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추 제29편 사전(師傳)
사전(師傳)이란 스승으로부터 직접 전수되는 비전을 뜻한다. 치법의 원칙, 귀족을 치료할 때의 주의, 춘하추동에 있어서의 치병의 선후, 음식 의복의 한온, 5장 6부를 몸의 외관으로 망진하는 방법
황제께서 말씀하셨다.
옛 스승들은 비전을 이심전심으로 전수하여 서적에는 남기지 않은 것으로 듣고 있소. 나도 이 비전을 선생으로부터 전해 들어서 이를 마음 깊이 새겨 실천하려고 생각하오.
그리하여 나아가서는 백성을 다스리고, 자아께는 스스로의 몸을 닦는 지침으로 삼으며, 이로써 만민이 병고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어 상하는 친화하여 미단 만민에 이르기까지 체내의 덕을 향유하도록 해야 되겠소.
그리하면 자자손손에 이르도록 우한이 없을 것이요. 이 대법을 후세에 전하여 영원히 소멸되지 않도록 힘쓸 작정이요. 부디 가르쳐 주기 바라오.
기백이 아뢰었다.
폐하의 뜻은 참으로 원대하십니다. 무릇 백성을 다스리고 자신을 닦는 일과 타인을 다스리고 자신을 닦는 일, 작은 일을 처리하여 중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일, 나라를 다스리고 집안을 바로 잡는 일 등은 모두 그 본질에 있어서 동일하여 한쪽을 어기고 다른 한쪽만을 성취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오직 그 이치에 따라야 합니다.
병의 치료법에 있어서도 전적으로 동일합니다. 그 근본 원리에 따르고, 음양 12경맥을 아는데만 그치지 않고, 그것이 유통하는 혈기의 움직임의 정사를 분별하여 대처해야 합니다.
이를 정치면에 적용시킨다면 단지 국민의 상태를 아는데만 그치지 않고, 국민들이 원하는 바를 알아서 그를 성취시키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황제께서 물으셨다.
어떻게 하면 그 이치에 따를 수 있소?
기백이 대답하였다.
타국에 갔을 때는 먼저 그 나라의 풍습을 알아서 그에 따라야 합니다. 타관을 방문했을 때는 먼저 그 집에서 꺼리는 일을 물어서 그것을 입밖에 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타인의 실내에 들어갈 때는 먼저 거기에 정해진 예의를 물어서 그에 따를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환자에게 임했을 때는 먼저 치료에 대하여 유효한 처치를 탐구하는 것이 긴요합니다.
황제께서 물으셨다.
병을 치료하는데 유효한 처치란 어떤 것이요?
기백이 대답하였다.
내부에 열이 있어서 식욕이 이상 항진되는 소단의 병은 한으로써 처치해야 합니다.
내부에 한이 있어서 야기된 각종의 병에 대해서는 열로써 처치해야 합니다.
위중에 열이 있으면 소화력이 강해져서 언제나 공복감을 느낍니다.
제에서 윗쪽의 뱃가죽에 열이 있는 것은 장에 열이 있음을 가리키며, 이 때는 죽과 같은 대변이 나옵니다.
제에서 아랫쪽의 뱃가죽이 냉할 때는 윗속에 한이 있음을 가리키며, 복만해집니다.
만약 장속이 냉하면 복명이 나고 설사를 합니다.
윗속에 한이 있고 장속에 열이 있을 때는 배가 팽만하고 설사를 합니다.
윗속에 열이 있고 장속에 한이 있을 때는 식사 후에 곧 공복감을 느끼고 하복부가 아프며, 팽만해집니다.
황제께서 물으셨다.
생각컨대 위에 열이 있을 때는 한제를 투여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동시에 장에 한이 있을 경우에는 열제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한제와 열제는 서로 반대 작용이 있는 것인데, 이와 같이 양쪽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는 대체 어떻게 하면 되오? 또한 왕궁 대인 등의 귀족 계급에 속하는 사람들이나, 천하를 다스리는 제왕은 본래가 교만하여 의사들을 무시해서 양생을 지키려 해도 좀처럼 말을 듣지 않는다.
비록 듣는다 하더라도 그 섭생은 교만한 그들의 뜻에 어긋나게 되어 정신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생각대로 방임하면 육체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하면 좋소?
만약 어느 한쪽을 택일한다면 육체와 정신의 어느쪽에 따라야 하오?
기백이 아뢰었다.
인정이란 것은 누구나 가진 것입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삶을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의사의 말에 따르지 않으면 죽는다고 하면 됩니다.
의사의 말에 따르면 건강하게 장생할 수 있다고 들려주면 됩니다. 그런 연후에 치료의 유효한 처치에 따르도록 지도합니다.
즉 이 처치에 따르지 않으면 괴로움이 심할 것이라고 다소 위협하여 그들의 교만을 깨우쳐 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아무리 교만한 사람일지라도 순종하지 않을 사람이 있겠습니까?
황제께서 물으셨다.
그러면 어떠한 치료법을 쓰면 되오?
기백이 대답하였다.
원칙을 말씀 드린다면 봄과 여름은 양기가 강하여 밖으로 뻗을 때이므로 외면에 나타난 제2차의 증상을 먼저 치료하고, 병근의 치료는 그 후에 합니다.
가을과 겨울은 음기가 강하여 속에 잠복할 때이므로 내부에 있는 병근부터 먼저 치료하고, 2차적인 증상은 그 후에 치료합니다.
황제께서 물으셨다.
아까 질문한 한열이 상반할 때의 처치는 어떻게 하오?
기백이 대답하였다.
그럴 때는 음식이나 의복의 절제로써 대처합니다.
이것도 한온을 알맞게 조절해야 합니다. 의복으로 조절할 때는 옷을 얇게 입어야 한다고 하더라도 너무 춥게 해서는 안되며, 또 옷을 두껍게 입어야 한다고 하더라도 땀이 날 정도로 너무 덥게 해서는 아니됩니다.
음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써 입이 데일 정도로 뜨거운 것을 주어서는 안되며, 또 이가 너무 시리도록 차가운 것을 주어도 아니됩니다.
이들 의복이나 음식에 의하여 적온으로 조절한다면 정기가 점차로 회복되어 사기가 제멋대로 날뛸 수 없게 됩니다.
황제께서 물으셨다.
온장편에 쓰이기를 몸매나 수족의 관절의 상태나 살이 찐 정도를 봐서 체내의 5(장 6부의 대소를 찰지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왕궁 대인 등의 귀족 계급이나, 천하의 정사를 다스리는 제왕과 같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인물의 체내의 5장 6부는 찰지하려고 해도 누가 감히 무엄하게 그들의 육체를 문질러서 자유롭게 진찰할 수 있겠소?
두려워서 아무도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인데, 그럴 때는 어떻게 하오?
기백이 대답하였다.
몸매나 수족의 관절은 5장 6부의 뚜껑과 같은 것으로써 매용물이 크면 그 뚜껑도 클 것입니다. 내용물이 작으면 그 뚜껑도 작은 것이 당연합니다. 다만 안면에 나타난 5관과 5색만으로 5장 6부의 상태를 완전히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황제께서 물으셨다.
5장의 정기의 상태를 안면에 나타난 5관과 5색으로 찰지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소. 몸매로써 그것을 찰지하는 방법은 과연 어떠하오?
기백이 대답하였다.
폐는 5장 6부 가운데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으므로 그들의 뚜껑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어깨의 벌어진 상태와 인후의 함요 상태로써 폐의 고저를 알 수 있습니다.
황제께서 말씀하셨다.
알겠소. 그러면 심장의 상태를 찰지하는 방법은 어떠하오?
기백이 대답하였다.
심장은 5장 6부의 왕에 해당합니다. 결분은 맥기가 상하하는 통로입니다.
만약 결분부의 양측의 위의 거리 즉 어깨너비가 넓으면 흉골의 상태도 상정됩니다. 그러므로 이로써 심장의 고저 강약을 알 수 있습니다.
황제께서 말씀하셨다.
알겠소. 그러면 간은 어떠하오?
기백이 대답하였다.
간은 심장이 왕인데 비하여 장군과 같은 것으로 왜적을 살피며 이에 대비합니다.
간의 강약을 알고자 할 때는 눈알의 크기를 보면 압니다.
황제께서 말씀하셨다.
알겠소. 그러면 비는 어떠하오?
기백이 대답하였다.
비는 영기와 위기를 순환시키는 근원입니다.
비는 음식물에서 정미를 요출하여 5장 6부로 분배 보급합니다.
그러므로 입술이나 혀의 모양을 보면 그 양부를 알 수 있습니다.
황제께서 말씀하셨다.
알겠소. 그러면 신은 어떠하오?
기백이 대답하였다.
신은 비유하건대 첩보방위 기관이므로 청각을 관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귀의 형상의 양부를 살피면 신의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황제께서 말씀하셨다.
알겠소. 5장에 대하여는 잘 알았소. 다음에 6부의 상태를 찰지하는 방법을 알고 싶소.
기백이 대답하였다.
위는 수곡의 바다라고 하여 음식물이 들어가는 곳입니다.
골격이 크고 경부가 굵으며, 가슴이 벌어졌으면 그 사람의 위는 음식물을 수용하는 용적이 크고, 그 기능이 충분함을 가리킵니다.
대장은 콧구멍의 길이로써 알게 됩니다.
소장은 입술의 두께와 코 아래 인중의 길이로써 찰지합니다.
담은 눈 아래의 팽륭 상태로써 찰지합니다.
방광은 비열의 방향으로써 소변의 배설 기능의 양부를 찰지합니다.
3초는 비주의 중앙이 돌기되어 있으면 그 작용이 활발하다고 판단합니다.
이와 같이 6부의 상태를 찰지하는 것인데, 총괄적으로 말씀 드리면 몸 전체, 혹은 안면 전체의 상중하의 3부가 조화되어 있으면 5(장 6부의 상태나 기능도 모두 양호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