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濫觴)
겨우 술잔에 넘칠정도로 적은 물이란 뜻으로, 무슨 일의 시초나 근원이 되는 것을 뜻함.
濫 : 넘칠 남(氵/14)
觴 : 술잔 상
(유의어)
권여(權輿)
효시(嚆矢)
배를 띄울 정도의 큰 강물도 그 근원은 술잔을 띄울 정도의 작은 물이었다는 뜻으로 모든 사물의 시발점을 가리키는 말이다.
순자(筍子) 자도편(子道篇)을 보면, 공자(孔子)가 그의 제자 자로(子路)를 훈계하여 “원래 양쯔강은 민산에서 시작되는데, 그것이 시작될 때의 물은 겨우 술잔을 띄울 만하였다(昔者 江出於岷山 其始出也 其源可以濫觴)”라고 한 데서 비롯하였다. 그 밖에 공자가어(孔子家語) 삼서편(三恕篇)에도 실려 있다.
어느 날, 자로가 의관을 잘 차려 입고 공자를 만나게 되었다. 자로의 모습은 본 공자가 말했다. “중유(仲由)야, 너 왜 이렇게 거드름을 피우느냐? 양자강은 민산(岷山)에서 발원하는데, 그것이 처음 나올 때의 흐름은 겨우 술잔을 띄울 정도였다(夫江始出于岷山, 其源可以濫觴). 하지만 강나루에 이르러서는, 배를 띄우거나 바람을 피하지 않고서는 건너지 못하게 된다. 하류에 와서 물이 많아졌기 때문이 아니겠느냐? 오늘 너는 옷을 화려하게 차려 입고, 얼굴에는 거만한 빛이 가득하니천하에 누가 너에게 기꺼이 너의 잘못을 일러 주려고 하겠느냐?”
공자는, 매사에 시초가 중요하며 시초가 나쁘면 갈수록 더 심해진다는 것을 깨우쳐 주려 했던 것이다. 이 말은 모든 일에는 시초가 중요하며, 처음이 잘되야 나중이 잘 된다는 뜻이다.
즉 자로에게 옷 입는 일부터 잘 해야 된다고 깨우쳐 준 것이다. 자로는 급히 나가서 옷을 갈아 입고 다시 들어왔는데, 그 표정은 매우 자연스러웠다.
공자가 다시 말했다. “말을 꾸미거나, 행동을 자랑하거나, 아는 체 하는 사람은 소인이다. 군자는 아는 건 안다고 말하고 모르는 건 모른다고 말한다. 또 실천할 수 있는 건 실천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실천할 수 없는 건 할 수 없다고 말한다.”
▶️ 濫(넘칠 람/남, 동이 함)은 ❶형성문자로 滥(람)은 통자(通字), 滥(람)은 간자(簡字), 灠(람)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범한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監(감, 람)으로 이루어져 물이 넘쳐 퍼진다는 뜻이 전(轉)하여 넘친다는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濫자는 '넘치다'나 '퍼지다', '탐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濫자는 水(물 수)자와 監(볼 감)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監자는 물이 담긴 대야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이렇게 대야를 보고 있는 모습을 그린 監자에 水자를 결합한 濫자는 물이 넘치는지를 살펴본다는 뜻이다. 하지만 지금은 주로 정도가 과하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남발(濫發)하다'라고 하면 말이나 행동 따위를 함부로 하는 것을 뜻하고 '남용(濫用)하다'는 기준을 넘어 함부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濫(람, 함)은 ①넘치다 ②퍼지다 ③뜨다 ④띄우다 ⑤훔치다 ⑥탐(貪)하다 ⑦외람(猥濫)하다(하는 행동이나 생각이 분수에 지나치다) ⑧담그다 ⑨함부로 하다 ⑩마구하다 ⑪범람하다 ⑫뜬 소문 ⑬허언(虛言) 그리고 동이 함의 경우는 ⓐ동이(질그릇의 하나)(함) ⓑ목욕통(沐浴桶)(함) ⓒ샘(함)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주제넘을 참(僭), 넘칠 범(氾), 넘칠 일(溢), 넘칠 창(漲), 외람할 외(猥)이다. 용례로는 정해진 규정이나 범위를 벗어나서 함부로 쓰거나 행사함을 남용(濫用), 법령이나 증서 따위를 마구 공포하거나 발행하는 것 또는 말이나 행동 따위를 마구 함부로 하는 것을 남발(濫發), 재물을 함부로 소비함을 남비(濫費), 차례나 방법 및 체계가 없이 아무렇게나 읽음을 남독(濫讀), 짐승이나물고기 따위를 마구 잡는 것을 남획(濫獲), 나무를 함부로 벰을 남벌(濫伐), 물건의 질은 보장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많이 만듦을 남제(濫製), 마구 제조함을 남조(濫造), 일정한 기준도 없이 함부로 상을 줌을 남상(濫賞), 이유 없이 함부로 벌주는 일을 남벌(濫罰), 글의 내용을 사실에 어긋나게 함부로 적음을 남기(濫記), 법령이나 규칙 등을 함부로 범함을 남모(濫冒), 법령을 어기거나 정해진 범위를 벗어나 함부로 무역함을 남무(濫貿), 분수에 지나치고 번다함을 남번(濫煩), 분수에 지나치게 넘침을 남분(濫分), 지나치게 여색을 좋아함을 남색(濫色), 물이 넘쳐 흐름 또는 바람직하지 못한 것들이 크게 나돎을 범람(汎濫), 하는 짓이 분수에 지나침을 참람(僭濫), 너무 한도에 지나침을 태람(太濫), 거짓됨과 문란함이나 참람함을 가람(假濫), 거짓이 범람함을 위람(僞濫), 번거롭고 지나침을 번람(煩濫), 분잡하고 지나침을 분람(紛濫), 구차하고 지나침을 구람(苟濫), 탐욕을 부림이 지나침을 탐람(貪濫), 하는 짓이 완악하고 외람됨을 완람(頑濫), 우를 함부로 분다는 뜻으로 무능한 사람이 재능이 체하는 것이나 또는 외람되이 높은 벼슬을 차지하는 것을 말함을 남우(濫竽), 술잔에 겨우 넘칠 정도의 작은 물이라는 뜻으로 큰 강물도 그 근원은 술잔이 넘칠 정도의 작은 물에서 시작한다는 남상(濫觴), 무능한 사람이 재능이 체하는 것이나 또는 외람되이 높은 벼슬을 차지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남우충수(濫竽充數) 등에 쓰인다.
▶ 觴(잔 상)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뿔 각(角; 뿔)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상은 昜(볕 양)자, 矢(화살 시)자가 결합한 모습으로 傷자의 상단에 있는 것은 화살을 뜻하는 矢자가 변형된 것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觴(상)은 ①잔(盞) ②잔을 내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한 번 받은 술을 다 마시지 못하고 남길 때 벌주로 크게 한 잔 더 마시기로 하는 따위의 술 자리에서의 약속으로 술좌석에서의 이른바 주령을 상정(觴政), 술을 마시면서 시가를 읆음을 상영(觴詠), 보옥으로 만든 술잔을 보상(寶觴), 잔을 물에 띄워 보냄을 유상(流觴), 강신降神을 빌기 위하여 술을 땅에 따를 때의 잔을 뇌상(酹觴), 술이 들어 있는 술병과 술잔을 호상(壺觴), 환갑잔치 같은 때 오래 살기를 비는 뜻으로 잔에 술을 부어서 드림을 칭상(稱觴),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함을 교상(交觴), 옥으로 만든 술잔 또는 술잔을 아름답게 일컫는 말을 옥상(玉觴), 술잔에 겨우 넘칠 정도의 작은 물이라는 뜻으로 큰 강물도 그 근원은 술잔이 넘칠 정도의 작은 물에서 시작한다는 말을 남상(濫觴), 한 잔 술을 마시고는 한 수의 시를 읊음을 이르는 말을 일상일영(一觴一詠), 작고 큰 술잔을 서로 주고받으며 즐기는 모습을 이르는 말을 접배거상(接杯擧觴)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