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책상 앞에 앉았다. 내 서재에 들어오면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어서
책상 앞에 앉을 생각조차 할 수가 없었다. 신문과 방송에서는 금년 여름이 역대 최장기 열대야
라고 보도하고 있다. 그렇게 기세등등 하던 혹서도 세월 앞엔 못 당하는 지 9월이 시작되고 나선
더위가 한 풀 꺾였다.
오늘 걷기운동 만보를 채우기 위해서 아파트 주변을 몇바퀴 돌았다. 아파트 상가 한켠에는 마트
편의점,정육점,세틱소,떡집,반찬집 등 여러 가게가 줄 지어 늘어 서 있다. 그 중에는 내가 자주 가는
10% 커피점도 있다. 그 옆에는 '과일 특공대'가 있는데 각종 신선한 과일을 진열해 놓고 있다.
제일 앞쪽엔 먹음직스런 복숭이 상자 속에 예쁘게 자리잡고 있는데 그 옆에는 "만지지 마세요. 아야
해요 ㅠ ㅠ" 라고 적혀 있다.
복숭은 종류가 많아서 과육이 단단한 것도 있는가 하면 백도와 같이 무른 것도 있다. 물건을 고를 때
사람들은 만져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도 있다. 만져보고 사면 괜 찮지만 그렇지 않으면 복숭은
멍이 들 수도 있어 상품가치가 훼손될 수도 있다. 가게 주인도 아마 고육지책으로 그렇게 써 붙였을 것이다.
과일가게 앞을 지나오면서 그 문구를 보는 순간 'Don't cry me Argentina"라는 노래가 생각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