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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e:
돌려줘야 해요,
임시완:
도경수:
박해진:
신하균:
"시완이 학교 가나 봐?"
해진은 출근하다 말고 등교를 하던 시완의 앞에 차를 멈췄다. 시완은 해사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걸어가네?"
"아, 오늘 버스가 폐업 들어가서 차가 없어요. 동네 골목에 택시가 잡히는 것도 아니라서..."
"아저씨가 학교까지 태워다 줄까? 차로 가면 오분이면 가잖아."
시완은 반색하며 아 그래도 돼요? 라고 물으며 내빼지 않고 차에 탔다. 그때 해진은 날이 추운데 학교 다니느라 고생 많다며 내년이면 수험생인데, 압박감 많이 가지지 말고, 조언하듯 말을 건네며 음료수 하나를 건넸다.
"받은 건데, 아저씨는 두유 별로 안 좋아해서. 마셔."
시완은 감사합니다~ 말하며 두유의 뚜껑을 따고, 마셨다. 해진은 그 광경을 초조하게 바라보았다. 시완은 곧 눈을 감고 숨소리가 일정해지자, 해진은 바로 차를 돌렸다.
***
"...야.."
"...수야.."
몸이 물속에 있는 것 마냥 묵직하고 장막 뒤에 있는 소리를 듣는 듯, 소리가 집중되어 들려 오지 않았다.
"...경수야!"
그 순간, 눈이 확 떠졌다. 흰 천장이 보였다. 주변을 돌려 보자, 평범한 가정집의 침실로 보이는 실내가 눈에 들어왔다. 주변을 둘러 보던 것도 잠시. 소년은 자신을 걱정스러우면서도, 말할 수 없는 감격으로 잠겨 있는 사내에게 입을 열었다.
"...누구세요?"
순간 사내의 표정이 눈에 띄게 굳었다.
"경수야 나야...해진이 아저씨. 기억안나? 형이 22살때 경수가 8살 때 부터 우리 같이 살았었는데 기억 안나?"
소년은 그저 고개를 돌렸다.
"...제 이름이 경수에요?"
사내는 울음을 참는 목소리로, 벌개진 눈을 하고 말했다.
"응. 도경수 나이는 18살이야."
소년은 침대에서 일어나 걸어, 거울 앞의 자신을 응시했다.
"...제가 이렇게 생겼어요?"
"응...경수야."
남자는 쉼 없이 경수야, 경수야 하며 소년을 불렀다.
**
사내는 자신이 경수의 보호자라며 말했다. 경수의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셔서 자신과 살았고, 피붙이는 아니라는 말을 했다.
"...왜 저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해요?"
사내는 침대에 앉아 있는 소년의 머리칼을 넘겨주며 말했다.
"아주....큰 사고가 있었어. 경수가 머리를 다쳐서 그래."
"...사고요?"
"응. 아주 큰 교통사고였어."
"근데 왜 몸은 다치지 않았어요?"
"경수가 다쳐서 누워 있는 동안 다 나아서 그래."
"제가 그렇게 오래 누워 있었어요?"
"응....일어났으니까 됐어. 십년감수....아니 그냥 죽는 줄 알았어. 너 안 깨어나는 줄 알고."
"...."
왜 이렇게 모든 게 낯선 기분이 들까.
소년은 깊이 눈을 감았다.
-
소년은 자신의 몸이 이상하다고 느꼈다. 특히 아주 이상한 것은 젓가락을 쥘 때 였다. 머리는 습관적으로 중지로 위에 젓가락을 받치고 사용하는 일반적인 젓가락 쥐는 법을 생각해 냈으나 반사적으로 몸은 검지와 중지로 위에 젓가랑을 지탱하고, 약지로 적가락을 지지한 채 소지를 움직여 젓가락을 쓰게 됐다. 몸은 검지와 중지를 사용하는 젓가락 쥐는 법을 더 편해 하였으나 머리는 자꾸 일반적인 방법을 고수했다. 혼란이 일었다. 새로운 나. 이름 집주소 나에 대한 그 모든 걸 새로 익혀야 했다. 인지에 대해 별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반사적으로 신체와 머리에서 극렬한 반대 반응이 일어날 때가 있었다. 가령 아주 무서운 놀이기구를 탄다 가정한다면 몸은 서 있는 줄을 보고 반사적으로 걸음을 뒤로 빼지만, 머리는 저 롤러코스터를 꼭 타야겠다고 맘 먹는 것이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가장 큰 반응은 자신의 보호자라고 말하는 '아저씨'이었다. 몸은 별 무리 없이 자연스럽게 그와 동화 됐지만, 머리는 아니었다. 뭔가... 뭔가 이상했다.
사내는 한 대학병원에서 신경과 전문의로 일하는 의사였고, 그가 출근을 하고 나면, 늘 빈 집을 홀로 지켜야 했다. 그는 항상 집 밖으로 나올 때 마다 뿌듯한 표정으로 현관까지 바래다주러 온 나를 잔뜩 웃는 얼굴로 바라보다 갔다. 꼭 신혼부부를 흉내 내고 싶어하는 거 같아 보였다. 그런 들뜬 사내의 표정도 기분이 영 좋지 않았다. 준수한 얼굴의, 깨끗한 미소라도... 그는 갔다 오겠다고만 말하고 출근을 했다. 기분 좋아 보이는 얼굴에 이상하게 속이 뒤틀렸다. 지워진 기억 안에, 분명 뭔가가 있었다. 그것을 그것을 알아야 했다.
**
소년은 주저하지 않고 사내의 차가 아파트 정문을 빠져 나간 것을 확인하고 야상만 대충 걸치고 뛰어 나와 택시에 타 현송대학병원말고-그곳은 해진이 일하던 병원이었으니- 가장 가까운 대학 병원으로, 가장 큰 곳으로 가달라고 말 한 뒤에 초조한 얼굴로 유유자적 흐르는 한강 물을 바라보다가 도착했음을 알고 택시에서 내려 접수 데스크로 달려가 말했다.
"사고 외상 후유증으로 기억상실에 걸렸는데요, 기억을 되찾고 싶어서요. 어디로 가야 돼요?"
안내 데스크는 뇌를 담당하는 분야는 신경외과이니 6층으로 가보면 된다는 말을 했다. 접수를 하고, 초조하게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다.
6층은 입원실 없이 모든 공간이 수술실과 진료실, 옆 방사선실과 검사실로 꽉꽉 채워져 있었다. 소년은 맞은 편에 앉은 의사의 가슴께 주머니에 써진 이름을 천천히 읽었다.
신...하....균
잊지, 말아야 하는 이름이었다.
"듣기로는 사고를 당했대요. 기억은 없어요. 제가 누구고 부모님이 누구인지 어떤 친구가 있었는지 아무것도 기억이 나질 않아요."
"혹시 사고 이후 기억이 소실되거나 그러신…"
소년이 손사래를 치고 입을 열었다.
"아뇨 아뇨 그건 절대로 아니구요. 제가 궁금한 건 사고 전 기억을 되돌 릴 수 있느냐 이거에요."
의사는 아랫턱을 쓸다가 입을 뗐다. 다음 주 수요일 날 다시 오세요. 모든 검사를 그냥 싹 다 해보죠. 가능성도 그때 보고 얼만큼 뇌가 문제인 건지도 정확한 건 그때 보자고만 말한 채 일어났다.
소득도 없이 돌아온 집에서, 나의 흔적들을 미친 듯이 찾아 헤맸다. 사진, 신분증, 날 아는 사람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집 어디에도, 과거의 나를 알 수 있을 만한 물건은 없다는 것이었다.
메두사의 얼굴을 찾아 헤매는 기분이었다.
어딘가에 날 옭아맬, 혹은 날 자유케 할 진실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
병원에 도착해 검사대에 올라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수많은 생각들은 뒤엉켜 진창을 만들어냈다. 뇌 어딘가는 내가 만든 생각의 진창으로, 뭉개져 썩고 있을지도 모른 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두려움들이 온 몸을 훑고 지나간다. 눈물이 흘렀다. 검사대에서 일어나 옷을 갈아 입고 나오자 의사가 날 불렀다.
"검사하다가 본 건데 말입니다..."
"...네."
"뇌 수술의 흔적을 발견했어요."
내 뇌는 어딘가 이미 썩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다시 뇌리를 스쳤다.
**
"사람의 기억을 저장하는 곳은 해마에서, 서술 기억과 장기 기억을 담당하고 있다고 알려진 것과 다르게 최근 대뇌 피질의 곳곳에서 장기 기억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졌습니다."
의사는 클릭질을 몇번 하더니 한 MRI사진 한 몇장을 모니터에 띄운 뒤 볼펜으로 짚어가며 설명했다.
"여기 살작 거뭇해진 부분, 대뇌피질이 손상된 흔적이에요. 그래서 '서술 기억'(어떤 사람, 사물의 이름, 그림, 소리, 이야기 등 그 데이터 자체에 대한 기억)에 순간적 장애가 생긴 거에요. 자신의 과거 기억 자체가 날라가 버린 겁니다, 제가 뇌수술의 흔적이 있다고 했죠? 수술의 규모가 굉장히 컸습니다. 기억을 되찾는 거요?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의사는 고개를 숙였다 들고 입을 열었다.
"일단 당신의 얼굴의 이름부터 아는 것이 급선무겠네요."
***
[보통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연루돼도 되나, 생각해 봤지만, 그래서 도움을 드려야 할 거 같아서 사적으로 문자 드립니다. 경찰엔 사진 넣었구요. 연락 닿는 데로 문자 드릴 테니 연락 드리면 병원 한번 오세요. 그때 전부 말씀드릴게요."
소년은 앉아 있지 못하고 앉았다 섰다를 반복하며 빙빙 돌았다. 사내는 의사여서 아주 바빴다. 소년은 병원에서 준 약을 먹고, 꾸준히 무리하지 않을 정도의 운동을 하고, 식단을 조절해 섭취했다. 모두 기억을 위한 노력이었다.
**
밥을 먹다 말고 하균에게 온 문자를 바라보고 있던 소년은 액정을 손가락으로 닦은 뒤 다시 액정을 뻔히 바라봤다.
[일단 서울 지역 실종자는 아니라고 하니, 다른 지역에서 연락 오면 문자 드리겠습니다.]
맞은 편에서 식사를 하다 말고 해진이 물었다.
"문자 왔어?누구야?"
"응...? 아니 대출 받으라고 김미영 팀장, 알잖아 스팸."
"그래?.."
해진은 심드렁하게 다시 밥숟갈을 들었다. 한 가지 확실하게 알겠는 것은, 과거의 자신은 결코 저 사내를 달가워하지 않았다는 것이었고, -내가 먼저 무엇을 권유할 때 마다 눈에 띄게 좋아했다- 그는 내 모든 취향을 꿰고 있다는 것이었다. 어이가 없는 것은 내가 그가 말한 대로 쇼핑을 하다가 저 컵 이쁘다, 경수 네가 좋아할 디자인이네 라고 말한 뒤 내가 카트에 넣고 '아니, 아저씨 말대로 이뻐서, 살까 해서.' 이런 말을 하면, 유난히 감격이 스미는 듯한 얼굴이 티가 나는 것이었다.
이상했다. 남자가 너무.
**
하균이 일주일중 딱 하루 쉬는 날, 카페에서 소년을 만났다. 하균은 빼는 거 없이 단도직입적으로 입을 열었다.
"직접 말씀드릴 까요? 짐작 가는 건 있으신가 해서요."
"몸을....돌려 줘야 해요."
하균이 곧 의외라는 표정을 했다. 소년은 다시 입을 열었다.
"'셀룰러 메모리(세포 기억,인간의 뇌가 아닌 세포가 하는 기억으로 장기 기증에서 사례가 많음.)요. 머리는 아닌데 몸은 맞다고 하는 것들을 느끼면서 점점 알겠더라구요, 제 몸이 아니에요."
"사실 그래서 여쭐게 있어서 왔습니다."
"기억을 잃어서 답변해드릴 게 없..."
"당신 주변에 '박해진'이라는 사람이 있나 해서 말입니다."
가라 앉은 눈으로, 하균이 물었다. 소년은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
[임시완 나이는 18살이구요. 반년 전에 실종 기록이 있고 인천시 계양구에서 살던 모앙이었습니다.]
보내온 사진을 보면서, 얼굴을 바라보았다.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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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미친 듯이 발버둥 쳤다. 소년이 잠든 것을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투명 인간이 살해를 시도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몸을 뒤틀고 다리를 찼다. 소년은 눈을 크게 뜨고 휴대폰을 들고 하균에게 전화를 걸었다.
**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는 기억 났어요. 트라우마라 일부러 잊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네요. 어디서.... 어디서 볼까요."
**
그 사이, 소년은 하균이 보낸 장문의 문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같은 학교, 과 동기였습니다. 녀석도 나도. 둘다 레지 전부터 신경과를 원했습니다. 하루는 종강총회 자리를 파하고, 집으로 가는 정류장에서 물었습니다. 넌 왜 신경과를 가고 싶은지. 사람의 뇌라는 무궁무진한 곳을 탐구해보고 싶다던 그런 보편적인 대답을 원했으나, 충격적인 답변이 돌아왔었습니다. 사람의 뇌를 바꿔보는 실험을 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8살부터 같이 살아왔다는 도경수도 8살부터 실종 신고로 분류가 돼있습니다. 아마 실행에 옮길 준비를 장장 10년동안 했겠죠. 완벽하게 테스팅하기 위해. 결과는 완벽했으나 대뇌피질에 손상이 온 당신은 박해진을 기억 못했고, 박해진은 꽤 '도경수'라는 아이를 좋아한 듯 합니다. 가지고 있는 데이터베이스로 새 피실험체를 구하는 대신, '또 다른 도경수'를 살려냈으니 말이죠. 임시완의 뇌를 가지고 당신의 육체를 한 몸뚱이를 어서 찾아야…]
문자를 읽던 눈이 멈춘다. 타고 있던 택시를 누군가 들이 받았다. 익숙한 얼굴 해진이었다.곧 굉음이 들렸다. 해진의 차는 택시를 완전히 들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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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일어나 자신의 앞에서 아마 자신의 이름으로 보이는 이름을 말하는 남자의 얼굴을 바라봤다.
"...야"
"...수야"
"...경수야"
"누구세요."
사내의 얼굴은 변함이 없었다.
소년은 일어나 거울 앞에 서 거울을 들고 자신의 얼굴을 바라본다.
"...제가 이렇게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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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ㅛㅎ....죄송 이번편 내내 졸면서 씀
멍청한 쓰니 이거 쓰겠다고 야매 의학공부하고 와쬬욘 뿌애애애애ㅐㅇ앵...
암튼 다 쓰니 후련~~~
첫댓글 우워ㅓ어...........존잼.....워어어.....
글씨색좀올려줘ㅠㅠㅠㅠ너무작고연햐서잘안보인다ㅠㅠㅠ
색깔 명도 좀 낮췄져 8ㅅ8
@윤호 고마워...8ㅅ8
와존잼...소름ㅜㅜ
헐..마지막사진누구야..?
배우 김혜성!!
헐....개무서워...
글 진짜 잘쓴다!!!
워...뭐야 정식연재를 원합니다ㅇㅎㅎ...
똥싸다 임시완 사진 나와서 급히 내림.ㅠㅠ
사진인데 겁나 식겁...다싸고 봐야지ㅠㅠ
헐 ...헐 소름 헐..
너 존나 쩔구나?.. 근데 이해는 가지만 덜가는 느낌적인 느낌ㅠㅠ
헐....소름...처음부터소름이더니..무섭다
이해안가....니란빠가년
우와...
삭제된 댓글 입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01.26 12:50
글쓰니글다좋아ㅠㅠ 잘보고있어~
대박이다진짜워
헐시발소오름...이런열린결말조아...죤나..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