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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재집 제3권 = 문목(問目)-퇴계 선생께 올림 정묘년(1567, 명종22)〔上退溪先生 丁卯〕
문: ‘알지 못하고 인식하지 못함.[不知不識]’이란 무슨 뜻입니까.
선생 답 《맹자》의 선지(先知)와 선각(先覺)을 논한 곳의 주석에 지(知)는 이 일을 아는 것을 말하고, 각(覺)은 이 이치를 아는 것을 말한다고 하였네. 지(知)와 식(識) 두 글자도 역시 이에 의거하여 본다면 어찌 중첩되겠는가.
문: 유련(劉楝)의 단락 아래 소주(小註)에 순자(荀子)의 설을 인용한 것은 어떻습니까.
선생 답 《주자어류》를 살펴보니, 이 한 단락은 본래 이경자(李敬子)가 물은 것에 답한 것으로 그 설은 ‘스스로 분수에 부족한 것이다.[自欠了分數]’에서 그치고, 그 아래 “혹자가 ‘이와 같다면 운운[或云如此則云云]’ 하였다.”라고 한 것과 “말하기를, ‘그대[公]는 또한 가서 순자(荀子)가 운운(云云)한 것을 보라.[曰公且去看荀子曰云云]’ 하였다.”라고 한 부분이 있고, 또 그 아래에 다시 이경자와 문답하였네. 지금 정공(程公 정민정(程敏政))이 수많은 이야기 중에서 잘라내고 합하여 일설(一說)을 만들었기 때문에 이 뜻과는 서로 이어지지 않는 곳이 있네. 살펴보건대, 《순자》의 한 단락을 조존장(操存章)으로 옮겨서 붙이면 온당할 듯하네.
문: ‘완전히 선을 행하지도 못하고……악을 그만두지도 못하는 것’이 ‘반은 알고 반은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라고 한 것은 무엇입니까?
선생 답 경(敬)을 위주로 하여 근본을 세우고, 이치를 궁구하여 앎에 이르며, 자신의 몸에 돌이켜 실제의 일을 행하는 세 가지 노력을 서로 진전시켜 오랫동안 쌓아 이와 같이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정말로 알게 된다면 거의 면할 수 있을 것이네.
문: ‘담저금(淡底金)’은 무슨 뜻입니까?
선생 답 금(金) 속에 아연과 철이 섞인 것이 많고 금이 적으면 금빛깔이 엷네.
문: ‘불회단득(不會斷得)’은 무슨 뜻입니까?
선생 답 불회(不會)는 할 수 없다[不解]라는 말과 같네.
문: ‘어찌 조금씩 먹어서 배부르게 할 수 있겠는가.[寧可逐些喫令飽爲是乎]’는 무슨 뜻입니까?
선생 답 이것으로써 위기지학(爲己之學)을 하는 데 반드시 안으로 마음을 쓰되 조금씩 쌓고 모아서 얻음이 있는 것에 비유한 것이네.
문: ‘이것이 비록 성(誠)이 동(動)한 것이지만.[此雖誠之動]’이란 무슨 뜻입니까?
선생 답 일찍이 정주(程朱)의 ‘선(善)과 악(惡)이 모두 천리(天理)’라는 설을 보았는데, 조씨(趙氏)의 이 설이 잘못된 것은 아니네. 정주(程朱)의 설은 《유서(遺書)》와 《근사록(近思錄)》과 《주자대전(朱子大全)》에 보이는데 다 열거하기 쉽지 않으니 뒤에 만나서 논하겠네.
문: ‘무릇 동작이 있을 때 두려워할 줄 안다.[凡有動作 知所懼]’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선생 답 이는 마음이 발하는 것과 일이 합당하고 합당하지 않고를 막론하고 상제(上帝)가 너에게 임하는 것이니 사물에 따라 처소에 따라 모두 두려워할 줄 알라는 것이네.
문: ‘도불이회(都不理會)’라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선생 답 공은 이 윗글에 ‘경으로 위주한다.[以敬爲主]’는 말이 있기 때문에 이 구절 역시 경(敬)으로 보아 설명하려고 하였지만 이곳의 말뜻을 자세히 살펴보면 단지 모두 자아(自我)를 이해하지 못하여 스스로 마음의 소재를 알지 못하고 모두가 다른 것만을 이해하려고 한다는 것이네. 단지 사람들이 모두 자신에게 있는 일에 힘쓰지 않아 내 마음이 어떠한가를 알지 못하고 다만 한결같이 남을 다스리는 일에만 힘쓴다는 것을 말한 것일 뿐이지, 경(敬)을 설명한 곳은 볼 수 없네. 경이라면 이는 자아를 이해한 때이니 존심(存心)의 방법이 될 뿐이네.
문: ‘겨우 경(敬)을 하게 되면 어떤 일을 하는가를 보라.[纔敬看做甚麽事]’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선생 답 이 구절은 《어록》 가운데 있는데 차이점을 쉽게 알 수 없네. 그 대의는 사람들은 경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을 근심해야 할 뿐이라는 것이네. 겨우 경을 하게 되면 다만 해야 할 일이 어떠한 것인지 보아야 하는데, 일이 크든 작든, 쉽든 어렵든, 이것이든 저것이든 마음이 주관하지 않음이 없고 할 수 없는 일이 없는 것이네. 그러므로 “등산(登山) 운운, 입수(入水) 운운” 한 것이다. ‘사람이 경하지 못하는 것을 염려할 뿐이다.[人患不能敬耳]’라는 것은 본문에 이런 말이 없네. 반드시 이러한 뜻을 가지고 보아야 옳네.
문: ‘지시도연(只是徒然)’이란 무슨 뜻입니까?
선생 답 공구(恐懼)와 우환(憂患)이 나에게 방해가 될 수 없고 다만 공허할 뿐이라는 것을 말한 것이네.
문: ‘덕의 빛남이 안에서 동한다.[德輝動於內]’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선생 답 위에서는 단지 백성이 다투지 않고 태만하지 않을 뿐이니 그 효과가 얕은 것을 말한 것이고, 아래에서는 백성들이 잘 듣고 잘 따르지 않음이 없으니 그 효과가 더욱 깊고 더욱 원대함을 말한 것이네.
문: ‘일단(一團)’이란 무슨 뜻입니까?
선생 답 일단(一團)은 일단(一段)이란 말과 같네. 다만 일단(一段)은 나누어 각단(各段)을 만드는 것을 말하고, 일단(一團)은 합하여 일원(一圓)을 만드는 것을 말하네.
문: ‘구박(拘迫)’이란 무슨 뜻입니까?
선생 답 구속하면 기체(氣體)가 피곤하고 상하여 염증을 내게 되고, 박절하면 심신이 번거로워서 편안하지 못하게 되네. 그래서 오래 지속하기 어려운 것이네.
문: ‘절음식(節飮食)’이란 무슨 뜻입니까?
선생 답 구복(口腹)을 적당하게 조절하는 것은 기(氣)를 기르기 위해서이고, 의리(義理)를 법도에 맞게 따르는 것은 덕을 기르기 위해서네.
문: ‘탑연(㗳然)’이란 무슨 뜻입니까?
선생 답 《장자(莊子)》의 “멍하니 기우를 잃은 듯하다.[嗒然似喪氣偶]”의 주석에 “무심한 모양이다.”라 하였고, 또 《운서(韻書)》에는 “생각을 잊은 것이다.”라고 하였네.
문: ‘마음의 허물[心過]은 막기 어렵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선생 답 마음의 허물로써 일념(一念)의 차질로 삼는 것은 진실로 마땅하지만 미루어 말한다면 《대학》의 자기(自欺)ㆍ막지(莫知)ㆍ사유(四有)ㆍ오벽(五僻)과 《논어》의 의(意)ㆍ필(必)ㆍ고(固)ㆍ아(我)와 《맹자》의 내교(內交)ㆍ요예(要譽)ㆍ오기성(惡其聲)의 종류가 모두 마음의 허물이니 하나하나 점검하고 다스려야 하네.
문: ‘성의장(誠意章)’의 ‘이것을 여기에서 크게 징험할 수 있다.[此大可驗]’라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선생 답 이것은 서로 싸우는 곳을 가리켜 한 말인데, 다만 서로 다투는 것을 징험하는 것은 이(理)로써 말한 것이고 지기지(持其志) 이하는 공부로써 말한 것이네. 뜻을 견지하여 기(氣)가 어지럽히지 못하게 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서로 싸우는 곳에 나아가 천리(天理)가 과연 인욕(人慾)을 이기는가의 여부를 징험해야 하네.
문: ‘사람의 혈기에 허약하고 충실한 차이가 있다.[人之血氣有虛實]’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선생 답 기(氣)가 허약하다는 것은 그대와 나 같은 이가 이에 해당되네. 혈기가 허약하기 때문에 심기(心氣)도 역시 튼실하지 못하여 질병이 쉽게 생기네. 혹 각고의 노력을 하여 공부하면 심신(心神)이 소진되는 것이 남보다 심하니 반드시 경계해야 하네. 항상 기욕(嗜欲)을 절제하고 정기(精氣)를 보존하며 심력(心力)을 지나치게 쓰지 말고 스스로 보완하고 수양해야 하네. 정부자(程夫子)가 장사숙(張思叔)에게 답한 말씀이 간략하지만 극진하네.
문: 사마 온공(司馬溫公)이 “성(誠)을 실행함에는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 것부터 시작하여야 한다.”고 한 것은 무슨 뜻입니까?
선생 답 사람이 응접할 일이 있을 때 가장 망녕된 실수를 저지르기 쉬운 것은 오직 언어가 그러하네. 그러므로 성인(聖人)이 사람을 가르침에 신실함을 언어의 준칙으로 삼았으니, 신실함과 성(誠)은 동일한 이치이네. 그러므로 성(誠)을 행할 때 마땅히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네. 더구나 말을 함부로 하지 않으려 한다면 반드시 말과 행동이 서로 돌아본 뒤에야 가능한 것이니, 사마 온공이 잘 가르친 것이고 유안세가 잘 배운 것이네.
문: ‘은괄(櫽栝)’이란 무슨 뜻입니까?
선생 답 《운회(韻會)》에 “굽게 휘는 것을 ‘은(櫽)’이라 하고, 곧고 방정하게 하는 것을 ‘괄(栝)’이라 한다.”라고 하였네. 또 은(櫽)은 은(隱)으로도 쓰니 살핀다는 뜻이고, 괄(栝)은 굽은 것을 바로 잡는 기구이네.
문: ‘또 출입이란 두 글자에 선이 있고 악이 있다.[兼出入兩字 有善有惡]’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선생 답 겸(兼)은 또[又]라는 말과 같네. 자중(子重)이 “놓으면 잃기 때문에 출입(出入)함에 때가 없어 그 향하는 곳을 알지 못한다.”라고 잘못 보았기 때문에 주 선생이 이에 그 오류를 논변하여 “비단 윗글에서 말한 것과 같을 뿐만 아니라 또 아래 글에서 말한 것이 있거늘 놓으면 잃어버리는 것이 모두 초래한 것이라 할 수 있겠는가.”라고 한 것이네. 출입(出入) 두 글자가 악(惡)이라면 혹시 자중의 말처럼 해도 그럴 수 있겠지만 들어가면 보존되고 선이 되며 나가면 잃어버리고 악이 되는데, 어찌 보존되어 선이 되는 것까지 아울러서 놓으면 잃는 것이 초래한 것이라 하겠는가.
[주-D001] 알지 …… 못함 :
《심경부주》 권2 〈성의장(誠意章)〉에 “알지 못하고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다만 알지 못하고 인식하지 못한다고 말할 뿐이요 자기라고 부르지는 않는다.[不知不識, 只喚做不知不識, 却不喚做自欺.]”라고 한 부분이다.
[주-D002] 유련(劉楝)의 …… 것 :
《심경부주》 권2 〈성의장〉에 “유련에게 《대학장구》의 자기라는 말을 어떻게 보는가.[問劉楝, 看大學自欺之說, 如何?]”라는 단락 아래 원주에 “순자가 말하기를 마음은 누워 있으면 꿈을 꾸고, 몰래 도망가면 제멋대로 돌아다니고, 부리면 도모한다.[荀子曰心臥則夢, 偸則自行, 使之則謀.]”라고 한 부분이다.
[주-D003] 주자어류를 …… 보라 :
《주자어류》 권16에 “혹자가 ‘이와 같다면 스스로 속이는 것이니 바로 자기에게 부족한 부분입니다.’라고 하니, 말하기를 ‘공은 어서 가서 순자가 말한 「마음은 잠이 들면 꿈을 꾸고 탐내면 제멋대로 행하고 부리게 되면 꾀를 내게 된다.」라고 한 것을 보시오.’라고 하였다.[或云如此, 則自欺卻是自欠. 曰公且去看荀子曰心臥則夢, 偸則自行, 使之則謀.]”라고 한 부분이다.
[주-D004] 완전히 …… 사람이다 :
《심경부주》 권2에 “스스로 속인다는 것은 무엇인가. 반은 알고 반은 모르는 사람이, 선은 내가 마땅히 해야 하는 것인 줄 알면서도 완전히 선을 행하지 못하고, 악은 내가 해서는 안 되는 것인 줄 알면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만두지 못하는 이것이 바로 스스로 속이는 것이다.[自欺是箇半知半不知底人, 知道善我所當爲, 却不十分去爲善, 知道惡不可作, 却是自家所愛, 舍他不得, 這便是自欺.]”라고 한 부분이다.
[주-D005] 불회단득(不會斷得) :
《심경부주》 권2 〈성의장(誠意章)〉에 “위산 선사가 말하기를 ‘나는 여러 해 참선하였으나 유주상을 끊지 못하였다.’[潙山禪師云, 某參禪幾年, 至今不會斷得流注想.]”라고 한 부분이다. 유주상(流注想)은 마치 물이 흐르는 것처럼 번뇌와 망상이 끊이지 않는 것을 말한다. 《佛光大辭典》
[주-D006] 어찌 …… 있겠는가 :
《심경부주》 권2 〈성의장〉에 “배우는 자는 반드시 자신을 위한 학문을 하여야 하니, 비유하면 밥을 먹을 적에 조금씩 먹어서 배부르게 하는 것이 옳겠는가. 밥을 헤쳐 문밖에 늘어놓고 남에게 ‘우리 집에 밥이 많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 옳겠는가. [學者須是爲己, 譬如喫飯, 寧可逐些喫令飽爲是乎? 寧可鋪攤放門外, 報人道, 我家有許多飯, 爲是乎?]”라고 한 부분이다.
[주-D007] 이것이 …… 것이지만 :
《심경부주》 권2 〈성의장〉에 조치도(趙致道)가 주자에게 질문한 것으로 “혹 옆에서 나와 꽃이 피고 곁에서 빼어나 기생하는 겨우살이나 사마귀와 혹과 같은 것은 이것도 비록 성이 동한 것이기는 하나 인심의 발현이요 사욕의 유행이니, 이른바 악이라는 것입니다.[其或旁榮側秀, 若寄生疣贅者, 此雖亦誠之動, 則人心之發見, 私欲之流行, 所謂惡也.]”라고 한 부분이다.
[주-D008] 무릇 …… 안다 :
《심경부주》 권2 〈정심장〉에 “마음을 바루는 초기에는 자신의 마음을 엄한 스승으로 삼아서 무릇 동작함이 있을 적에 두려워(공경)할 줄을 알아야 한다.[張子曰正心之始, 當以己心爲嚴師, 凡有動作, 則知所懼.]”라고 한 부분이다.
[주-D009] 도불이회(都不理會) :
《심경부주》 권2 〈정심장〉에 “경은 항상 마음을 깨우는 법이다. 경으로써 주장을 삼으면 모든 일이 다 이로부터 해나가게 된다. 지금 사람들은 모두 자신을 이회하지 못한다. 그리하여 스스로 자신의 마음이 있는 곳을 알지 못하고 모두 딴 일을 이회하려고 하며 또 집안을 가지런히 하고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하려고 한다.[敬是常惺惺法, 以敬爲主, 則百事皆從此做去, 今人都不理會我底, 自不知心所在, 都要理會他事, 又要齊家治國平天下.]”라고 한 부분이다.
[주-D010] 겨우 …… 보라 :
《심경부주》 권2 〈정심장〉에 “마음을 잡는 것은 단지 경이니, 조금만 경하면 무슨 일을 하는가를 알 수 있다. 산에 오르는 것도 다만 이 마음이요 물에 들어가는 것도 다만 이 마음인 것이다.[攝心只是敬, 才敬看做甚麽事. 登山亦只這箇心, 入水亦只這箇心.]”라고 한 부분을 말한다.
[주-D011] 지시도연(只是徒然) :
《심경부주》 권2에 〈정심장〉에 “공구와 우환도 단지 공연한 것일 뿐이다. 공자는 광땅 사람들을 경계하시고 문왕은 유리에 갇혀 있었는데, 죽고 사는 것이 눈앞에 있었으나 성인이 태연히 대처하셨다.[恐懼憂患, 只是徒然, 孔子畏匡人, 文王囚羑里, 死生在前了, 聖人處之恬然.]”라고 한 부분이다.
[주-D012] 덕의 …… 동한다 :
《심경부주》 권2 〈예악불가사수거신장(禮樂不可斯須去身章)〉에 “악은 안에서 동하고 예는 밖에서 동하니, 악이 화함을 지극히 하고 예가 순함을 지극히 하여 안이 화하고 밖이 순하면, 백성들이 그 안색을 바라보고 서로 다투지 않으며 그 용모를 바라보고 감히 이만하는 마음을 내지 않는다. 그러므로 덕의 빛남이 안에서 동하여 백성들이 받들어 따르지 않는 이가 없고, 이치가 밖에서 발하여 백성들이 받들어 순종하지 않는 이가 없는 것이다.[樂也者, 動於內者也. 禮也者, 動於外者也. 樂極和, 禮極順, 內和而外順, 則民瞻其顔色, 而弗與爭也, 望其容貌, 而民不生易慢焉, 故德輝動於內而民, 莫不承聽, 理發諸外而民莫不承順.]”라고 한 부분이다.
[주-D013] 막지(莫知) :
《대학장구》 전(傳) 8장에 “사람은 제 자식 악함을 알지 못하고 자기 곡식 자람을 알지 못한다.[人莫知其子之惡. 莫知其苗之碩.]”라고 한 것을 말한다.
[주-D014] 사유(四有) :
《대학장구》에서 말한 분치(忿懥)ㆍ공구(恐懼)ㆍ호요(好樂)ㆍ우환(憂患) 네 가지를 말한다.
[주-D015] 오벽(五辟) :
《대학장구》의 다섯 가지 치우침을 말한다. 즉, “사람이 친하고 사랑하는 데에 치우치고, 천히 여기고 미워하는 데에 치우치고, 두려워하고 공경하는 데에 치우치고, 슬퍼하고 불쌍히 여기는 데에 치우치고, 오만하고 게으른 데에 치우친다.[人之其所親愛而辟焉, 之其所賤惡而辟焉, 之其所畏敬而辟焉, 之其所哀矜而辟焉, 之其所敖惰而辟焉.]”라고 한 것을 말한다.
[주-D016] 의(意) …… 아(我) :
《논어》 〈자한(子罕)〉에서 “공자는 네 가지를 끊어 없앴으니, 사사로운 뜻이 없고, 기필함이 없고, 집착함이 없고, 아집이 없었다.[子絶四, 毋意毋必毋固毋我.]”라고 한 것을 말한다.
[주-D017] 이것을 …… 있다 :
《심경부주》 권2 〈성의장〉에 “어떤 사람이 가슴속에 항상 두 사람이 있는 듯하여, 선을 하려고 하면 악이 가로막는 듯하고 불선을 하려고 하면 또 수오하는 마음이 있는 듯하니, 본래 두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이는 바로 선과 악이 서로 싸우는 징험이다. 뜻을 잡아 지켜서 기로 하여금 혼란하지 않게 하여야 하니, 이것을 여기에서 크게 징험할 수 있다. 요컨대 성현은 반드시 마음의 병에 해로움을 당하지 않는다.[有人胸中, 常若有兩人焉, 欲爲善, 如有惡以爲之間, 欲爲不善. 又若有羞惡之心者, 本無二人, 此正交戰之驗也. 持其志, 使氣不能亂,此大可驗, 要之聖賢必不害心疾.]”라고 한 부분이다.
[주-D018] 정부자(程夫子)가 …… 말씀 :
《심경부주》 권1 〈징분질욕장(懲忿窒慾章)〉에 “이천 선생이 장사숙에게 말하기를 ‘나는 타고난 기운이 매우 부족하여 30세가 되면서 점점 성해졌고 4, 50세가 되어서야 완전해졌으니, 지금 태어난 지가 72년인데도 근골을 비교하면 젊었을 때에 비하여 줄어든 것이 없다.’ 하니, 장사숙이 ‘선생께서는 아마도 타고난 기운이 부족하다고 여기시어 후하게 보생하신 것이 아닙니까?’라고 묻자, 선생은 묵묵히 있다가 말씀하기를 ‘나는 생명을 잊고 욕심을 따르는 것을 심한 수치로 여긴다.’ 하였다.[伊川先生謂思叔曰, 吾受氣甚薄, 三十而浸盛, 四十五十而後完, 今生七十二年, 校其筋骨, 於盛年無損也. 思叔請曰, 先生豈以受氣之薄而厚爲保生邪? 先生黙然曰, 吾以忘生徇欲, 爲深恥.]”라고 하였다.
[주-D019] 사마 온공(司馬溫公)이 …… 한다 :
《심경부주》 권2 〈성의장〉에 “유 충정공[유안세(劉安世)]이 사마 온공을 뵙고는 마음을 다하고 몸을 행하는 요점 중에 종신토록 행할 만한 것을 묻자, 공은 ‘성일 것이다.’ 하고 대답하였다. 또다시 ‘이것을 행하려면 무엇을 먼저 해야 합니까?’ 하고 묻자, 공은 ‘말을 함부로 하지 않음으로부터 시작하여야 한다.’라고 하였다.[劉忠定公見溫公, 問盡心行己之要, 可以終身行之者, 公曰其誠乎! 又問行之何先, 公曰自不妄語始.]”라고 한 부분이다.
[주-D020] 은괄(櫽栝) :
《심경부주》 권2 〈성의장〉에 사마 온공이 유 충정공(劉忠定公)에게 “말을 함부로 하지 않음으로부터 시작하여야 한다.[自不妄語始]”라고 하였다. 유 충정공이 “처음에 이것을 매우 쉽게 여겼는데, 물러 나와서 스스로 날마다 행하는 바와 말하는 바를 법도에 맞춰 보니, 서로 제지당하고 모순되는 것이 많았다.[初甚易之, 及退而自檃栝日之所行與凡所言, 自相掣肘矛盾者多矣.]”라고 한 부분이다.
[주-D021] 또 …… 있다 :
《심경부주》 권3에 “만약 ‘놓으면 잃는 것이 이처럼 마음이 달아나게 만들었다.’고 말한다면 공자가 마음의 체를 말씀한 것은 다만 마음의 병통을 말씀한 것일 뿐이니, 성인이 글을 써서 물건을 명명한 뜻이 이와 같지는 않을 듯하다. 또 출입이란 두 글자는 선이 있고 악이 있으니, 모두 놓으면 잃는 것이 초래한 것이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若謂其舍亡致得如此走作, 則孔子言心體者, 只說得心之病矣, 聖人立言命物之意, 恐不如此. 兼出入兩字有善有惡, 不可皆謂舍亡所致也.]”라고 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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