서 구멍으로 뽑아내는 방식이고, 소면은 중국집 수타면처럼 길게 늘여 만드는 방식입니다.
전자를 압면, 후자를 납면이라고 하는데, 압면(밀면)은 눌러서 만들기 때문에 납면(소면)에 비해 내부에 공기가 적죠.
밀도가 높다는 뜻입니다.
더 탱탱하고 식감이 쫄깃한 이유죠.
부산에서 밀면이란 음식의 위상을 알 수 있는 가장 큰 예는 부산의 제1호 식당이 바로 밀면집 <내호냉면>이란 사실입니다.
전국을 따져도 종로의 <이문설농탕>, 나주의 <하얀집>에 이어 3번째 오래된 식당이죠.
그 외에도 <개금밀면>, <가야동밀면> 등 부산의 여러 밀면 명가들이 서울에 분점을 냈었지만, 유감스럽게도 서울 시장에 안착하지는 못했죠.
아마도 냉면과 소면의 틈바구니에 낀 어정쩡한 상황을 돌파하지 못하고, 독립적인 국수 장르로서의 포지셔닝에 실패한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 살아남은 거의 유일한 밀면집이 부산 초읍에 본점이 있고, 충무로에 분점을 낸 <가온밀면>입니다.
밀면의 본고장 부산에서 메이저는 아니지만, 그나마 서울에서 맛볼 수 있는 부산 밀면의 최선은 이 곳 밖에 없는 듯 하네요.
탄수화물 충분히 흡입한 후, 전통의 곱창 명가 <서대문곱창>에서 2차로 단백질과 지방 보충하겠습니다.
충무로 곱창 골목은 이 집의 개업이 그 발단이었죠.
충무로에 있는데 상호가 왜 서대문인지 함께 가서 알아보겠습니다.ㅎㅎ
1. 일시 : 9월 1일 목요일 7시 30분
2. 장소 : <가온밀면> (3호선/4호선 충무로역 6번출구 4분 거리)
3. 회비 : 1차 6천원, 2차 17천원 (주대 별도, 비주류 우대)
4. 인원 : 3명 이상
5. 참석 댓글은 공개로 해 주시고, 저와 전번 교환 없으신 분들만 비밀 댓글로 연락처 반드시 적어 주세요.
선착순이 원칙이지만 벙주확정자벙개입니다.
확정 여부는 최대한 이른 시간에 알려 드리겠습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모시지 못하는 분들께도 직접 연락드려 설명과 사과말씀 전하겠습니다.
다른 스케줄 잡으실 수 있도록 신속한 답변이 벙주로서 최소한의 예의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