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어도 우리 몸은 하루에 1440~100킬로칼로리를 태운다. 심장을 뛰게 하고 혈액을 순환시키며, 음식을 소화시키고, 숨을 쉬는데 필요한 즉 생존에 필요한 기초대사에 열량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다양한 근육을 폭넓게 활용해야 하는 가창 행위는 스포츠에 버금갈 정도로 열량 소모가 많다. 가수가 열창 후 땀을 비 오듯 쏟아내며 무대를 내려오는 걸 상기해 보자.
노래하는 사람들에겐 흔히 복식호흡을 강조하지만 그와 함께 흉식호흡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무대에서 뛰어다니며 역동적인 스테이지를 선보이는 보컬의 경우 복식호흡만으로는 호흡량이 부족하게 된다. 보다 많은 양의 산소를 들이마시기 위해선 배와 가슴 모두를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이때 많은 양의 칼로리가 소모된다.
가슴으로 호흡할 때와 배로 호흡할 때엔 소리 구사나 파워의 깊이가 다르다. 배로 호흡할 때의 소리는 더욱 여유가 있고 힘도 잘 실리게 된다. 보다 안정적으로 소리를 구사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몸이 아닌 입안에서만 일어나는 공명일 경우 음이 부드럽긴 하지만 소리가 가볍게 흐르게 된다. 발성이 잘되어 있는 사람일수록 이러한 이치를 확실하게 체화시킨다.
서론이 길었다.
얼마전 MBC ‘일밤-복면가왕’에 호빵왕자로 출연, 3회 연속 가왕 자리를 차지한 환희를 보고 많은걸 느꼈다.
환희는 많은 연습을 통해 꾸준히 소리를 업그레이드시킨 대표적인 예다.
환희는 기본적으로 제반 보컬 테크닉이 뛰어난 절대 강자다. 위에서 언급한 것은 물론 흉성을 통해 소리를 당겨서 아래로 내리는 능력도 돋보인다. 여타 가수들이 저음을 불안하게 내는 반면 환희는 안정적으로 저음역을 구사하는 것도 이런 장점 때문이다.
발음도 정확할 뿐 아니라 감정을 주입시키는 필링도 뛰어나다. 노래 중간 중간에 삽입시키는 즉흥적인 스킬과 R&B식 꺽기 역시 탁월하다.
흉성을 사용해 가사에 악센트를 줘 애절한 표현을 강화시키기도 한다. 난이도 높은 복식 바이브레이션 구사도 훌륭하다. 흉성을 중심으로 함에도 다양하게 소리를 낸다는 것은 환희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그런데 나는 그동안 환희가 굵고 묵직한, 심금을 울리는 표현을 위해 소리를 당겨서 아래로 내리는 기술은 매우 좋은 반면 역으로 소리를 위로 띄우는 능력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여겼다. 그래서 비강을 열어 소리를 띄우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복면가왕에서 호빵왕자로 열창하는 모습을 보며 그가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되고 있다는 걸 알았다.
안정된 호흡, 더욱 무르익은 감성적인 전달방식, 특히 5~6단 이상으로 꺽는 독보적인 R&B 스킬은 아찔할 만큼 대단했다. 환희가 이렇게까지 파워풀해질줄 몰랐다.
17일(금) 환희의 새 솔로 디지털 싱글이 발매된다. 이번 앨범은 지난 2011년 7월 발매한 정규 1집 [HWANHEE] 이후 약 5년8개월 만의 솔로 음원이다.
충분히 ‘최고’ 위치에 있음에도 안주하지 않고 완벽을 위해 언제나 쉼없이 노력하는 그 성실성이 한희를 더욱 가공할 가창신공의 소유자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조성진 기자 / 스포츠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