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숲으로님이 비자림로에서 벌목이 중단되었다는 기쁜소식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팔색조와 긴꼬리딱새에 치중한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기분 나쁘죠 ᆢ팔색조랑 긴꼬리딱새만 새입니까 ㆍ
두견이도 있고 황조롱이도 있고요 그곳에 다들 있죠
두점박이사슴벌레도 있고요
애기뿔소똥구리는 또 왜 가만있어요 ㆍ다들멸종위기종에 천연기념물입니다
다들 이름한번이라도 불러주세요 "
이어,
"울릉도와 제주추자 ㆍ본섬등에서 관찰되는 흑비둘기도 잘봐주십서.
흑비둘기도 천연기념물로 있수다"
또,
"오늘벌칙으로 솔부엉이나 칡부엉이 비자림로에 분명 울텐데 그것 녹음해옵서."
"이제 차가 없어서... 좀 힘듭니다. 여튼 근처 오름에 가서 녹음 시도해보죠. "
괜히 그렇게 대답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오름에 0시 30분 즈음에 도착하여 약 3~40분을 앉아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호랑지빠귀 소리만 들었는데 이번같이 집중해서 듣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름을 가기 위해 큰 길을 건널 때 이들이 아주 멀리서 서로 교신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전 두 개체가 서로 높낮이를 다르게 우는 것으로 생각을 바꿨었는데 그것이 아닐 것이라는 쪽으로 확신이 섰다. 잘 들어보니 숨을 쉬고 뱉는 것이 한 개체임에 틀림이 없고 단 한 번도 숨쉬는 시간조차 겹치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낮에는 비둘가 한 쌍이 오랜만에 날아들어와 짝짓기를 했다. 초봄에 연애를 하는 비둘기가 있었는데 이들은 다른 비둘기와 달리 경계를 많이 하지 않아 특별한 느낌이 들었었다. 그중 하나는 약 2미터 정도만 유지되면 편안히 자기 볼 일을 내 옆에서도 했었다. 오늘 본 두 마리의 비둘기들도 편안해 보였다. 깃 색깔은 바뀐 것 같은데... 나중에 두 비디오를 살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