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불가사의한 것 중의 하나는 여성의 스커트 길이와 경제 상황과의 관계다.
20세기, 특히 제1차 세계대전 이후의 여성의 스커트 길이와 경기 사이에는 상당히 분명한 상관 관계가 있음을 볼 수 있다. 언뜻 볼 때, 경기가 좋으면 옷감을 충분히 사용한 롱 스커트가 유행하고, 불경기에는 짧은 스커트가 유행할 것이라도 예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실을 분석해보면 완전히 그 반대다.
주식 시세가 올라가면, 스커트 길이도 짧아지고, 주식 시세가 떨어지면, 스커트 길이도 길어진다. 지금까지 그런 현상을 바꿔보려는 시도는 모두 실패했다. 1960년대 경기가 좋을때, 패션 회사들은 당시 유행했던 미니 스커트보다 좀더 긴 '미디 스커트'를 유행시키려고 안간힘을 썼으나 처절한 실패로 돌아갔고, 오히려 스커트는 '마이크로 스커트' 정도까지 짧아졌고, 경제 절정기에는 '핫 팬츠'가 등장했을
정도다.
롱 스커트는 경기 후퇴기에만 볼 수 있었을 뿐이다. 특히 1930년대 대공황시기에는 훨씬 긴 스커트가 유행했던 것이다. 1969년대 경제가 풍요로워지자 스커트 길이는 점점 짧아지다가, 1970년대 경제 붕괴로 다시 길어졌다.
경제상태가 좋아지면, 여성들이 다리를 많이 노출시키는 이유는 이해하기 곤란하지만, 여성은 경제적으로 안정되었다고 느끼면, 남성에 대해서 대담하게 유혹하고 싶다고 느끼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니면 경제가 활성화되면, 여성들도 신체적인 활동도 늘어나므로 즉 스커트가 짧을수록 움직이기 쉽기 때문에 스커트 길이가 짧아지는지도 모른다.
/ 데스먼드 모리스 '피플 와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