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에,
겨울가고 봄이 성큼 다가오면서 여기
저기 꽃망울이 터진다.
필자는,
해마다 3월말 쯤, 서울에서 제일 먼저
핀다는 홍매화를 보러 봉은사에 간다.
봉은사
남녘땅에는,
매화꽃이 벌써 피어올랐다는 소식이
들려오지만 거긴 멀어 못가고, 어서
빨리 눈에 담아야 이 봄을 아름답게
맞이할 수 있기에.
봉은사,
일주문을 지나 오른쪽으로 오르면
梅花堂매화당 앞에 홍매화와 백매화
가 발길을 부른다.
앞마당에,
매화가 피어 있어 매화당이라 불렀으리.
대웅전을,
끼고 왼쪽으로 올라가니 돌담아래 단비
머금은 목련과 흰매화가 꽃망울을 살포
시 내밀고 있다.
도시,
빌딩과 어울려 한 폭의 수채화 같다.
茶來軒다래헌.
1975년 법정스님이 그 유명한 〈무소유〉를
여기서 집필했다.
최소한의,
필요한 건만 소유하면 되거늘, 무얼 그리도
많이 챙기려 드는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인생 이제는 욕심을
조금씩 내려놓아야지.
板殿판전.
조선후기 秋史추사 金正喜김정희(1786~1856)
가 쓴 글씨다.
추사 김정희가 쓴 '판전' 현판
추사 김정희는,
1852년에 北靑북청 유배지에서 풀려난 뒤,
과천에서 봉은사를 왕래하다가 1856년 10
월 10일에 별세하였다.
이 현판은,
추사가 71살 별세하기 사흘 전에 썼다고
전해진다.
판전,
오른쪽 끝으로 보이는 한 그루의 홍매화.
홍매화는,
여러 곳에 있지만, 팔짝 지붕 영각 옆에
홍매화가 대표선수다.
영각 옆 홍매화
겨울 눈밭에도,
꿋꿋이 피어나 ‘설중매’라는 애칭이 따르는
매화는, 다른 꽃들이 겨울잠에서 깨기 전에
먼저 피어나고 앞서 꽃을 틔운다.
찬 기운이,
맴도는 이른 봄에 활짝 핀 매화 한 송이는
봄소식을 알리는 엽서와도 같다.
눈처럼,
피어난 홍매화를 보기 위해 찾아든 이
들이 오래도록 머물며 추억을 담는다.
홍매화 위로 한 마리 새가 날아든다.
봄은, 새들의 날개 짓에서 시작된다.
강남의,
고층빌딩과 어우러진 한그루의 홍매화가
화려하다 못해 영롱하다.
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겠지요.
홍매화 사이로,
경기고등학교가 보인다.
홍매화 사이로 보이는 경기고등학교
고교동문전,
바둑대회에서 여러 번 우승을 거머쥐었던
그 고등학교 말이다.
홍매화 군무는,
바라보는 이의 호흡이 가빠질 정도로 아름답다.
만개한,
아름다운 광경에 놀라고 그윽한 매화
향기에 취한다.
그렇게,
봄은 스며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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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 홍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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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4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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