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4호선을 타고 잠깐 잠들었는데 종착역이었다ㅠ.ㅠ 일어나 보니 시간은 한 시간이 넘게 지났다. 아무래도 노니까 몸까지 맛이 가는 것 같다.
진동으로 해놓고 잠든 사이 핸드폰에 받지 않은 전화가 다섯 통 이었다. 쒸...ㅜ.ㅜ 가믄 맛 있능거는 먼저 온 인간들이 다 먹었겠구나 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역시나 문을 열고 들어가니 분위기는 술자리로 넘어가고 있었다. 그녀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대충 술을 밥삼아 남은 음식들을 주워 삼켰다.
재수씨 음식 솜씨가 제법이었다. "재수씨 이 찌게 죽이는데요~" 했더니 옆에 있던 그녀가 열라 째려봤다. 에휴... 저 여자 또 술 많이 마셨구만... 참... 성격도 이상한 여자다.
♡그 여자♡ 한심한 녀석이다. 뭘하다 왔는지 얼굴엔 개기름을 철철 흘리며 눈은 퉁퉁 부어 있었다. 남은 음식 찌꺼기를 먹으면서도 뭐가 그렇게 좋다고 실실 웃는지...
친구가 "이 음식 얘가 거의 다 만들었어요."하니까
멋쩍은지 한다는 말이 "아...예..." 였다. 좀 칭찬 해주면 누가 뭐라나? 짜증난다. ㅡ_ㅡ 하여간 저 인간하고 나랑은 안맞는다니까. 근데 이 웬수는 지난 번에 놀이공원에서도 말도 없이 그냥 가버리더니 지금 밥 먹을 때도 그렇고 통 말이 없었다. 하여간 쫌 좋아지려 하면 염장을 지른다니까.... 빙신... 연락처라도 함 물어보면 못 이기는 척 가르쳐 줄라 했더니...
폭탄주가 몇 바퀴 돌더니 신랑신부한테 듀엣으로 노래를 시켰다. 이것들이 술기운인지 아주 서로 안고 나긋나긋하게 쳐다보며 노래를 불렀다. 나도 모르게 어금니를 지그시 깨물었다. 죽기 전에 나도 저럴날이 있겠지...ㅠ .ㅠ
누군가 이 분위기 그대로 노래방에 가자고 했다. 자리를 옮길 때 왜 이렇게 늦었냐고 물어보니까 전철 안에서 잠들었댄다...!! 도대체 저 인간은 뭘 믿고 저리 천하태평인지 모르겠다....
♡그 남자♡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더니 저 노처녀의 음식솜씨가 제법이었다. 아무래도 실력이 나랑 막상막하일것 같았다. 하긴 집에서 노는 사람들이 집안 일이라도 잘 해야지...
노래방에 가자니까 여자들이 더 좋아한다. 역시 아줌마들이 많아서 그런지 노는데 빼는게 없었다.
젤 큰 룸을 잡고 맥주를 시켰다. 노래방에 왔다는 것 보다는 노래와 춤이 자유로운 술집에 온 거 같았다 ㅡ_ㅡ
근데 신랑신부가 한참 놀더니 마이크를 잡고 그녀와 나를 불러냈다!! 뭐 지네 부부 결혼하고 집들이 하는데 젤 수고가 많대나?? 어쩌대나 하면서 둘다 솔로인 사람끼리 노래 한 번 하랜다..
"아~씨 됐어." 하니까 옆에서 박수치고 난리다ㅜ.ㅜ 그렇게 뻘쭘하게 둘이 마이크를 사이에 두고 섰다.....
♡그 여자♡ 우.....쪽팔려따.... 분위기에 떠밀려 그 남자와 마주서긴 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었다.
근데 그 남자가 "저겨, 듀엣곡 모 아시는 거 있어여?" 하고 물어봤다.
듣기는 많이 들었는데... 나도 갑자기 생각나는게 없었다. 놈이 뭔가 큰 결심을 한듯이 그럼 아무 노래나 부르란다. 대신 자기는 옆에서 율동을 하겠다나....
설마했다.... 이 인간은 주로 <전국 노래 자랑> 을 보나 보다...ㅠ.ㅠ 괴상한 막춤을 몸을 배배 꼬며 추어댔다.
그러면서 날 쳐다 보길래 기가 막혀서 웃었더니 잘 한다고 웃는 줄 알았는지 더욱 발광을 해댔다.
덕분에 나도 노래 부르다 삑사리를 냈다.... 사람들은 뒤로 넘어가고 몇 몇 친구들은 킥킥대며 숨도 제대로 못쉬고 있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ㅠ.ㅠ
이남자노래방에서 노는거 보니깐 정말 깬다 너무 오두방정을 떠니 ㅠ.ㅠ
♡그 남자♡ 아무래도 둘이 어설프게 듀엣을 하느니 내가 망가지는게 낫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시크릿의 <샤이보이>를 불렀다. 노래도 정말 잘 했다. 왠지 모든 면이 예뻐 보일라 그랬다. 그래서 춤추다 눈이 마주칠 때 씩~ 웃었더니 그녀도 날 보고 따라 웃어 주었다 !!
힘이 나서 더욱 미친듯이 망가져 줬다. 사람들이 환상의 듀오라며 박수를 쳐줬다. 뭐....이쯤이야...*^^V
어쨌든 그녀가 무지 즐거워 하는것 같았다
분위기도 좋은 것 같고 해서 노래방에서 나올 때 술기운에 용기를 내어 이번 일요일에 만나고 싶다고 이야길 했다
"일요일이요.....?" 하더니 한참을 머뭇 거리며 말이 없었다.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