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나라의 태자 단(丹) 연나라의 마지막 군주인 희(喜)의 아들인데 판단착오로 인하여 나라를 멸망에
이르게 하였다.
단은 어린 시절 조나라에 인질로 가 있었다.
같은 시기 진시황 영정도 조나라에 인질로 와 있던
아버지 자초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어린시절을
보내고 있었다.
둘은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가까운 친구 사이가 되었다.
후일 성인이 된 단과 영정은 각자의 고국으로 돌아간
다.
귀국 후 단은 신분에 특별한 변화가 없었지만 영정은
왕에 오른다.
영정은 막강한 국력을 바탕으로 이웃 국가들을 차례로
점령하여 마침내 진시황제라 칭한다
(연나라 태자 희단)
진시황제가 한창 기세를 떨치고 있을 무렵 태자 단은 진나라에 볼모로 잡혀와서 진시황제를 보자
죽마고우를 만났다는 반가운 마음에 아는 체를 한다.
인질이라는 자신의 신분도 잊은 채 제대로 예도 갖추지 않았다.
하지만 진시황제는 조나라에 인질로 잡혀와 있던 그 옛날의 정이 아니라 중국
통일을 목전에 둔 진나라의 황제였는데도 단은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단은 진시황제에게 옛정을 생각해서 자신을 연나라로 돌려보내 달라고 말한다.
그러자 진시황제는 ‘까마귀 머리가 하얗게 되고 말 머리에 뿔이 돋으면 보내주
겠다.’고 말한다.
끝까지 돌려보내주지 않겠다는 말이다.
일어날 가능성이 전혀 없는 변화된 관계를 성찰하지 못한 태자 단의 비극은
(진시황제)
이 때부터 시작된다.
죽마고우에게 배신당했다는 생각에 태자 단은 진시황제에게 원한을 품게 되고 암살할 계획을 세운다.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연나라로 도망쳐 온 태자 단은 오랜 준비
끝에 형가(荊軻)라는 자객을 고용, 암살을 준비시킨다.
형가는 원래 위(衛)나라 사람이었지만 연나라로 가서 개백정과
‘축(筑)’을 잘 타는 고점리(高漸離) 등과 자주 어울렸으며 사람됨이
침착하고 글 읽기를 좋아했다.
검을 다루는 솜씨도 뛰어난 문무를 겸비한 선비이자 협객이었다.
연나라의 은사(隱士)였던 전광이 형가의 인물됨을 알아보고 그와
친분을 두텁게 쌓았다.
태자 단은 전광을 만나 진시황제 암살 계획을 말하고 도움을 청하
니 전광은 자신보다는 형가가 더 적임자라며 형가를 추천한다.
(형가의 상)
형가는 몇 차례 사양했지만 태자 단이 워낙 간곡하게 부탁하자 결국은 허락한다.
전광은 형가를 소개한 후 태자 단이 비밀이 누설될까봐 자신을 의심하고 있음을 눈치 채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단은 형가를 상경(上卿)으로 삼고, 극진하게 대접한다.
형가는 태자 단에게 일을 성사시키려면 번오기(樊於期) 장군의 목과 독항(督亢)의 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번오기 장군은 진시황제에게 죄를 짓고 연나라에 망명해온 진나라 장군으
로 태자 단이 신하들의 만류를 무릅쓰고 거두어들인 인물이었으며, 독항은
연나라의 영토 중 진나라가 가장 탐 내고 있는 지역이었다.
태자 단이 머뭇거리자 형가는 스스로 번오기 장군을 찾아가 사정을 말하고
그의 목을 얻어내고 독항의 지도까지 챙겨 떠날 채비를 한다.
태자 단은 황금 1백 근을 들여 조나라 사람 서부인(徐夫人)이 가지고 있던
비수를 사들여 독을 묻힌 후
형가에게 주는데 그 비수는 살짝 스치기만 해도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예리한 비수였다.
모든 준비가 끝나 출발 당일 아침이 되었지만 형가는 출발을 하지 않고
있었다.
(번오기)
단이 그 이유를 묻자 형가는 자신의 친구 가운데 번오기 장군의 목이 든 상자와 독항의 지도를 진시황제에게
받칠 배짱이 두둑하고 믿을 만한 친구 하나를 물색해 두었는데 그를 기다린다고 말한다.
형가는 친구의 집이 워낙 멀어 도착이 좀 늦어지고 있는데 그가 도착하면 바로 출발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태자 단은 이 때 다시 한 번 판단 착오를 하는데 형가의 친구보다는 자신이 추천하는 진무양이라는
사람을 데리고 가라고 한다.
진무양은 열세 살에 살인을 한 적이 있어 연나라 사람들이 감히 그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다.
단은 진무양에 대한 시중의 이런 평을 곧이곧대로 믿고 그를 데리고 가라고 말한다.
그러자 평소 진무양에 대해 잘 알고 있던 형가는 단을 질책하며 이렇게 말한다.
“태자께서는 어찌 무양을 보내려고 하십니까? 그는 풋내기입니다. 비수 한 자루를 들고 무슨 일이 벌어질
지 예측할 수 없는 강한 진나라에 들어가는 와중에 제가 출발을 미루고 있는 까닭은 믿을 수 있는 제 친구
를 기다려 함께 가고자 해서입니다.” <사기 자객열전>
하지만 태자 단은 형가를 의심한다. 그가 시간을 끌고 있다고 생각하고 형가의 친구가 아니라 진무양을
데리고 출발하라고 재촉한다.
형가는 단에게서 시간을 끈다는 의심을 받자 더 이상 친구를 기다리지 않고 길을 나선다.
그리고 역수(易水)에 이르자 도조신(道祖神)에게 제사를 지내고 비장한 각오를 담아 노래를 불렀다.
‘바람소리 쓸쓸하고 역수는 차갑구나. 장사가 한 번 가면 다시 돌아오지 못하리.
= 風蕭蕭兮易水寒(풍소소혜역수한) 壯士一去兮不複還(장사일거혜불부환)=’
평소 친하게 지내던 고점리가 축을 타고 형가가 화답해 노래를 불렀는데, 노래 소리를 들은 모든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고 한다.
진나라에 도착한 형가는 마침내 진의 궁궐에서 진시황제를 마주한다.
형가는 침착한 어조로 번오기 장군의 목과 독항의 지도를 바쳐 연나 라와 진나라의 우호관계를 회복시키고자 한다고 말하니 진시황제는 반색을 하였다.
형가는 진무양에게 번오기 장군의 목이 든 상자와 독항의 지도를 진시황제에게 바치라고 말한다.
하지만 진무양은 이 때 사시나무 떨 듯이 온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도무지 걸음을 떼지 못한다.
열세 살에 살인을 했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자객 형가에게 딸려보낸 태자 단의 판단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형가)
진무양이 벌벌 떠는 것을 보고 진시황제와 주변의 신하들이 경계심을 나타내자 형가는 웃으면서
‘촌놈이 대국의 황제 앞에 서니 오금이 저리는 모양’
이라고 말한 후 자신이 직접 상자와 지도를 들고 가서 진시황제에게 바친다.
그리고 진시황제가 지도를 확인하려는 순간 옷소매자락에 감추고 있던 비수를 꺼내 진시황제의
가슴을 찌른다.
(형가와 지시황제)
그러나 진시황제가 재빠르게 몸을 비키는 바람에 저격에는 실패한다.
곁에 있던 진시황제의 시의가 약통을 형가에게 던져 형가가 눈을 뜨지 못하고 있는 틈을 타서 황제는
궁궐 기둥 뒤로 숨는다.
형가는 진시황제를 향해 비수를 던지지만 칼은 구리 기둥을 맞추고 튕겨져 나온다.
형가가 칼을 놓치자 진시황제는 등에 차고 있던 칼을 뽑아 형가의 왼쪽 다리를 잘라버린다.
뒤이어 신하들이 우 몰려들어 형가의 숨통을 끊는다.
태자 단의 어설픈 판단 착오로 형가는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 채 죽음을 맞고, 연나라는 거센 후폭풍에
휩싸인다.
시황제는 크게 노해 병력을 동원 연나라를 친다.
연나라 왕은 태자 단의 목을 진시황제에게 바쳐 용서를 구했지만 상황을 돌이킬 수는 없었다.
그 후 진나라는 연왕 희를 사로잡고 연나라를 멸망시킨다.
자객 형가의 진시황 제 암살 사건은 연나라의 멸망을 재촉했다.
첫댓글 도움을 베풀 때는 행복한 느낌이듭니다. 늘 선한 일을 해야하며 항시 겸손과 배려로 이웃을 대할 때
저도 모르게 자원 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베풀게 됩니다. 언제나 온화하며 겸손하게 모든분들을
기쁘게 할 수 있는 하루하루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제가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다는 사람들을
늘 기억하고 감사해야 되겠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외면하지 말고 도와줘야 합니다.
남이 잘 되도록 도와줘야 저도 잘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