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 수호지 - 수호지 107
황제와 헤어진 노준의는 여주로 돌아가던 도중 아랫배가 너무 아파 가마를 타고 가다가 나중에
겨우 배에 올랐다.
사주성을 지나 회화까지 왔을 때 그는 복통을 도저히 참지 못해 스스로 물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고 말았다.
노준의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채경과 고 태위는 다음 음모를 꾸몄다.
"이제는 송강 차례요."
"천자께 송강이 노준의의 죽음에 대해 의심을 품고 나쁜 흉계를 꾸미고 있다고 합시다.
다시 채경이 천자에게 아뢰었다.
"노준의가 죽자 송강이 의혹을 품고 있다고 합니다. 폐하께서 위로하는 술을 내리는 것이 송강에게
좋을 듯싶습니다."
천자는 여러 날 고심하다가 급기야 그들의 거짓 고함에 넘어가고 말았다.
"송강에게 어주를 내려라."
송강에게 어주를 가져가는 칙사는 물론 고 태위의 심복이었다.
칙사는 두 통의 어주에 독약을 탔다.
초주 지방 장관으로 있으면서 송강은 그곳 백성들로부터 깊은 존경을 받고 있었다.
초주성 밖에 요아왜라는 꽃동산이 있었다.
잔잔한 강물이 흐르고 있어 작은 양산박 같았다. 송강은 양산박 시절이 생각나면 이 요아왜에 와서 추억을
더듬곤 했다.
'내가 다음에 죽으면 이곳에 묻히리라.'
어느날 요아왜에 앉아 옛날일을 추억하고 있을 때 <폐하께서 어주를 하사하셨다> 는 전갈이 왔다.
송강은 폐하께서 내리신 어주 한 통을 칙사에게 주었으나 칙사는 한사코 거절했다.
그래서 송강 혼자서 어주를 마셨고 칙사는 곧 동경으로 떠나갔다.
송강이 어주를 마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배가 몹시 뒤틀리자 혹시 술 속에 독을 넣지 않았나 하는 의심이
부쩍 일었다.
'채경과 고 태위가 독주를 보냈구나 !'
독주를 마신 송강은 모든 것을 체념하고 하늘을 원망하였다.
"이 송강은 지금까지 두 마음을 가져본 일이 없건만 독주로 이 세상을 하직하는구나.
어서 서둘러 이규를 불러오너라."
송강으로부터 급한 전갈을 받은 이규는 그 날로 송강이 있는 초주성으로 떠났다.
이규를 본 송강이 반가워하며 말했다.
"우리 형제가 흩어진 뒤로는 좀처럼 만나지 못하고 있네. 자네는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있어 모처럼 오라고
청한 것이네."
이규는 무언가 심상찮은 일이 있음을 직감하였다.
"형님, 무슨 일이 있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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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라를 위해 수많은 장수들이 목숨을 바쳐 전쟁을 이겼건만 간신배들에게 영웅들이 목숨을 잃는 음모가 발생하니 참 안타깝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