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연구회에서 이번에, 쓰기 좋고 너무 비싸지도 않은 개량 철전을 새로 제작했습니다.
몇 년 전 파주의 영집궁시박물관이 일본에서 나온 문헌자료에 근거하여 복원한 육량전이 지나치게 굵고 무거우며 값도 비싸서 실용성이 많이 떨어지기에, 우리 시대에 맞게 개량한 것입니다. 무엇보다 촉만 여섯냥으로 만들어 살 전체 무게가 8~9냥 나가는 것은 문제가 있지요. <조선의 궁술>과 일반적 관행을 따라 (촉을 포함한) '화살 전체' 무게를 여섯냥, 넉냥으로 만드는 게 맞다고 봅니다.
이번에 저희가 만든 것은 정확히 말씀드리면 철전 가운데 장전長箭은 아니고, 육량전(여섯냥, 225g)과 아량전(넉 냥, 150g)입니다. 살대 지름은 8mm, 촉을 포함한 전체 길이는 1m가 조금 넘습니다.
옛날 무과시험에서처럼 육량전을 80보(96미터) 이상 보내기 위한 실험과 연습을 위해서,
그리고 새로운 활쏘기 대회 개최를 위해서, 정확한 무게와 적당한 무게중심에 초점을 맞추어 만들었습니다.
재료로는 살대는 스텐레스를, 촉은 황동을 썼구요... 오늬는 그냥 살대 끝을 바로 깍았습니다.
을지로에 있는 선반공 사장님을 잘 구슬러서(?) 여러 번 시행착오를 거치며 그런대로 괜챦은 살대/촉 무게 조합을 찾아 FOC를 17정도로 겨우 맞추었네요.
이번 정기모임에서 테스트를 거쳐 보완할 점을 좀더 고쳐서, 앞으로 저희가 대회를 개최하게 되면 사용할 예정에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첫댓글 참고로 덧붙이면, 며칠 전 있었던 파주 금호정 사두 취임식에서 번외 이벤트로 이 화살을 가지고 각 정 대표가 1발씩을 쏘는 간단한 시합을 했었습니다. 이번에 새로 되신 금호정 사범님께서 일전에 이웃정인 저희 광무정에 오셨다가 몇 년 전에 플라스틱(FRP)으로 만들었던 삼량전을 보셨는데, 그걸 기억하셔서 이번 취임식 때 써보려 하니 빌려달라고 하신 것이지요. 마침 새로 개량 철전을 만들었던 차에 그것도 빌려 드려서 시합에 사용한 것입니다. 취임식에 참석한 많은 활꾼들이, 아량전(남자)과 삼량전(여자)을 이용한 멀리 쏘기 시합에 흥미있게 참여하고 구경을 하였습니다.
수고 많으셨네요. 쉬운 작업은 아니었을텐데요. 철전을 활용한 대회를 열게되면 참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옛 문헌엔 육량전이 촉만 여섯냥이라는 것과 살대까지 여섯냥이란 것이 다 나온다고 들었는데, 제 생각에도 <조선의 궁술>을 따라 관레대로 전체를 여섯냥으로 보는것이 맞을 듯하네요. 여섯냥만 해도 80보를 보내기가 쉽지 않을텐데 9냥 짜리를 가지고 뭘 얼마나들 하시려고...ㅎㅎ
취임식때 아량전 시합은 어떻게 되었는지요? 사람들이 몇 파운드 활로 몇 미터나 보냈는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이번 모임에서 하실 예정인 육량전 테스트도 상당히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모두가 45파운드 활로 냈는데, 아량전을 보통 7~80미터를 보냈고, 1,2등 한 궁사가 처음엔 88미터, 두 번째 비교사에선 94미터를 비슷하게 보냈지요. 육량전은 그날 쏘지 않았습니다.
이번 철사연 모임에서 80파운드 막막강궁으로 육량전을 얼마나 보낼 수 있을지 저도 궁금하네요^^ 80파운드를 제대로 만작하는 궁사가 드물긴 하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