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예르미타시 박물관 & 예카테리나 대제

[선경나라]

 

시베리아 횡단철도

 

극동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해 6박 7일을 달려

종착역 모스크바에 도착까지 총 60개 역에서 정차.

시베리아횡단선은 아시아 동쪽 끝 블라디보스토크 출발.

중국 북부를 지나 바이칼 호를 남으로 끼고 이르쿠츠크,

노보시비르스크, 옴스크, 예카테린부르크  우랄산맥 넘어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핀란드 헬싱키..,횡단 철도.

 

 

 

 

 

 

 

 

 

 

 

 

25년 걸려 만든., 세계 최장 철도.

 

러시아 우랄산맥 동부의 첼랴빈스크 ~블라디보스토크

약 7,400㎞ 대륙횡단철도 정식명칭은 ‘대시베리아철도’.

일반적으로 '이 노선 + 블라디보스토크 역' 9,297㎞ 구간.

또한 넓은 의미로는., 몽골 횡단 철도· 동청철도 ·

바이칼-아무르 철도(제2 시베리아 횡단 철도) 포함.

.

'모스크바~시베리아' 구간은 1956년부터 2001년까지

모스크바로부터 북동쪽 방향으로 모스크바~야로슬라블

~키로프~페름~예카테린부르크를 경유하는 노선을 사용.

2001년부터는 그보다 남쪽의 모스크바~블라디미르~

니즈니노브고로드~키로프~페름~예카테린부르크 이용.

로시야 호는 모스크바 야로슬라브스키 역을 출발

블라디보스토크 역까지., 약 7일간에 걸쳐서 주파.

항공기 등장 전 '일본~유럽' 가장 빠른 교통수단.

동양과 서양을 걸치는 노선이기 때문에 중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몽골 직통도 있다.

.

 

 

바이칼호수.

러시아어: О́зеро Байка́л, 부랴트어: Байгал далай,

몽골어: Dalai-Nor, 문화어: 바이깔 호)는 시베리아 남쪽.

이르쿠츠크 주와 부랴트 공화국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남쪽에 홉스굴이 있고 현지인들은

두 호수를 "자매 호수"라고 부른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며, "풍요로운 호수"

뜻말 '바이쿨' 타타르어 에서 유래된 지명.

약 2천5백만-3천만년 전에 형성된 지구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담수호(淡水湖)이다.

 

길이 636 km, 폭 20~80 km,

면적 31,494 km², 깊이 1637 m.

 

아시아에서 가장 넓은 민물호수이며,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호수(해저 1285m)

 

부피는 23,000 km³, 북아메리카 오대호 크기.

지구 상에서 민물의 20%에 해당하는 양이다.

호서부(湖西部) 이르쿠츠크 중심으로

공업지대와 이르쿠츠크 탄전이 있다.

.

 

바이칼 호수는

25만 동사자가 잠든.,

세계 최대의 공동묘지.

1920년 1~2월 동안 러시아 내전때

백군이 바이칼 호를 건너 후퇴한 사건.

 

카펠의 백군의 알렉산드르 콜차크가 처형당한 이후,

잔여병력은 시베리아 횡단철도 따라 동쪽으로 후퇴.

바이칼 호에 다다랐을 때 적군은 맹렬한 기세로 추격.

이때 3만 백군과 식솔들과 러시아 제국 금은보화도 함께

마침, 얼어붙은 바이칼 호를 건너 중국 방향으로 후퇴한다.

광활한 바이칼호에 시베리아 찬바람이 끊임없이 불어 왔다.

당시 바이칼호 기온은 영하 40도 강추위였으므로

그곳 토박이들도 이를 견디지 못하고 얼어 죽었다.

이들 시체는 겨울 동안 바이칼호 위에 남아 있었다.

봄이 오자 언 시체들과 그들이 함께 가져왔던 보물들은

빙판이 녹으면서 1,600m 깊이 호수 밑으로 가라앉았다.

 

336개 하천이 흘러들어 한 곳으로 나가는 바이칼호.

지각변동이 계속되고 있어., 가끔 심한 지진이 발생.

바이칼 호에는 주기적으로 물에 잠기는 5개 섬을 포함

27개 섬이 있으며 올혼 섬(448㎢)이 규모가 가장 크다.

 

주로 셀렝가 강을 비롯한 하수유입의 비중이 가장 크며

유출은 예니세이 강 지류인 앙가라 강으로 이루어진다.

 

바이칼 호의 동식물 생태는 풍부하고 다양.

수심에 따라 1,200종이 넘는 동물이 서식하고

600종에 가까운 식물이 수면 가까이에 분포한다.

7개과(科) 50여 종(種)의 물고기가 있는데 이들 가운데 

연어류가 많이 잡히며 사루기와 흰연어류도 중요한 어종.

가장 큰 어류는 철갑상어로서 길이 1.8m, 무게 120㎏ 정도.

유일한 포유동물은 바이칼 물범이며

바이칼 호 주변에는 326종 조류가 서식.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 가장 북쪽에 있는 항구도시.,상트 페테르부르크.

예술과 문화, 혁명의 도시로 유럽으로 향하는 러시아 창구.

트로이 유적을 발굴한 하인리히 슐리만, 도스토옙스키, 푸시킨,

차이콥스키, 알프레트 노벨 등이 깊은 인연을 갖고 있는 도시이다.

또 세계에서 유명한 아름다운 미술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에미르타쥬 박물관도., 이 도시의 자랑.
러시아 황제들이 북해와 북유럽 연결을 위해 건설한 항구

표트르 대제(1682-1725) 이름을 딴.,상트페테르부르크

그는 1703년부터 신도시를 만들기 위해 스웨덴으로부터

빼앗은 이곳에 수만 명의 농민들과 귀족들을 이주시켰고,

수도도 모스크바에서 이 도시로 옮겨 당시 유럽 건축가들을

총동원해 러시아식 바로크 양식 예술적인 도시를 건설했던 것.

도시 역사와 문화를 담은 에미르타쥬 박물관(겨울 궁전).

빛바랜 하얀 기둥과 은은한 초록빛이 감도는 벽면을 따라

5개 19세기 로코코풍 건물이 있고, 그 지붕에는 176개 조각.

'그런데 왜

'겨울 궁전'이

에미르타쥬 박물관으로

바뀌었을까?'

독일 출신으로 러시아에 시집왔던 예카테리나 2세는

1764년 프러시아의 프리드리히 2세로부터 빚에 대한

상환금 대신 225점 그림을 받어 박물관을 꾸미게 된 것.

그뒤 예술에 관심이 많았던 예카테리나 2세는

4천점 작품을 수집해 궁궐을 박물관으로 꾸민 것.

고대 이집트와 스키타이 황금 유물, 그리스-로마 조각과 동전,

레오나르도 다 빈치, 라파엘로, 미켈란젤로 등 르네상스 3대 거장.

고흐, 피카소, 마티스, 루벤스, 로댕 등 작가들의 그림과 조각 작품들 .

박물관을 나오면 궁전 광장,

로마의 피에트로 광장을 연상할 정도로

웅장하고 당당한 분위기로 러시아 대제국 풍채.

1905년 러시아 혁명 진원지 ‘피의 일요일’

그 시위가 바로 이 광장에서 시작되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혁명의 도시.

네바 강 맞은편에는 베드로와 바올 성채가 있다.

1703년 네바 강이 흘러드는 이곳에 건축한 요새.

상트 페테르부르크 300년 역사는 이곳에서 시작.

18세기 후반부터는 러시아 정치범 수용소로 변모.

 

성 이삭 성당.

 

멀리서도 황금색 돔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다.

높이 101.5m라 도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돔.

성 이삭 성당은 도시건설자인 표트르 대제의

생일을 기념해 1818년 5월 30일 만들기 시작.

1858년 5월 30일에 완공 때까지 50만명 동원.

세계 최대 성당의 하나로 유명하며,

지금은 러시아 화가와 예술가들의 그림과

조각 작품이 150점 이상이 전시되고 있는 곳.

 

                                                                           데카브리스트 광장.
데카브리스트 광장은 왕정 전제정치에 반대해

청년 장교들이 들고일어났던 러시아 혁명의 광장.

1825년 혁명 가담자 중

121명은 시베리아 유배.

혁명 주동자 5명 교수형.

 

 

 

 

 

 

  

예르미타시 박물관

 

예르미타시 박물관의 기원은

러시아 차르들 거처 겨울궁전의

건립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상트페테부르크 최초의 겨울궁전은

도시 건립자 표트르 대제에 의해 건축.

표트르 대제 사후 이 건물은 황폐화되었고,

엘리자베타 여제 때은 1754년 새 겨울궁전이

착공되어 예카테리나 여제 때 완공되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겨울궁전

 

겨울궁전을 사적으로 즐길 공간이 부족한 것이 아쉬워

궁전 곁에 한거(閑居)할 곳(예르미타시)을 짓게 하였고,

거기서 가까운 이들과 망중한을 즐긴., 예카테리나 여제.

 

정원 누각에 여제의 그림과 값비싼 예술품이 소장되기 시작.

소(小) 예르미타시로 불리는 이 공간 외에 늘어나는 소장품을

품어 안기 위해 네바 강변 제방 쪽으로 구 예르미타시가 세워지고,

예르미타시 극장, 19세기 들어서는 신 예르미타시가 더해진 공간들이

인류의 문화유산을 품어 안는 오늘날 예르미타시 박물관 둥지가 되었다.

 

1852년 예르미타시가 공식적으로 박물관 활동을 시작 .

제국박물관 예르미타시는 처음에 제한된 관객만 받다가

1860년대부터 이런 제한을 철폐, 국립박물관으로 바뀐 것.

 

1917년 10월 혁명 뒤이며, 이후 국유화된 전국의 개인 컬렉션이

예르미타시로 집중되고, 발굴과 탐사로 인한 유물의 발견, 국가 주도의

문화재 매입이 이어지면서 예르미타시 소장품은 20세기에만 네 배 증가.

  

예르미타시 박물관은 16 주제 군으로 분류. 

고대세계의 유물부터 동양문화, 고고학 유물,

17~18세기 플랑드르 미술, 15~16세기 제국 미술,

중세 실용미술, 17~18세기 네덜란드 미술, 13~18세기

이탈리아 미술, 기사의 방, 15~19세기 스페인 미술,

15~18세기 프랑스 미술, 19~20세기 프랑스 미술,

15~18세기 독일 미술, 16~19세기 영국 미술,

러시아 문화사 유물, 19~20세기 독일

이탈리아 기타 유럽 미술 등이다.

 

서유럽 제국과 떨어져 있는데도

서유럽 주요 미술관 못지않게 중요한

미술사의 걸작들을 다수 소장하고 있다.

 

충실한 서양미술사 개관을 위해서도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는 박물관이다.

 

북 유럽의 베니스.,상트페테르부르크(구 레닌그라드)

 

러시아 연방의 북서부 끝에 있다.

모스크바에서 북쪽으로 약 640㎞,

북극권에서 남쪽으로 7° 떨어져 있다.

지난 2세기 동안 제정 러시아의 수도로

러시아 역사의 중심무대를 이루었으며,

공업, 문화 도시 및 항구로서 중요한 역할.

  

 

1703년 표트르 대제가 네바 강의 하구에 세운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에서 비롯된 도시로

'상트페테르부르크' 1914년 페트로그라드로 개칭.

1924년 레닌이 죽자 그의 이름을 기념해 레닌그라드.

제2차대전 중.,레닌그라드 전투.

 

그후 1991년 11월 7일 사회주의 개혁의 와중에서

시민 요구에 따라 본래 이름대로 '상트페테르부르크'.

이 도시는 1917년 2월 혁명과 10월혁명의 현장으로,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의 극심한 포위공격을 끝까지 버텨낸 곳.

 

건축 면에서 유럽에서 가장 아름답고

조화로운 도시의 하나로 명성이 높다.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예술과 문화, 혁명의 도시.

러시아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항구도시 구 레닌그라드.

유럽으로 향하는 러시아의 창구이며 도스토옙스키, 푸시킨,

차이콥스키, 트로이 유적을 발굴한 하인리히 슐리만, 노벨상의

창시자 알프레트 노벨 등이 모두 이 도시와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또 세계에서 유명한 아름다운 미술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에미르타쥬 박물관도 이 도시의 자랑.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 황제들이

북해와 북유럽을 연결하기 위한 항구도시

 

도시를 건설한 표트르 대제(1682-1725)는

1703년부터 신도시를 만들기 위해 스웨덴으로부터

빼앗은 이곳에 수만 명의 농민들과 귀족들을 이주시켰다.

수도도 모스크바에서 이 도시로 옮겼으며 당시 유럽 최고의

건축가들을 총동원해 독특한 러시아식 바로크 양식을 만들어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유럽에서 가장 예술적인 도시로 태어났다.

 

상트 페테르부르크.,여름궁전.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따쥬 박물관.

정식 명칭은 국립 예르미타시 미술관이며

러시아어.,Госуда́рственный Эрмита́ж.

    

영국의 대영 박물관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

이와 더불어 세계 3대 박물관.

 

미술관은 소예르미타시( Малый Эрмитаж),

구예르미타시(러시아어: Старый Эрмитаж),

신예르미타시(러시아어: Новый Эрмитаж),

예르미타시 극장(러시아어: Эрмитажный театр),

동궁(러시아어: Зимний дворец)

5건물이 하나로 구성되고,

120개의 계단이 있으며 현재 본관인

동궁은 로마노프 왕조 시대의 황궁이다.

1764년 예카테리나 2세가 미술품을 수집한 것이

예르미타시 기원인 예카테리나 2세의 전용 미술관으로,

프랑스어로는 "은둔지"를 의미하는 "예르미타시"라 하는 명칭.

초기에 왕족과 귀족들 수집품을 모았으나,

19세기 말에는 일반인들에게도 개방되었다.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라는 명성에 걸맞게

전 세계 예술품을 골고루 소장한 예르미타시.

바로크 스타일의 기품있는 궁전으로

제정 러시아 황제거처였던 겨울 궁전과

네 개의 건물이 통로로 모두 연결되어 있다.

 

이 궁전은 원래 이처럼 방대하지 않았지만

표트르 대제가 후계자를 정하지 못하고 죽은 후

러시아 황실과 귀족들의 피비린내 나는 당파 싸움 끝에

제위에 오른 표트르 대제의 딸 Jason이 겨울 궁전을 건설했다.

예카테리나 대제

러시아는 예카테리나 대제 때 문화의 황금기.

그녀는 밖으로 실내 정원이 나 있는 ‘시계의 방’에서

손님 접대를 좋아해 겨울 궁전을 프랑스어로 ‘예르미타시’

"은둔지, 인적이 없는 방" 이라고 즐겨 부른 것이 예르미타시 유래.

 

러시아의 역사에서 '대제' 칭호를 얻은 사람은

표트르 1세와 예카테리나 2세 단 두 사람뿐이다.

그리고 여자로서 '대제' '대왕'의 칭호를 받는 사람도

전 세계에서 <예카테리나 2세> 오직 단 한 사람뿐이다.

영국 출신의 미녀 캐서린 제타 존스가

예카테리나 역을 맡은 1995년 작 TV 영화

<캐서린 대제>는 그녀의 독백으로 끝낸다.

"프랑스인은 나를 '카트린느 르 그랑

(Catherine le Grand)'으로 부른다.

여성형이 아니라 남성형 'le Grand'."

 

예카테리나는 러시아인의 피는

섞이지 않은 순수한 게르만이다.

그녀의 원래 이름도 그리스의 성인 '카테리나'와는

상관없는 소피아 아우구스테(Sophia Auguste)였다.

그녀의 아버지는 강대국 프로이센의 영향 아래에 있었던

작은 공국 안할트－체르브스트 국왕 크리스티안 아우구스트 대공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2세 휘하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장군이었다.

그녀의 결혼은 정략적으로 결정된 것.

옐리자베타는 자신이 정식 결혼을 해서

후계자를 낳을 생각이 아예 없었기 때문에

즉위식 다음해에 일찌감치 후계자를 결정했다.

그 후계자는 요절한 한 살 위의 언니

안나 페트로브나가 남긴 유일한 혈육인

홀슈타인－고토로프 공작 카를 페테르 울리히

표트르 대제의 공식 혈통 중에서

그가 남아 있는 유일한 후손이었다.

그는 갓난아기일 때 어머니를 잃은 데 이어

열 살 때 아버지까지 잃어 공작 지위를 계승했는데,

옐리자베타가 그를 러시아의 차기 차르로 지명하면서

'러시아 황태자' <표트르 페테로비치 대공>이라 불렸다.

후계자가 결정되자 옐리자베타는

황가의 후계 문제를 확실히 하기 위해

당시 열네 살 표트르 3세의 배우자감을 물색.

여기에 반프로이센 정책을 공공연히 천명하는

러시아 총리대신 베추체프의 영향력이 약화되기를

갈망하고 있던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2세가 관여했다.

옐리자베타 역시 소피아의 집안을 잘 알고 있었다.

소피아 아우구스테의 어머니 요한나 엘리자베트는

옐리자베타가 젊은 시절에 약혼했다가 결혼을 앞두고

천연두에 걸려 사망한 홀슈타인－고토로프 가의

카를 아우구스테의 여동생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소피아는 당시 결혼 적령기를 앞둔

유럽 왕가의 여인들 중에서 상당히 좋은

평판을 듣고 어 원활히 합의가 이뤄졌다.

1729년생으로 표트르보다 한 살 아래 소피아는 약혼이 결정되자,

1744년 1월에 어머니 요한나 엘리자베트와 함께 러시아로 들어와

옐리자베타 왕궁에서 생활라며 열성적으로 러시아어를 공부하고

러시아 문화를 배웠으며, 옐리자베타와 표트르에게 순종하였다.

이 때문에 차리나와 귀족들, 그리고 일반인까지

그녀에 대해서 호의적인 감정을 가지게 되었다.

소피아가 남긴 당시의 일기에 의하면,

그녀는 러시아로 오면서 러시아의 황후로서

모든 것을 배우고 필요한 행동을 할 것이라고 결심.

 

그녀는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루터교에서 러시아 정교로 개종하면서

‘예카테리나 알렉세예브나’ 이름을 받았으며

1745년 표트르 페테로비치 대공과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표트르는 열일곱 살, 예카테리나는 열여섯 살.

임종을 앞두고 자신의 일기장과 주고받은 편지를

모두 모아 폐기하여 연대기 작가들의 애를 태웠던

차리나 옐리자베타와 반대로 예카테리나는 자신의 기록을

하나도 빠짐없이 잘 보존했을 뿐 아니라, 말년에 자신의 인생을

정리한 회상록까지 남겨 후대의 작가들을 위해서 풍부한 자료를 제공.

회상록에 의하면, 표트르와 예카테리나는

애당초 서로 잘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일단 러시아에 대한 근본적인 태도가 완전히 상반.

예카테리나가 러시아의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고

그곳 사람들의 사고 방식을 이해하려 노력한 반면

표트르는 자신이 그 이름을 따른 위대한 할아버지

표트르 대제의 유일한 후손이었는데도 어릴 적에

받았던 프로이센식 교육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향수병을 앓고 있었으며,

자신이 통치해야 하는 러시아를

후진국이라며 경멸했으며 특히 그는

차리나 옐리자베타가 러시아에게 가장 큰

위협으로 정의한 프로이센의 야심가 프리드리히 2세를

존경해 손가락에 프리드리히가 조각된 반지를 끼고 다녔다.

어릴 적에 부모를 모두 잃은 표트르는

정신적인 성장이 무척 더딘 편이었다.

유아적인 성향이 강해서

하루 종일 장난감 병정을

가지고 놀았으며, 십대인데도

음주벽이 있었고 결혼을 앞두고

천연두를 앓고 얼굴에 마마 자국

그 이후에는 정도가 더욱 심해졌다.

결혼을 한 다음에 표트르에게

한 가지 문제가 추가되었다.

그의 성기에 결함이 있어서

육체적인 관계를 할 때 심각한 장애

신혼부부는 첫날부터 갈등을 빚게 되었다.

그녀는 회상록에 이때 심경을 간단하게 적고 있다.

 

'만약 그에게 나를 사랑하고자 하는 의사가

조금이라도 있었다거나 최소한의 사랑이라도

받아들일 줄 알았다면 나는 그를 사랑했을 것이다.

나는 결혼 첫날 남편에게 잔인할 정도로 비난을 퍼부었다.

나는 스스로 다짐했다. '만약 네가 이 남자와 사랑을 나누게 된다면

너는 이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존재가 될 거야. 조심해, 예카테리나.

이 남자와의 애정 문제에 관한 한 항상 자신을 먼저 생각해야 해'

결혼 후 예카테리나는 남편 대신 책에 몰두하기 시작.

그리스의 플라톤에서 당대의 볼테르에 이르기까지

유명한 철학자들의 저술을 거의 모두 독파했다.

그녀는 볼테르의 저술에 감동

그에게 처음으로 편지를 보냈으며,

이들의 교류는 볼테르가 죽을 때까지 계속.

표트르와 성 관계를 전혀 갖지 못하고 있던

예카테리나는 22살에 처음 남자 경험을 했다.

명문가 출신의 미남 청년인 세르게이 살티코프.

살티코프는 대략 열두 명 정도로 집계되는

예카테리나의 진지한 애인 중에 첫 번째 남자.

예카테리나는 25살인 1754년에

첫 아이 파벨 페트로비치를 낳았다.

이러한 이유로 후일 파벨이 표트르의 아들이 아니라

세르게이 살티코프 백작 아들이란 주장이 대두되지만,

예카테리나는 세르게이와 평생 우정을 나누며 살았으나,

두 사람의 육체관계는 파벨이 태어나기 2년 전쯤에 잠시 지속.

이 시기에는 표트르가 성기 수술을 통해 성 기능을 회복

예카테리나 회상록에 의하면, 그녀는 결혼 초 결심을 철회

우리처럼 두 인간의 마음이 일치되지 않는 예는 찾기 힘들 것이다.

공통점은 아무 것도 없고, 사고방식도 전혀 달랐다. 우리의 의견은

항상 너무나 달라 그 무엇에 대해서도 일치하는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나는 너무 그를 모욕하지 않기 위해 자주는 아니지만 그에게 몸을 맡겼다.

파벨이 태어나 로마노프 왕가의 혈통이 이어지자

이번에는 표트르가 애인들을 연이어 갈아치우고 있는

예카테리나에 대한 반격에 나섰으며 그가 선택한 여인은

옐리자베타 보론초바(Yelizaveta Vorontsova)였다.

보론초프 가는 러시아 최고명문 귀족 가문 중 하나로

11세기에 성립된 노브고로드 대공을 계승한 집안이다.

당시 보론초프 가에는 세간의 주목을 받던 두 자매가

있었는데, 언니인 옐리자베타와 동생인 예카테리나였다.

옐리자베타 보론초바가 표트르와 연인 관계

반면, 동생인 예카테리나 보론초바는 황태자비

'예카테리나'와는  긴밀한 친구의 관계로 지냈다.

 예카테리나 보론초바는 열다섯 살의 나이에

다른 명문가 출신인 미하일 다쉬코프 대공과 결혼

그녀는 예카테리나 다쉬코바 대공녀로 불리고 있었다.

그녀는 후일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의 원장을 지내고

러시아 대표적인 계몽주의자로 이름을 남기게 될 사람.

예카테리나가 파벨을 낳자마자

차리나 옐리자베타는 파벨을 빼앗아

자신이 직접 키웠으며 예카테리나는

파벨을 한달 후 세례식에서 볼 수 있었고

그로부터 여섯 달 후에야 재회할 수 있었다.

옐리자베타가 이런 식으로 행동한 이유는

예카테리나에게 차르는 개인의 것이 아니라

국가의 소유임을 인식시키기 위한 목적이었고,

동시에 실망스러운 표트르 3세를 거울삼아 파벨을

표트르 대제의 진정한 후손답게 키우려고 했던 것이다.

예카테리나는 이 시기에

그녀의 생애에서 대단히

소중한 남자를 만났다.

그리고리 오를로프(Grigory Grigoryevich Orlov)는

노브고로드 시의 행정관 그리고리 오를로프의 아들로

나이는 예카테리나보다 다섯 살 아래였다.

애국주의자이며 개혁주의자였던 그는

7년 전쟁이 발발하자 군대에 입문했으며,

조른도르프 전투에서 부상당해 후송되었다가

부상이 회복된 후에는 동생 알렉세이와 함께

근위대에 배속되어 중위로 근무하고 있었다.

이 시절에 표트르와 예카테리나의 관계가

더욱 심각하게 꼬여 가면서 표트르는 점차 주변이나

일반인들로부터 지지를 잃은 반면 예카테리나는 동정을 받는다.

표트르는 그리 영리하지 못한 인물이었다.

그는 공개석상에서 예카테리나를 모욕하거나

무시했으며 예카테리나 역시 표트르를 모욕했다.

하지만, 그녀는 가급적이면 공개석상은 피해서 무시.

또한 표트르는 공식적으로

부적절한 관계임이 분명한

옐리자베타 보론초바와도

 보란 듯이 동행하곤 했다.

예카테리나 2세의 즉위

1762년 1월, 차리나 옐리자베타의 장례식에서

표트르는 시종 시무룩한 모습을 보이려고 했지만,

행복에 겨워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예카테리나는 사람들의 눈에 진정으로

옐리자베타 죽음을 애도하고 슬퍼하는듯 보였다.

서른네 살에 차르가 된 표트르는

자신에게 주어진 막강한 권력을 즐기며,

그 자리가 쉽게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대단히 위험한 자리란 사실을 잊고 있었다.

표트르는 즉위하면서부터 군부의 지지를 잃었다.

그는 연이은 승전을 기록하면서 프로이센의 절반을

장악하고 있던 러시아군에 대해 즉각 철수를 명령했다.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인 프리드리히 2세가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로 궁지에 몰려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한 술 더 떠서

군을 개혁한다는 명분으로

군복을 프로이센식으로 바꾸고,

프로이센의 장교 출신 인사들을 영입했다.

또한 홀슈타인 출신 인물들과

정부 옐리자베타의 가문인

보론초프 가문에게 권력을 안겨줬다.

그러자 표트르는 다른 귀족들의 불만이 팽배한 가운데

어설프게 개혁군주의 흉내를 내어 '농민의 러시아'를 선언하고

발표한 '하층민 생활 개선대책'은 러시아 상황을 무시한 것이었고

비현실적인데다 아주 예민한 문제인 농노들의 신분 문제를 건드리는 것

이는 광대한 토지를 보유한 대귀족들까지도 그에 대한 반감을 갖게 하는 계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가 범한 가장 결정적인 실책은

예카테리 나와 이혼하고 정부인 옐리자베타 보론초바와

정식으로 결혼하려고 한 것이었고 이것이 1762년 여름에

발발한 친위 쿠데타의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으며 오를로프

형제와 예카테리나 다쉬코바가 주도한 이 쿠데타로 인해서

표트르 3세의 치세는 불과 6개월 만에 종말을 맞이하게 되었다.

1762년 쿠데타 기록은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

차르의 정부인 옐리자베타 보론초바의 친동생인

예카테리나 다쉬코바는 표트르 3세의 정책에 불만을 갖고

그리고리와 알렉세이 오를로프 형제, 그리고리 포템킨과 같은

라이브 가르드(Leib Guard)의 초급 장교들과 1만 명 정도의 병력을

동원한 대형 쿠데타를 사전에 치밀하게 모의해서 실행에 옮겼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건의 실제 진행에서

치밀한 사전 계획을 찾기 어렵다.

당시 열여덟 살이었던 예카테리나 다쉬코바는

원래의 근거지가 모스크바였지만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왕궁에 눌러앉아 황태자비 예카테리나와 붙어살다시피 했다.

두 사람의 예카테리나 모두 볼테르 등

프랑스의 계몽주의자들에게 심취한 때문.

어린 예카테리나(다쉬코바)는

나이 든 예카테리나에게

표트르가 그녀와 이혼하고

자신의 언니와 결혼할 계획을

세웠다는 사실을 귀띔해 주었다.

여기서 두 사람과 그들과 자주 어울렸던

라이브 가르드의 젊은 장교들 사이에서

표트르에 대한 쿠데타 모의도 있었겠지만,

그 후의 진행 상황을 보면, 그저 어울려서

표트르를 심하게 성토한 정도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 멤버 중 중위 한 사람이

술집에서 술마시면서 표트르에 대한

욕을 심하게 하다가 비밀경찰에게

체포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이혼할 기회만 노리고 있는

표트르에게 좋은 구실을 제공할 것이 분명.

동료가 체포되는 현장에 함께 있었던 알렉세이 오를로프는

1762년 6월 28일 새벽에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차르의

여름 별장 담을 뛰어넘어 예카테리나의 침실에 침입했다.

당시 예카테리나는 표트르 명명식에 참석려

그보다 먼저 별장에 도착해 머물고 있었으며

알렉세이는 곤하게 잠자고 있던 예카테리나를

다급하게 깨워 심각한 상황을 설명했으며 이즈음

예카테리나의 연인인 그리고리 오를로프가 급하게

임대한 낡은 마차를 몰고 별장의 정문에 도착했다.

차리나 옐리자베타의 상중이라 검은 상복을 입고 나타난

예카테리나를 태운 오를로프 형제는 마차를 전속력으로 몰아

라이브 가르드의 두 개 보병 여단 중 하나인 이즈마일로프스키

연대로 향했고 그들이 이 여단을 선택한 이유는 여단장이 바로

키릴 라주모프스키 백작이었기 때문이며 우크라이나 코사크의

군장 출신인 키릴은 차리나 옐리자베타의 영원한 연인 알렉세이

라주모프스키의 친동생으로, 예카테리나와 성향이 비슷한

개혁주의자라 그동안 줄곧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예카테리나 일행이 여단 사령부에 도착한 것은

이른 아침이라 키릴은 아직 출근하기 전이었다.

병사들은 검은 상복에

누런 먼지를 뒤집어쓴채

창백하고 겁먹은 표정으로

나타난 예카테리나를 보고 놀랐다.

"나는 여러분들에게 보호를 받고자 여기에 왔습니다.

차르는 나를 체포하라고 명령했습니다.

그가 나를 죽일까 두렵습니다."

남자의 보호본능이 작동되기 위한 모든 조건이 갖춰지자

병사들이 그녀에게 달려들어 손이건 옷이건 닥치는 대로

키스를 퍼부었으며, 여단의 종군 신부가 맹세를 서약했다.

오전 8시 정각에 나타난 키릴 라주모프스키 여단장이

예카테리나 앞에 무릎을 꿇고 충성을 서약하면서

이 쿠데타에서 가장 어려웠던 절차는 마무리되었다.

키릴 라주모프스키 백작이 지휘하는 보병 여단은

예카테리나가 탄 초라한 임대 마차를 호위하고 행진

그들이 카잔 대성당을 향해 행진해 가는 동안

다른 근위대 병력이 합류하면서 점차 쿠데타가

당연히 갖춰야 할 비장한 분위기는 사라졌다.

군악대까지 합류하자 완전히 축제 분위기로 바뀌었고,

병사들은 음악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 "예카테리나 만세".

카잔 대성당에 도착했을 때 이미 많은 성직자들이 모여

예카테리나와 그녀의 혁명에 동참한 병사들을 축복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고 신부들이 그녀를 축복하는 동안

이번에는 일반 군중들이 성당으로 모여들어 예식이 끝나고

성당의 종소리가 울릴 때에는 엄청난 인파가 모여들어 환호성.

예카테리나의 임대 마차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자

근위대 병사들과 일반인들이 뒤섞여 함께 움직였다.

초라한 마차는 파벨이 살고 있던 동궁 앞에 멈췄다.

파벨은 상원의원들과 함께 나와 있었는데,

잠옷 차림이었으며 아직 잠이 덜 깨어 있었다.

상복 차림의 예카테리나가 파벨과 나란히 서서

상원의원들의 충성서약을 듣는 동안 이 쿠데타를

주도면밀하게 계획했다는 다쉬코바는 열광하는

군중 틈새를 비집고 예카테리나와 합류하느라 고생.

그날 오후 예카테리나 다쉬코바는

오늘의 상황이 분명히 혁명이고,

혁명에는 반드시 성명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행히 그녀는 문장력이 뛰어났기 때문에

성명서는 불과 수시간 만에 작성되었으며,

그날 밤부터 인쇄에 들어가 다음날 아침 배포

이 쿠데타가 주도면밀하게 계획된 것이었다고 해도

그 계획과는 많이 다르게 진행되었던 것이 분명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떠들썩한 혁명이 진행되고 있을 때,

표트르는 정부인 옐리자베타 보론초바, 그녀의 큰아버지이며

부총리대신으로 권력의 실세였던 미하일 보론초프, 프로이센 대사

등과 함께 여름 별장으로 향하던 중 쿠데타 소식을 들었다.

당시 그에게는 그의 아버지가 창설한

홀슈타인－고토로프 공국의 막강한 정예 기병대

성 안나 기사단이 붙어 있어 쿠데타군에 대해 반격이 가능.

그의 측근들은 병력을 모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진격하자고 주장.

그러나 겁을 먹은 표트르는 반대 방향으로 도망갔다.

그는 핀란드만 코틀린 섬 크론슈타트의 요새로 향했다.

그곳에 덴마크와의 전쟁을 위해 병력을 집결해 놓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게 큰 불만을 가지고 있던 군부는

표트르가 코틀린섬 상륙 자체를 허용하지 않았다.

예카테리나의 행동은 표트르와는 극명하게 대비되었다.

그녀는 근위대의 기병 여단을 소집해서 표트르를 추적했다.

자신이 근위대의 군복 차림으로 백마를 타고 직접 선두에 섰다.

그들은 한밤중에 크린스키 카박 작은 마을 허름한 여인숙에서 휴식.

그 다음날 새벽에

미하일 보론초프 백작이 

표트르의 항복 의사를 전달.

표트르는 양위 각서에 서명,

예카테리나는 표트르를 일단

상트페테르부르크 롭샤 성에 연금.

이날 예카테리나를 수행했던

예카테리나 보론초바(다쉬코바)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당시 표트르는

차르의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을

오히려 홀가분하게 여겼으며,

양위의 조건으로 작은 영지에서

연인인 옐리자베타와 함께 조용히

은퇴 생활을 하게 해 줄 것만 요구.

그러나 그의 요구는 공허한 것이었다.

표트르는 이로부터 6일 후에 살해되었으며,

알렉세이 오를로프가 예카테리나에게

자신의 범죄 행위를 고백했다.

표트르의 살해에 예카테리나가

직접 관여했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종식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이 사건을 일으킨 알렉세이와 네 명의

근위대 장교들에 대한 처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예카테리나가 대부분의 귀족들과 평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그녀의 즉위는

법률적으로 전혀 정당성을 갖지 못하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해서 차르의 계승권을 가지고 있는

로마노프 가 남자들의 비극적인 종말은

표트르 한 사람으로 끝나지 않았다.

태어난 지 석달 만에 차르가 되었다가

그 다음해 퇴위당해 줄곧 수감되어 있던

이반 6세는 표트르가 차르 즉위 때 21 살.

그는 16살에 상트페테르부르크 부근에 있는

라도가 호수 한가운데 위치한 작은 섬 슐리셀부르크

요새 독방으로 옮겨져 이름없이 '죄수 제1호'로 불렸는데,

표트르 3세가 그를 방문해 동정심을 보이자

석방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안고 있었다.

차리나 옐리자베타가 이반 6세에 대해 내린 명령은

철저하게 세상과 격리하고 교육을 금해서

글을 전혀 읽지 못하도록 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반 6세는 스스로 글을 깨우쳐

매일 성경을 읽었으며, 자신을

'짐(Gosudar)'이라고 불렀다.

예카테리나는 감옥의 간수들에게

한 가지 명령을 더 추가해

만약의 사태를 대비했다.

누구라도 죄수 제1호의 석방을 요구하면

설사 그것이 자신이 직접 서명한 문서에 의해

내려진 명령일지라도 그 명령을 무시하고

즉각 그를 살해하라는 것이었다.

요새 수비대에 소속되어 있던

바실리 미로비치 중위는

우연히 죄수 제1호의 신원을 알게 되었다.

이반 6세에 대한 처사가 부당하다고 생각한 그는

병사들을 지휘해서 요새를 장악하고, 감옥의 간수들에게

이반 6세의 석방을 요구했다. 그러자 간수들은

예카테리나의 명령을 즉각 집행했다.

미로비치 중위는 참혹한 시신이 된 이반 6세를 발견했다.

표트르 3세와 이반 6세가 살해되면서 로마노프 가의 남자 계승자는

예카테리나의 아들 파벨 단 한 사람만 남게 되었다.

예카테리나의 통치 초기에는

그녀가 젊었을 때부터 심취해 있던

프랑스 계몽주의의 이념에 따라 모든 분야에서

인본주의적인 개혁이 급속도로 이루어졌다.

1765년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그리고리 오를로프 백작을 중심으로

부유한 지주와 기업인들이 자유경제사회를 조직.

이것은 전 유럽에서도 거의 최초로 결성된

순수한 민간 경제 협의체로, 러시아 개혁의 상징.

다음해인 1766년에는 역시 인본주의에 입각해서

법률체계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군인, 귀족, 상공인, 농민 등 모든 계급에서 선출된 대표자 652명이

이른바 대위원회(Grand Commission)에 참가하기 위해 모스크바에 모였다.

러시아 역사상 처음으로 실질적인 제헌의회가 소집된 것이다.

예카테리나는 이 의회를 위해서 '법률 앞에는 만민이 평등하다'라는

선언이 담겨 있는 〈의회 진행을 위한 지침서(Nakaz)〉를 스스로 발표했다.

유럽 계몽주의적인 법 원칙의 종합판이라고 할 수 있는

예카테리나의 〈나카즈〉에는 당시로서는 지나치게 급진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기 때문에 각료들은 그녀에게 즉시 실행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으며,

인쇄물의 배포도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 지역에서만 제한적으로 이루어졌다.

또한 기대를 모았던 대위원회 역시 법률 제정에 대한

방향을 결정하지 못하고 탁상공론만 하다가 2년 만에 해산.

그렇지만 총 22장 655개의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는 〈나카즈〉는

당시 러시아의 지성인들을 크게 자극했으며, 옐리자베타 시대에 시작되어

예카테리나 시대에 정점에 올랐던 이른바 '러시아 계몽 시대'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렇게 통치 초기의 예카테리나는

러시아 민중의 희망이었을 뿐 아니라

유럽 계몽주의 사상가들의 총아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들의 환상은 곧 무너졌다.

러시아가 해결해야 하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바로 중세식 농노제라는 사실은 표트르 대제 이후

모든 차르들이 잘 알고 있었지만, 농노제는 러시아의

경제뿐 아니라 모든 사회 구조의 기반이었다.

따라서

농노의 폐지는

곧바로 사회적인 혼란을 의미

하여, 손을 대지 못했던 문제였다.

표트르 대제는 농노들의 해방이나 신분 향상이 아니라

이들에 대한 귀족들의 특권을 제한하는 정책을 취했지만,

대북방 전쟁에서의 승전에 대한 논공행상으로

귀족들의 영지를 확대시키고 말았다.

표트르의 딸인 옐리자베타도 대담한 통치자였지만,

이 문제만큼은 가급적 건드리지 않고 우회정책을 고수.

그녀는 영주들이 관행적으로 농노들에 대해 가지고 있던

재판권을 국가에 귀속시키는 한편 농민들을 토지에 예속시켜

영주들의 특권을 강화하는 양면적인 정책을 취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대부분의 농민들을 귀족들의 영지가 아니라 차르의 직영지에

예속시키는 방법으로 농민들을 간접적으로 보호하려고 했다.

그랬기 때문에 옐리자베타 시절부터 귀족들은

국영지에 소속되어 있는 농민들을 영주들의 영지로

양도해 달라고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국영지에서 자유민으로 살던 농민들의 신분이 하루아침에

농노로 바뀔 것이 빤하므로 옐리자베타는 귀족들의 요구를

아예 묵살하면서 고집스럽게 버텼다. 문제는 예카테리나였다.

그녀는 현안에 대해서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고 말았다.

차리나로서 예카테리나는

옐리자베타와는 입장이 달랐다.

옐리자베타는 러시아 영웅 표트르 대제의 딸이었지만,

예카테리나는 자신이 근본적으로 이질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잘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1766년 대위원회가 개최되었을 때

예카테리나는 귀족들의 특권을 제한하면서

농노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을 시도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 결과 이 문제만큼은

귀족들이 양보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뿐이었다.

또한 바로 그 탐욕스러운 귀족들이

모래 위에 세워진 성일지도 모르는

자신의 권력을 받치고 있는 기반이라는

사실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예카테리나는 귀족들과 특권과

충성심을 주고받는 거래를 하기로 결정.

최초로 그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농민 12만 명을 양도

이런 거래의 특성은 한 번 물러나면 계속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러시아 농민 인구의 절반 이상이 농노로 전락.

농민들은 절망했으며, 절망은 환상을 낳기 마련이다.

표트르 3세는 즉위 직후 이 문제에 대해 '농민의 시대'를

약속하면서 시원한 해답을 제시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예카테리나의 정책으로 농민들이

영주들의 착취와 정부의 중과세에 노출되면서

암살당한 차르와 관련된 흉흉한 소문이 떠돌기 시작.

표트르 3세는 원래 무능한 차르가 아니라

평민들을 위해 애썼던 유능하고 훌륭한 차르였는데

귀족들과 예카테리나가 합작해서 그를 쫓아냈으며,

1762년 쿠데타 직후 죽은 것이 아니라

극적으로 위기를 탈출해 잠적했다는 소문이었다.

1773년 초에 스스로

차르 표트르 3세라고 하는 사람이 나타나자

절망에 빠져 있던 러시아 농민들은 열광했다.

러시아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농민 반란인 '푸가초프의 반란'이 터진 것.

이 반란은 예카테리나의 치세 중 이 반란 이전까지

무려 50회나 터진 산발적인 농민 봉기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예멜리안 푸가초프(Yemelyan Pugachev)는

우랄 강을 근거지로 하는 야이크 코사크 출신 전사.

푸가초프가 농민들을 대영주의 압제로부터 해방하고

토지를 소유하도록 하겠다고 선언하자 농민들뿐 아니라

다양한 인종의 코사크와 성직자들까지 대거 반란에 합세했다.

그는 문맹이었지만

그에게 합세한 성직자들의 도움으로

황제의 칙령인 〈우카지(Ukazy)〉를 발행했으며,

이 칙령들을 성직자들이 성당에 모인 대중들을 위해 읽어 주었다.

자신이 표트르 3세로 행세했을 뿐 아니라

그의 측근들도 모두 공작이나 백작 등으로 위장했으며,

군사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군사 학교까지 세웠다.

그는 볼가 강에서 우랄 산맥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을 완전히 장악했으며,

점차 하나의 왕국으로 모습을 갖춰 갔다.

진압을 위해 파견된 러시아 정부군은

농민들의 비협조로 주둔지에서 보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가운데 고전을 면치 못했으며

사령관이 병사하는 불상사까지 발생했다.

반란은 농촌을 벗어나 도시로 번졌으며,

이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대도시인

카잔까지 점령당했다.

반란군은 무장이 빈약한데다

잡다한 코사크 부족이 뒤섞여

전투력 자체는 보잘 것 없었다.

그러나 농민들과 성직자들이

반란군에게 협조하는 것이 문제였다.

반란은 1774년 말에야 가까스로 진압되기 시작했으며,

푸가초프는 그해 말에 동지들의 배신으로 체포되어 다음해 초 처형

그렇지만 그가 죽은 다음에도 1775년 한 해 동안은

잔존 세력의 산발적인 저항과 주민들에 대한

잔인한 보복의 악순환이 계속되었다.

푸가초프의 반란은 예카테리나에게 큰 충격을 주었으며,

그 충격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민중들을 위험한 요소라고 판단한 그녀는

더욱 소수의 대귀족들과 군부, 그리고 자신과

내연 관계에 있는 남자들에게 의존하게 되었으며,

권력에 대한 집착이 강해졌다.

그녀는 아들 파벨이 장성해 가자

그를 자신의 권력에 대한 잠재적인 경쟁자로

의식하기 시작했고, 모자 사이는 점점 소원해졌다.

예카테리나 대제의 업적

그렇다고 예카테리나가

대제의 칭호가 부끄러울

정도의 통치자는 아니었다.

러시아 사회에 대한 전반적인 공헌도에서는

오히려 표트르 대제를 능가하는 업적을 남겼다.

표트르 대제 시절부터 러시아 외채 문제는

국가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규모로 커졌고,

언제 지불불능 상태가 닥칠지 모를 상황이었다.

비록 중과세에 따르는 농민들의 희생으로 이루어진 것이기는 하지만

예카테리나가 즉위한 지 15년 만에 외채의 75퍼센트를 청산해

국가부도의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자본주의적인 산업체제가 자리를 잡으면서

상공업이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으며 교역량 급증.

더욱이 미국 독립 전쟁 중에는 해군 함대를 동원하여

미국과의 교역로를 방어함으로써 막대한 이득을 얻었다.

예카테리나는 상공업 무역을 통한 경제력 기반으로

'강력한 러시아군'을 육성해 영토의 확장에 나섰다.

현재 러시아가 가지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영토는

그녀의 시대에 확장한 영토보다 상당히 줄어든 것이다.

동방으로의 확장은 순조로워서

작은 부족들을 복속시키면서 육로로

얼어붙은 베링 해를 건너 알래스카에 도착.

1784년에는 알래스카에 최초의 정착지를 건설했고

러시아－아메리카 회사(Russian－America Company) 설립.

본격적인 개척에 나섰고 이에 반해서 튀르크와 폴란드가

막고 있는 서방의 진출은 상당한 출혈을 각오한 것이었다.

러시아는 예카테리나 시절

튀르크와 두 차례 격렬한 전쟁을 치렀다.

1768년에 발발한 제1차 러시아－튀르크 전쟁은

폴란드 사태와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

폴란드－리투아니아 연방의 마지막 국왕이었던

스타니슬라브 2세(Stanisław II August Poniatowski)는

예카테리나 2세와 관계를 가졌던 12 애인 중 한 사람이었다.

그는 대사 신분으로 러시아 왕궁에 머물던 30대 초반에

자신보다 세 살 위인 예카테리나에게 완전히 빠져들었다.

예카테리나는 1764년에 러시아군을 동원해 폴란드 왕궁에서

쿠데타를 일으키고 애인인 스타니슬라브를 국왕으로 세웠다.

당시 폴란드는 여러 정파가 대립해 제대로 대응할 수 없었다.

이 쿠데타는 1768년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2세와

모의해서 두 나라가 폴란드 영토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제1차 폴란드 분할로 이어지게 되지만, 그 이전에

러시아와 튀르크의 첫 번째 전면전의 원인이 되었다.

쿠데타에는 당연히 저항이 뒤따랐고,

이 저항 세력을 러시아군이 튀르크의

국경 지역까지 추격하자 오스만 튀르크의

술탄 무스타파 3세(Mustafa III)는 러시아군이

국경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선전포고를 했다.

이 첫 번째 전쟁은 러시아 역사상 최고의 장군 중 한 사람인

알렉산드르 수보로프(Aleksandr Vasilyevich Suvorov) 장군이

그 이름을 알린 무대가 되었고 더욱 러시아에게 고무적인 것은

알렉세이 오를로프가 지휘하는 흑해 함대가 지중해에서

튀르크의 해군을 사실상 궤멸시켰다는 사실이었다.

이 전쟁의 승리로 러시아는 흑해로 통하는

두 개의 항구와 크림 반도에서의 우선적인 권리를 확보

동시에 예카테리나의 군사적인 모험주의를 자극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 러시아는 위험한 제국주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전쟁 직후의 제1차 폴란드 분할에 이어 러시아는 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의 전쟁을 중재하면서 실익을 챙겼다.

또한 미국 독립 전쟁이 발발하자 1780년에는

대영제국의 막강한 해군을 상대로 스웨덴, 덴마크와 연합해서

무장중립연합(League of Armed Neutrality)을 결성해 교역로를 방어했다.

예카테리나 영토 확장은

1780년대에 클라이맥스,

여기에는 러시아 역사에서

전설적인 인물 중의 한 사람인

그리고리 포템킨이 크게 공헌했다.

포템킨은 1762년의 쿠데타에서

초기부터 오를로프 형제를 도왔던

근위대 소속의 청년 장교였다.

예카테리나에게 영원한 연인일 것 같았던

그리고리 오를로프가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지면서

그녀의 신뢰를 저버리자 포템킨이 1770년대 중반부터

오를로프를 대신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리 포템킨은 성향이

예카테리나와 똑같았다.

내면적으로는 급진적인 계몽주의자였지만,

그보다는 자신의 권력과 러시아의 영광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예카테리나와 포템킨은

러시아를 고대의 로마 제국과 같은

모습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함께 키워갔다.

그들은 파벨이 첫 손자를 낳자

'알렉산드르' 라는 이름을 붙였다.

마케도니아 알렉산드로스 대왕에서 따온 것.

둘째 아이의 이름은 콘스탄틴

Konstantin Pavlovich 이것도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대제를 의식.

예카테리나와 그리고리 포템킨의 의도는 명확했다.

그들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이나 콘스탄티누스 대제와

마찬가지로 오리엔트의 정복을 목표로 하고 있었던 것.

과거 오리엔트는 현재 오스만 튀르크였으며,

그 마지막 목표는 콘스탄티노플의 탈환이었다.

포템킨은 흑해 연안 확보

그곳에 도시를 건설했으며,

1783년 크림 반도를 합병했다.

포템킨에게는 타우리스 대공

Prince of Tauris 칭호가 붙었다.

타우리스는 고대 크림 지역을 부르던 이름.

다시 한 번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은

러시아와 튀르크 모두 알게 되었다.

1788년에 제2차 러시아－튀르크 전쟁

역시 튀르크의 선전포고로 시작되었지만,

러시아는 완벽하게 전쟁 준비를 하고

시기만 기다리고 있던 상태였다.

외교적인 준비도 철저해서

오스트리아가 러시아와 공동보조

오스만 튀르크는 양쪽 방향에서 러시아와

오스트리아의 협공을 받으며 급속히 무너졌다.

그리고리 포템킨 대공이 우크라이나의 중심지인

오차코프를 점령하자 무스타파 술탄은 충격으로 사망

명장 알렉산드르 수보로프는

난공불락의 이즈마일 요새를 함락시켰고,

흑해 함대는 다시 한 번 튀르크 해군을 궤멸시켰다.

1792년 러시아와 튀르크의

국경이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면서

긴 전쟁은 막을 내렸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을 장악한 것이었다.

그리고 1795년 폴란드가 지도상에서 사라졌다.

약 20년 동안 러시아, 프로이센, 오스트리아가

세 번에 걸쳐 영토를 분할해 합병한 것이다.

 역사가 오랜 이 왕국의 주민들은 거세게 저항했으나

이에 대한 잔인한 탄압이 뒤따랐으며, 저항과 탄압이

반복되다 결국 나라가 사라지는 비극적인 종말을 맞이.

예카테리나는 문화 측면에서도 러시아에 크게 기여.

가장 대표적인 것은 에르미타주 박물관이다. 현재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겨울 궁전 전체를 차지하고 있지만,

처음에는 그녀가 개인적으로 전시품을 수집하면서 시작된 것.

러시아 과학원이 세계적인 권위를 갖게 된 것도 그녀의 공헌이었다.

남편을 잃고 프랑스와 영국에서 15년을 보낸 예카테리나 다쉬코바를

1782년에 과학원장에 임명하고 외국의 석학들을 초빙해서

과학원을 최고의 권위를 가진 기관으로 변모시켰다.

예카테리나는 개인적으로는

문화인이었고 계몽주의자였다.

그녀는 외국의 계몽주의자들과

꾸준히 서신을 주고받았을 뿐 아니라

스스로 분명히 계몽주의 계열에 속하는

희곡과 소설을 쓰기도 했다.

입법을 위해 소집한 1776년의 회의는 실패로 끝났지만,

1785년에 그녀가 기초한 귀족 헌장 같은 수십 개의 법률이나

선언문은 분명히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사상에 입각한 것들이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본질적으로 절대군주였으며,

그러한 군주들 중에서도 권력에 대한 욕구가

가장 강했던 사람들 중 하나였다.

예카테리나는 말년에 점차 권력욕의 화신으로 변모했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젊은 시절의 열정과 이상은 사라지고

그 빈자리에 탐욕과 집착이 채워지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고

국왕인 루이 16세가 처형되자

계몽주의자 예카테리나는 완전히 사라지고

권모술수에 통달한 늙은 여우만 남았다.

그녀는 대제국 러시아의 여왕벌과 같은 존재였다.

그녀에게는 남녀의 사랑조차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

그녀와 잠자리를 같이 하는 영광은 신분의 수직 상승을 의미했다.

그녀는 숱한 애인들을 만들고,

그들과 그 가족들에게 작위와 영지를 선물했다.

다음은 잠시 예카테리나의 총애를 받았다 버림받은

한 사나이가 차리나에게 받은 작별의 선물 목록이다.

백작의 작위
5만 루블의 현금
매년 5천 루블의 연금
우크라이나의 농노 4천 명

그 시대의 러시아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그녀의 사랑을 얻기 위해서, 혹은 여러 달이나

여러 해 만에 다시 그녀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

치열한 충성 경쟁을 벌였으며 혈통으로는 도저히

차르가 될 수 없던 외국 여인이 34년간 러시아를 통치

권력과 사랑, 만약 그것이 사랑이 아니라면,

최소한 젊은 남성들의 헌신적인 봉사를 누렸으니

개인적으로는 행복했던 삶이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카테리나는 죽기 바로 전 해인

1795년에 '대제' 칭호를 제의받았다.

그녀는 이때 자신에 대한 평가는

역사에 맡긴다며 이 제의를 거절했다.

그녀의 치세는 분명히 러시아 역사에서는

영광스러운 황금시대였지만 예카테리나가

폭력을 통해 잠재운 러시아의 구조적인 모순은

한 세기 후에 러시아 혁명이라는 격렬하면서도

참혹한 모습으로 다시 드러나게 된다. 

1764~1787년 예카테리나 대제는

궁전 옆에 ‘소(小)예르미타시’와

‘구(舊)예르미타시’를 건설하고,

겨울 운하를 따라 그것을 연결해

라파엘 회랑을., 1783~1786년에

예르미타시 극장을 만든다.

1799~1851년 니콜라이 황제가

화랑을 하나 추가로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신(新)예르미타시이다.

예르미타시가 출현한 1764년 당시

베를린 갑부 '네고니안트'가 부채 대신

미술 소장품 225점을 러시아로 가져왔다.

일찍이 스몰니에 최초의 러시아 여성 학교를 세울 정도로

계몽주의에 심취했던 예카테리나 대제는 서유럽의 고품격

삶의 양식에 비해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러시아 귀족들의

생활 문화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고 당시 영국과 프랑스 귀족들과

자본가들은 예술 작품들을 수집하여 개인 화랑에 소장하는 것이 유행.

하지만 당시 러시아는 개인 화랑은커녕 박물관조차 전혀 없었다.

이에 예카테리나 대제는 황제인 자신부터 화랑을 열기로 마음먹고

다양한 소장품을 구입해 초창기에는 그림들을 전시할 곳이 없어

러시아 최초의 박물관인 쿤스카메라에 임시로 보관했다.

그후 예르미타시에 미술관이 설립되면서

카벤첼레 공작(1768), 브를리 남작(1769),

크로자 남작(1772), 월 폴 총리(1779), 보뎅(1781),

나폴레옹의 황후 조제핀(1814) 등의 값진 소장품들을 구입.

 

그로 인해 예르미타시는 예카테리나 대제 때

2,000 점의 예술작품이 소장된 화랑으로 변모.

예르미타시는 니콜라이 1세의 무지로

1,000점이 넘는 작품들이 경매에 나오고

사회주의 혁명 때는 임시정부 회의장소로 사용.

수도가 모스크바로 옮겨지면서 모스크바 국립표현박물관에

많은 예술품들이 옮겨가는 등의 상당한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1922년부터 국립 예르미타시 박물관으로 명명된 이곳은

현재 1,020여 개의 방에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루빈슨, 피카소, 고갱, 고흐, 르느와르 명화 전시.

 

이탈리아 등지에서 들여온 조각품들과

이집트의 미라부터 현대의 병기에 이르는

고고학적 유물, 화폐와 메달, 장신구, 의상 등

300만 점의 소장품이 전시되어 있고 지붕 위에는

176개 조각상이 있으며 가장 볼 만한 것은 서구 미술의

전시품으로 러시아, 이집트, 그리스, 로마, 페르시아, 터키,

인도, 중국, 비잔틴, 일본 등 세계의 고대 유물과 예술품이 전시

 

고대 러시아 문화와 스키타이 문화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또 제정시대 보석과 왕관 등도 지하 보물실에 전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