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300만 달러의 텍사스 넘버 원 스타터 찬호박...랜디존슨, 클레멘스, 무시나, 햄튼과 더불어 투수최고연봉 5섯 손가락 안에 드는 코리언 특급...과거 90마일 중반을 넘나드는 강력한 패스트볼과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커브로 초특급 영건으로 손꼽히던 사나이....그러나 지금 그런 찬호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성급한 예상이지만, 별로 희망이 보이질 않는다. 텍사스에서의 그의 위치도, 팀의 암울한 현실에서도....박찬호에게 더이상 내일은 나아질거라는 지루한 기다림을 보여주진 않을 것이다. 1300만달러....소위 박까들의 말대로 누구집 개이름이 아닌 것이다. 다져스 시절에 그가 받았던 비판은 부당하다고 할지라도 지금의 조롱과 질타는 결코 과한 것은 아니다.
1.Too much pressure will kill you
팀의 모든 부진을 혼자 떠 안으려 하지마라. 당신이 팀에 보탬을 줄 수 있는 부분은 사실 아주 작다. 페드로나 랜디 존슨이 로드리게스보다 많은 연봉을 받을 수는 없는 일...그대가 특급으로 태어났다고 해서 지금 시애틀과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을리 만무하다. 아파서 못뛰는게 뭐가 그리 죽을 죄인가...몸이 완전치 않으면 완전해질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복귀 후 벌써 네 게임...더 이상 피칭감각을 잃었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좋은 컨디션으로 마이너리그 등판까지 거르고 등판을 자청하지 않았는가 말이다. 네 게임동안 단 한번도 일관된 투구폼으로 공을 던지지 못했다. 아마도 제5선발 같았으면 이미 트리플 에이의 오클라호마에서 마이너 수업을 쌓고 있을 것이다. 솔찍히 지금도 늦지 않았다. 투구감각을 잃었거든 마이너를 자청해서 내려가라. 당신에게 주어졌던 네 번의 선발등판은 이미 망가질대로 망가진 팀에서 줄 수 있는 최대의 기회였다. 박까 들의 말대로 당신은 지독한 행운아다. 적어도 한달간은 당신의 부진에 대해 적어도 한국에선 그다지 과민반응을 보일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올해만 투수하고 말것이 아니라면 투구폼을 익히는 연습은 마이너가서 해라. 지금까지는 이반과 곤조 로커의 엄청난 부진으로 그대의 부진까지 비난할 여유가 없던 텍사스 언론이었지만, 서서히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다. 비난의 화살이 이젠 그대에게 향할 수도 있음을 직시하라.
2.앞으로 어떤 투수가 되기로 했는가.
무시나는 적어도 당신보다 훨씬 좋은 제구력을 가지고 있다. 클레멘스는 아직도 당신보다 위력적인 공을 던질 수 있다. 대단히 미안하지만 현재의 투구는 정말이지 수준이하다. 텍사스 타자들은 예년의 당신이라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만큼의 점수는 뽑아주고 있다. 당신이 예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다면 득점 후에 바로 실점을 하여 게임의 긴장감을 높이는거 말고는 사실 별로 없는 것 같다. 실점 후 의기소침하여 투지를 상실하는 것도 조금 비슷하기는 하다. 정말이지 모자랐던 부분의 일부분이라도 개선되어 있기를 바랬다. 다시 한번 자존심 상하는 얘기일지 모르지만, 당신은 가능성을 운운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연봉을 받고 있는 투수며, 7년차의 넘버원 스타터다. 시원찮은 패스트 볼과 속지 않는 슬러브라 할지라도, 최소한 한팀의 에이스로서 당당하게 승부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는가. 투수가 맞는걸 두려워한다면 더 이상 마운드에 서있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모든 타자가 베리본즈나 에이로드는 아니지 않는가...다져스의 어떤 선수가 말한대로 요즘 나는 자신의 스터프를 보여주지도 못하고 이리저리 피해다니는 당신의 투구를 보면 정말이지 돌아버릴 지경이다...텍사스가 애런실리나 에이피어를 포기하고 값비싼 당신을 스카우트 한것은 젊다는 점과 더불어 파워피쳐라는 사실이었다. 강속구 투수만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핀포인트 컨트롤도 타고 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이 당신에게 어떤 능력을 주었는지 다시한번 판단해보기 바란다.
3.아직도 마운드에서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을 설명해야 하는가..
지루하리만치 긴 인터벌은 상대타자만 짜증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뒤에 있는 야수들에게도 짜증을 유발하는 일이다. 결코 그대에게 유리한 것도 아니다. 선동렬의 거만한 모습이나 글래빈의 포커페이스까진 바라지 않을 지라도 적어도 당신의 팬과 팀메이트들은 마운드에 섰을때 뻔뻔하리만치 냉정한 모습을 보길 원할 것이다. 그래도 누구나 인정하는 넘버원 스타터 아닌가 당신은...솔로홈런을 세방을 맞는것이 만루홈런 한방 맞는 것보다 값이 싸고, 그 가능성 또한 훨씬 적을 것이다. 2사 만루에 2-3라는 볼카운트는 당신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걸 알고 있으면서, 계속해서 반복하는 이유를 묻지는 않겠다. 다만 다가올 불행은 피하고 싶은게 자연스런 인간의 심리가 아닌가? 그라운드를 십분 활용하는 것은 축구에서나 바람직한 경기운영이지 야구에서는 결코 아닐 것이다. 더군다나 투수에게는...
4.그렇지만 찬호씨...
그동안 당신의 일구일구에 많은 한국의 야구매니아들은 환호를 보내왔고 당신에게 아직 우리에게 보여주지 못한 능력이 있다는 걸 많은 사람들은 믿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 요즘 한국에선 불과 몇개월 전까지만 해도 모든 부진의 책임을 뒤집어 썼던 어떤 스포츠의 외국인 감독이 당장 대선이 열린다면 최초의 외국인 대통령이 될 만큼의 인기와 관심을 독차지 하고 있거든? 많은 이들은 잊고 있을지 모르지만 그가 이런 인기를 누린건 불과 몇주 되질 않아. 물론 당신을 형편없는 투수로 욕하기 시작한지도 몇주 되지 않지만..
작년의 애틀랜타 전에서 자신에 대한 부당한 비판자들에게 본때를 보여준 것처럼 언젠가 코리언 특급의 본때를 보여줄 날도 오리라 믿고싶어. 커트실링이나 랜디존슨이 되라는 건 아냐. 그져 당신이 보여주었던 그동안의 모습이면 텍사스의 강타선들이 믿고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거야. 적어도 올시즌 동안 만큼은 그 정도만 보여주면되...팀내 다른 투수와는 조금은 다른 모습...그 정도의 게임을 보여줄 능력은 있다는 것을 당신의 안티세력들도 잘 알고 있지..
마운드에서 에이스가 보여주어야 할 것은 자신감이야....타자를 제압할 수 있다는 자신감...팀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그걸 잃지 말았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