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꼬래비 감독한테 들을 게 뭐 있습니까."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강병철(61) 감독을 만난 지난 11일 롯데의 순위는 8개팀 가운데 6위였다. 그러나 그에게 포스트시즌 탈락은 곧 꼴찌를 의미한다. 롯데와 2년 계약이 끝나는 올시즌 성적표는 구단이나 부산팬들의 기대에 크게 못미친 것은 물론 스스로도 용납하기 어렵다. 재계약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구차한 모습을 보이기 싫을 것이라고 짐작은 했지만 패군지장불어병(敗軍之將不語兵)으로 일관하는 태도는 인터뷰하는 입장에서 다소 난감했다.
◇세번째 출사, 실패로 끝나는가
롯데가 프로야구 정상에 오른 것은 1984년과 1992년 단 두번 뿐. 그때마다 그가 사령탑이었다. 지휘봉을 잡은 이듬해에는 어김없이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전과를 올렸다. 한 팀의 감독을 세번이나 맡게된 것은 그같은 화려한 전력 덕분이었다. 그러나 구단과 팬들의 '이번에도'라는 기대는 그에게 무거운 짐이었다. '꼬래비 감독'에게 듣고 싶었던 이야기도 그런 쪽이었다.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죠. 그렇지만 잘하면 또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이전에 맡았을 때보다 여건이 나았으니까. 구단 지원도 더 좋아졌고. 이 나이에 다시 컴백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그런데 결과가 좋지 못하니까 할 말이 없죠. 2년이라는 시간이 주어졌고 그 정도면 되겠다고 봤는데 못했으니까요."
롯데는 지난 2년간 외국인선수 덕을 별로 못봤다. 그러나 그는 "용병같은 부분적인 것이 성적 부진의 이유라고 말할 순 없다"고 말했다. 그보다는 신예들, 그 가운데서도 투수쪽의 기량 향상이 생각 만큼 따라주지 못한 것이 고전의 원인이라고 했다. 감독으로서 성적을 내기 위한 팀 전력 구축에 실패했다는 자책이었다.
그는 어느 정도 마음을 비운 듯했다. "미련이나 후회는 없어요. 오늘 롯데 유니폼을 입다가 내일 벗는 경우가 생겨도 내가 할 수 있는 한 일을 할 겁니다. 4강에는 못올라갔지만 마지막 경기까지 내 능력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해야죠. 구단에 조언할 것이 있으면 다 하고."
강 감독은 올시즌 역대 3번째로 개인통산 900승을 달성했고 삼성 김응룡 사장에 이은 사상 2번째 2000경기 출장도 얼마 남지 않았다. 무엇보다 롯데 감독을 세번 맡아 세번 모두 정상에 올려놓는다면 대단한 위업이 될 것이다. 만약 재계약이 안된다면 그런 면에서 아쉬움이 있지 않을까. "선수때부터 기록에는 큰 관심이 없었어요. 기록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남들 덕분에 얻게되는 겁니다. 물론 감독으로 우승을 많이 하고는 싶죠. 명장 지장 소리도 들으면 좋고. 그렇지만 남이 인정해주지 않는데 하려고 하면 욕심이죠. 하기 싫어도 맡아야할 때가 있는 것처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때가 있는 겁니다."
패한 장수는 병법을 말하지 않는다지만 최근 몇년간 롯데의 부진에 대한 생각은 분명했다. "부산팬은 열정적이죠.어떻게 보면 광적이다 싶을 정도로. 그런데 팬들이 바라고 응원하는 만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데 그렇게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봐요. 그렇지만 다시 올라가는 것보다 그 자리를 계속 지키는 것이 중요해요. 삼성처럼 오년 십년 강팀의 위치를 유지해야 합니다. 삼성은 좋은 여건도 있었지만 그렇게 해올 수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이 노력했다는 이야기죠."
◇투수 혹사와 유망주 발굴
야구팬들의 그에 대한 두가지 시각이 있다. 하나는 투수를 혹사한다는 것, 또 하나는 과감하게 베테랑을 배제하고 젊은 선수들을 중용해 팀의 주축으로 키운다는 것이다.
"투수 혹사라. 염종석하고 최동원을 말하는 것이라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그 두 선수 외에는 혹사가 없었다고 말할 수 있어요. 종석이 경우에도 혹사한 것은 맞지만 그것 때문에 후유증에 시달렸다고 하는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얘기하고 싶어요. 물론 많이 던졌어요. 변명은 하고싶지 않지만 그것 때문에 나중에 좋지 않았던 것은 아니에요. 왜? 들어올 때부터 고장을 갖고 들어왔으니까. 최동원은 84년 우승할 때 분명히 혹사했다고 할 수 있죠. 나중에 그런 말을 했어요. '감독으로 다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지만 다시 하고 싶지도 않은 일'이라고. 사실 무리였지만 그럴 필요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하고 있었어요. 동원이도 욕심이 좀 있었죠. 그리고 프로야구 초창기였으니까 가능했지 요즘같으면 할 수도 없어요. 선수가 안할 걸요. 해서도 안되고. 20승 투수가 안나오는 것도 투수 기용에 체계가 잡혔기 때문이죠. 그때는 한 경기 못던지면 그 다음날 자원등판도 하고 그랬어요."

그는 두번째로 롯데를 떠난 뒤 한화와 SK를 이끌었다. 롯데가 아닌 다른 팀을 맡아서는 두드러진 성적을 내지 못했다. 묘하게도 그가 한화와 SK를 떠난 뒤 그 팀들은 좋은 성적을 올렸다. 그의 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은 그것이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주전으로 기용해 경험을 쌓게한 효과가 나중에 나타난 것이라고 말한다.
"한화와 SK에서는 의도적으로 세대교체를 한 것이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SK는 쌍방울을 인수해 창단한 팀이어서 기존 주전선수들이 별로 없었어요. 한화는 그 전에 코치로 있었을 때는 선수층이 두꺼웠는데 감독으로 갔을 때는 주력 선수들이 은퇴했거나 은퇴할 때가 된 상황이었어요. 어쩔 수 없이 선수를 키워야 했어요. 그런 것들 때문에 내가 그만두고 나서 성적이 좋았다고는 말할 수 없죠. 더군다나 내 스스로 그런 얘기를 할 수는 없어요. 감독은 있을 때 성적을 내야하는 거니까. 하지만 나와 함께 생활했던 선수들이 훌륭하게 큰 모습을 보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죠."
◇감독이라는 직업
그를 두고 '만만디'라는 말을 많이 한다. 긴박한 상황에서도 느긋함을 잃지 않는다는 평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기자들이 그렇게 써서 그렇게 됐어요. 그런데 사실은 성격이 급해요. 야구 뿐 아니라 사는 것도 여유가 있다면 그보다 좋은 것이 없겠죠. 프로야구 감독으로서 여유? 어려워요. 9회말 투아웃에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고 잠깐 마음을 탁 놓지만 그리고 나서 식사 할 때 지나고 나면 또 내일 게임을 생각해야 하니까. 일년 내내 스트레스 속에서 사는 거죠."
그는 야구인으로서 지금까지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데 대해 복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프로야구 감독이 좋은 직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야구 이외에는 아무 것도 모르고 야구를 떠나면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까 바보나 다름없어요. 애들이 어떻게 공부를 하면서 컸는지, 집사람은 어떻게 살림을 했는지 아무 것도 몰라요. 야구에 대한 철학이 있고 좋아서 해야 하는데 솔직히 우리는 아직까지 이거 아니면 밥벌이가 막막하니까 하는 거죠."
가장 쉬운 일이라고 생각한 야구를 하는 게 점점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성적 부진의 탓도 크다. "부산에 혼자 내려가 있는데 시간이 갈수록 야구장에서의 승부보다 숙소에서 산다는 일이 더 힘들어요. 성적은 나쁘고, 오늘도 지고 내일도 지고. 그러다 보면 '내가 이 나이에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나는 복받은 편이라고 생각하고 보람도 느낍니다. 주위 친구들 중에는 정말 어렵게 사는 경우가 많으니까. 그렇지만 프로야구 감독이 화려하고 남자가 해볼만한 직업이라는 데는 해본 입장에서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스포츠 서울 인터뷰 퍼왔습니다...
미국에서 남자직업 중 가장 멋있고 해보고픈 직업 중 하나가 프로야구 감독이랍니다...
항공모함 함장하고 메이저리그 감독...그리고 다른 직업이 하나 있었는데...까 묵었습니다...
강 감독 많이 욕하고 햇는데...그게 그사람의 야구철학이라고 하면...
아마도 내년엔 감독 바뀌겠죠...
선수, 감독, 프런트, 팬 입장이 다들 다르니까...
21세기에 가을에 야구 못한 유일한 롯데...
그래도 가장 젊은 팀이란데서 희망을 가져봅니다...젊은 선수들이 조금씩 커 가는 모습이 보이긴 하니까
그래서 벌써 내년이 기다려지는지도...
첫댓글 팬으로서 기대하는 겁니다. 결과가 좋으면 기쁘겠지만, 아니면 어때요... ㅋ 내년에 또 하면 되지... 감독은... 음... 바뀌겠죠? ㅋㅋㅋ
그렇기는 한데.. 문제는 뭐냐면.. 손만 뻗으면 잡을 수 있는게 아니라는 거지..
롯데 프런트가 정말 문제임니다 : 김명성 감독 사망후에 우용득~백인천 (이 두사람은 정말 롯데하곤 안맞음)~ 양상문이 게속 감독 햇으면 최소 올해정도는 4강 가지 않았을까?? 강병철하고 만약 재계약하면 그건 정말 미친짓이고 ...그럼 누가하지?? 수석코치 박영태? 아님 악바리 박정태?? 넘 어리나??? ㅡㅡ