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재개발 입주예정 분양권 가격 하락이 본격화되고 있다.
9일 현지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8·31 조치의 후속으로 나온 이들 조합원 입주권에 대한 양도세 과세대상 포함 결정으로 가뜩이나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던 재건축·재개발 시장이 더욱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미 분양을 마치고 공사가 한창인 서울 송파구 잠실지역 주공 1∼4단지 재건축 분양권의 경우 현지 중개업소에 매물이 쌓이고 최근 들어 가격도 5000만원가량 빠지는 등 침체되고 있다.
또 강동구 시영1∼2차 재건축 단지 역시 집주인들이 1000만∼2000만원가량 가격을 조정해 내놓는 등 하락추세다.
하지만 이렇게 가격이 내린 매물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앞으로 내림폭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중개사들의 분석이다.
또 이미 관리처분을 마치고 분양까지 끝내 공사가 한창인 이들 조합원 분양권은 내년 1월1일 이후 새로 취득한 것부터 주택으로 간주돼 매수세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매도를 원하는 다주택자들은 적어도 올해 안에 이들 분양권이나 기존 주택을 처분하거나 보유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부 분양권 보유자들로부터 “미리 팔았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례로 얼마전까지만 해도 7억5000만원가량 하던 잠실동 잠실주공 2단지 33평형 분양권은 현재 5000만원가량 가격이 빠졌다. 더군다나 뒤편으로 한강이 보이는 로열층도 이보다 5000만원 더 내린 6억50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주공1차를 재건축해 내년 2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도곡렉슬도 26평형이 4000만∼5000만원가량 하락했다. 웃돈만 2억2000만원 정도 형성돼 있던 26평형 로열층이 1억8000만원으로 떨어졌고 지금은 1억5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와 있다.
인근 LBA토마토공인 김성일 대표는 “렉슬은 10월부터 등기를 시작해 등기 이전에 파는 것이 매도자로서도 유리하지만 지금은 전혀 매수세가 없어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구 암사동 강동시영 1차(2008년 9월 입주)와 2차(2007년 6월 입주)도 가격 조정을 받고 있다.
딸기공인 박근삼 대표는 “팔 사람은 올해 안에 매도해야 하기 때문에 마음이 급해졌지만 살 사람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며 “특히 강동2단지의 경우 조합원들이 추가분담금 대출액 한도를 모두 채워서 더욱 다급해졌다”고 덧붙였다.
시세는 강동시영1차(롯데캐슬 퍼스트) 34평형이 5억5000만∼5억8000만원, 2차(대림, 현대 시공) 33평형이 5억∼5억5000만원 수준이다.
재개발아파트 분양권 역시 매물 출현이나 가격 하락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지만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강북구 미아동 뉴타운부동산 권혁준 대표는 “거래 횟수에 제한이 없는 재개발 분양권은 이미 손바뀜이 많이 된 상태지만 서서히 가격이 조정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아동의 경우 내년 4월 입주예정인 동부센트레빌 31평형 조합원 지분 시세가 분양가보다 최고 5000만원가량 높은 3억1000만∼3억2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또 인근 길음동 래미안2차(2006년 6월 입주)도 33평형이 3억8500만∼3억9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투유 이동훈 팀장은 “재건축은 재개발보다 양도차익이 더 크고 투자금도 많아 규제가 되기 전에 팔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등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 : 05.09.10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