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 6월 강남에 있던 백화점이 무너졌다. 삼풍백화점 붕괴, 그 1년여즘 성수대교가 무너졌던 기억도 채 사라지지 않았었다. 지진이나 전쟁과 관련된 뉴스를 볼 때 건물이 기울어지고 무너진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모습보다 더 처참하게 무너져버린 백화점 건물은 현실 같이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초 압축경제를 이루고 부자나라가 되었다고 자타공인한다. 그러나 초압축에 대한 부작용도 만만치는 않았다. 안전보다 먼저 실적, 빠른 완성이 최고라 생각했다. 그런이유로 삼풍백화점은 무너졌다. 나는 강나이란 동네를 잘 모른다. 서울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고 있지만, 외곽지역에 살고 있어 사대문안 시내, 강남을 모르고 살아왔다. 강남사람들의 삶은 나와 다르구나 하면서 강 건너 불구경하듯 살았다. 이 소설에선 무너진 백화점을 건설한 사람, 그의 두번째 부인, 강남에 뛰어든 조폭과 부동산업자, 그리고 백화점 아동복매장에 근무했던 여직원에 대한 스토리가 나온다. 백화점 사장은 일제시대 일본부대 정보부 관속으로 있다. 해방되자 미군 정보부 관속이 되어 우리의 일그러진 역사의 뒷길에서 자산을 형성하고 부를 이뤄냈지만 마침내는 백화점 붕괴를 맞이한다. 그 두번째 부인은 호스티스 출신으로 얼굴과 몸으로 세월을 살다, 백화점 붕괴에 묻혀 사망한다. 조폭과 부동산업자는 부와 권력에 기생한다. 백화점여직원은 붕괴에 묻혔지만 최후 생존자가 된다. 작가의 말대로 우리의 압축 성장과 빠르게 변한 시대를 한 권의 책으로 써내기는 쉽지 않을것이다. 그러다보니 몇몇 인물들을 대표적으로 적시 했을것이다. 그러나 더 많은 사람들의 평범함이 사회와 국가를 받혔고 지금을 이루워냈다. 장자의 말처럼 한잠 잘자고 일어나니 힌머리더라고 아무리 발버둥처도 가는길은 똑 같다. 그렇다면 꿈이라도 실컷 꾸고 가는것도 나쁘지는 않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