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오기 전 이곳에 먼저 와 살고 있던 언니네 집에 놀러 온 적 있었습니다.
제가 월남국수를 처음 접한 건 한 18년 전 그때였습니다.
형부께서 이곳에 오래 사신 분한테 국수 얻어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고
몬트리올에서 엄청 유명한 국수집이라며 소개 받았다고 저희를 데리고 간다길래
기대를 잔뜩하며 따라갔었죠. 추운 겨울이었는데 얼마나 유명하길래 가게 바깥쪽까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발을 동동 구르며 번갈아 가며 차 안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며 드뎌 저희들 순서가 되어 가게 안으로 진입하여 자리를 잡고 앉게 되었는데
안으로 들어서자 마자 진동하던 베트남 향신료 냄새에, 연이어 주문한 국수 위에 채 익지도 않은
벌건 고기가 둥둥 게다가 생숙주~도저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정말 거짓말 않고 형부 빼고는 언니, 남편, 나는 한 젓가락도 입에 넣어보지도 않고 빨리 나가자며
형부를 재촉했습니다. 형부도 저희들 땜에 입에 넣는 둥 마는 둥 황급히 자리를 떴습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언니한테 형부는 엄청 욕 먹고 저희들도 속으로 형부 원망 많이 했습니다~ㅋ
그러던 우리가 이제 비가 오면 젤 당기는 음식이 월남국수고
베트남 친구에게 레시피까지 얻어 집에서도 곧잘 만들어 먹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역겹기만 했던 여러가지 향신료 냄새가 가끔씩 그립고 한가지라도 빠뜨리고 만들면 뭔가
부족한 월남국수맛 같아요~ㅋ 생숙주의 아삭함과 약간 비린 맛까지 이제 완전 적응이 되었답니다.
요즘 한국도 월남국수집이 많이 생겼던데 지난번 한국 갔을 때 사 먹어 봤더니
이곳에서 파는 월남국수와는 완전 다른 맛이더라구요.
오리지날 월남국수맛을 아시는 분들을 위해 오늘은 그 맛에 가까운 레시피를 알려드릴려구요~
저녁으로 칼국수 해먹어야지 했는데 급 월남국수 당겨서~ㅋㅋ
먼저 육수 낼 고기류 찬물에 담궈 핏물을 뺍니다.
저는 뼈조금하고 사태 준비했습니다. 고기는 양지 차돌박이등 모두 가능해요.
고기가 없으면 멸치 다시마 육수로 하셔도 되요.
핏물 뺀 고기는 끓는 물에 한번 데쳐내어 깨끗이 씻어 준비 해 둡니다.
고기와 함께 넣어 끓일 향신료들입니다.
계피, 팔각, 통후추, 파, 통마늘, 그리고 깨끗이 씻어 껍질 째 구운 양파입니다.
육수용이라 양파를 미니오븐에 살짝 구웠어요. 양파의 아린 맛을 없애 준다네요.
냄비에 고기가 푹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위의 향신료들 모두 넣고 끓여 줍니다.
이곳에서 파는 소양부위입니다.
밀가루와 소금으로 깨끗이 씻어서
끓는 물에 데쳐내어 씻은 상태입니다.
끓고 있는 육수 냄비에 같이 넣어 한 30분 정도 더 끓입니다.
고기들이 다 익은 게 확인이 되면 건져 내어 알맞은 크기로 썰어 둡니다.
국수에 올릴 고명들입니다.
양파 채 썰고 파 송송, 고수, 월남고추도 썰어 둡니다.
대부분 한국사람들 저 고수맛에 아직 적응 못해서 월남국수 주문할 때 without coriander 라고 합니다.
숙주도 깨끗이 씻어 준비 해 놓고요
고기를 건지고 난 육수는 체에 잘 걸러서 피쉬소스와 소금으로 간을 맞춥니다.
이곳에서 주로 애용하는 피쉬소스이고요 아래에 있는 통은 라면스프처럼 쉽게 말해 월남국수 스프쯤 되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피쉬소스만 사용해도 되고 조금 더 사 먹는 맛을 따라할려면 저 속에 들어 있는 큐브 하나쯤 넣으시면 됩니다.
육수 끓이는 동안 쌀국수도 찬물에 한 30분쯤 담궈 놓았다가 끓는 물에 몇 초만 삶아 내면 면이 퍼지지 않고
꼬들하게 맛있어요. 찬물에 헹궈 건져 낸 쌀국수는 반드시 토렴해서 그릇에 담고 숙주, 양파, 파, 월남고추, 고수, 그리고
썰어 둔 고기들 듬뿍 담아 내면 됩니다~레몬이나 라임 곁들이셔도 되고요 sriracha hot chili sauce와 hoisin sauce 섞어서 고명인 고기를 찍어 먹으면 환상입니다~
첫댓글 성애님 월남국수 레시피 감사해요!
저도 첨엔 고수 향도 도저히 싫었고 생 숙주도 마찬가지였는데 카나다에 오래 살다보니 좋아하는 음식이 되어버렸어요..
특히나 겨울이나 비내리는 으스스한 날 이 국수가 먹고싶을 때가 많아요..
저도 집에서 만들어 봐야겠네요.
캐나다 사시나 보네요~반가워요~^^
저 재료들 모두 중국마켓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니 함 해 드셔보세요~
월남 국수 좋아해요..
따라해봐야 겠어요..
정성이 가득한 음식이네요^^
멸치 육수에 칼국수 끓여 먹어야지하다가 일을 좀 크게 만들었어요~ㅋ
그래도 이 기회에 월남국수 좋아하는 분들과 레시피 공유하게 되어 흐뭇하네요~^^
맛나겠습니다
저도 월남국수 20년도 더 지난것 같습니다 벤쿠버 언니네 갔다가
외식 하면서 먹었습니다
진짜 좋아하는데
일이 많군요
레시피 감사드립니다
한국에선 멸치 다시마 육수에 하시면 조금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어요~
난 아직도 고수 는 적응이 도저히 안돼요...
저번달 베트남 가서도 젓가락이 안가더군요,,ㅜㅜ
그 심정 충분히 이해해요~
고수 올린 월남국수가 당길 정도면 이민 생활에 완전 적응 했다고 하더라구요~ㅋ
자세한 레시피 감사합니다 ^^
잘보고 갑니다
도움이 되신다면 제가 더 감사합니다~
저도 미국 갈때마다 언니가
월남국수 맛있다며 데리고
갔는데 식당에 들어서자 마자
냄시때문에 앉아있기가 거북하고 먹지도 못했지요~
언니가 자기도 처음엔 역겨웠는데 지금은 마니아가
됐다네요~ 작년에 미국에서 2개월 살면서 저도 적응이 되여서 ~광주에
월남국수집을 찾아 다닌답니다
아 정말요? 거의 바슷한 경험을 거치네요 ㅋ
미국에서 드셔서 한국에서 사서 드시는 맛하곤 많이 다를거예요~
사먹기만 했는데 레시피까지 주시네요
감사합니다
따라쟁이 들어가 봅니다~^^
네~한번 해 보세요~
날씨 조금 시원해지면요~ㅋ
오...
월남국수가 그렇게 맛있나요?.
난 언제쯤이면 맛 볼수있을까나....
맨 처음 접하면 향땜에 어쩜 역겨워서 못 드실지도 몰라요~
그래도 한국에서 파는 월남국수는 한국인 입맛에 맞게 만들어 파는것 같던데
대구쯤 나오시면 사 드실 수 있을거예요~
@이성애(캐나다) 아.....
알겠습니다. ^^
고맙습니다,해먹고 싶어도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자세한 레시피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날씨 조금 시원해지면 한번 해 드셔요~~~^^
벤쿠버에서 자주 가던 비엔남 누들집이 생각납니다.
그 국수집이 생각나신다면 월남국수의 참맛을 아시는 분이시네요~~~ㅋㅋ
@이성애(캐나다) 헉!
코퀴틀람 Pho,99 아시는군요 ㅎㅎ
벤쿠버 들어가면 일단! 저집에서 한그릇 한답니다 ~
저는 칼칼한걸 좋아하다 보니 매운 소스를 듬뿍 넣어서 먹지요.
@노윤혜 저희 남편이랑 똑같네요~ㅋ 다른건 매운 거 잘 못 먹으면서 월남국수만큼은 스리라차 핫소스를 듬뿍 뿌려 먹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